
제일모직이 에버랜드에 패션사업부문을 넘기기로 했다. 대신 전자재료, 케미칼 등 소재사업에 주력하겠다는 전략이다.
제일모직은 패션사업부문의 자산, 부채, 기타 관련 권리·의무 등 일체를 에버랜드에 포괄 양도한다고 23일 공시했다. 양도가액은 1조5000억원이며, 조직인사 개편 등은 오는 12월에 진행될 예정이다.
제일모직이 이 같은 결정을 한 이유는 전자재료, 케미칼 등 높은 매출을 차지하고 있는 소재사업에 더욱 주력하기 위해서다. 지난해 제일모직은 전자재료 26.1%, 케미칼 44.4% 등 매출절반 이상을 소재사업에서 거둬들였다.
제일모직이 소재기업으로 도약할 의지를 드러내면서, 사명이 변경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2004년 사명변경을 추진한 전례가 있고, 또 사명에 패션을 연상시키는 '모직'이 포함된 만큼 사명변경이 잇따를 것이라는 분석이다.
아울러 이서현 제일모직 부사장의 에버랜드 이동 가능성까지 점쳐지고 있다. 이 부사장이 서울예고와 미국 파슨스 디자인학교를 나왔고, 2002년 제일모직 부장으로 입사한 후 줄곧 패션·광고 사업을 이끌어왔기 때문이다.
제일모직과 에버랜드 측은 사명변경 여부 및 이 부사장의 에버랜드행 가능성과 관련, 언론에 각각 확정된 것이 없다, 이 부사장은 제일모직에 남는 것으로 알고 있다 등의 입장을 내놓은 것으로 전해진다.
한편, 에버랜드도 제일모직의 패션사업부문 인수결정 후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김봉영 삼성에버랜드 사장은 이날 "이번 인수를 통해 패션 사업을 중장기 성장의 한 축으로 적극 육성하고,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는 모멘텀으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