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창 前총재 모친상, 정관계 인사 조문 잇따라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의 모친 김사순 여사가 24일 새벽에 향년 95세로 별세했다. 고 김 여사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 일원동 삼성의료원에는 이날 오전 일찍부터 정계, 법조계, 종교계 인사들의 조문행렬이 이어 졌다.
박근혜 대표, 손학규 경기지사 등 한나라당의 예비 대권후보들도 잇따라 조문했다. 박 대표는 울산 북구 국회의원 재선거 지원유세를 가기에 앞서 낮 12시 직전에 빈소를 찾아 이 전 총재와 악수한 뒤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라고 말했고, 이 전 총재는 "바쁘실 텐데 와 주셔서 감사하다"며 사의를 표했다. 강재섭 원내대표는 국회 대정부 질문이 끝난 뒤, 이명박 서울시장은 저녁 늦게 빈소를 찾았다. 이 전 총재의 정치적‘위상’을 보여주는 삽화다.
최근 이전총재의 정치색 짙은 대외 행보가 잦아지면서 그의 정계 복귀를 점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당사자는 한사코“다시 정치를 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손사래를 치지만, 주변에선 끊임없이 물음표를 던지는‘이상한’ 풍경이 펼쳐지고 있다.
일각에선 김대중 전 대통령의 예까지 거론한다. 김 전대통령이 두 번 대선에 실패하고 정계은퇴까지 선언했지만 결국 청와대에 입성한 점을 들며“이 전 총재라고 못할 이유가 있느냐”고 말한다. 이 전 총재의 정치에 대한‘향수’는 결코 만만치 않아 보인다. 그런 이 전 총재의‘정치적 귀환 여부는 명분과 역할, 정치적 공간에 따라 결정될 공산이 크다. 현재로선 이 전 총재 스스로도 모범답안을 갖고 있지 않은 상태가 아닐까 싶다.
한편 노무현 대통령은 이날 오전 빈소에 조화를 보낸 데 이어 오후에는 이병완 비서실장을 보내 이 전 총재에게 위로의 뜻을 전했다. 또 이해찬 총리, 정동영 통일부 장관, 천정배 법무부장관, 문희상 열린우리당 의장, 정세균 우리당 원내대표 등 여권의 고위 인사들도 조화를 보내거나 직접 찾아가 조의를 표했다. 빈소에서는 이 전 총재와 동생인 회성씨, 이 전 총재의 아들인 정연, 수연씨 등이 상주로 조문객들을 맞았으며, 이 전 총재 측은 일체의 조의금을 받지 않았다. 발인은 26일 오전7시이며 오전9시에 서울 혜화동 성당에서 영결 미사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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