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올해 상반기 한국은행에서 대출받은 돈이 68조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단일 회계연도 기준으로 사상 최대규모라는 평가다.

25일 한국은행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정의당 박원석 의원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정부가 지난 6월까지 한은으로부터 일시차입한 금액은 '통합계정 60조원, 공공자금관리기금 7조8000억원'을 합산한 67조8000억원이다.

이는 노무현 정부가 5년간 한은으로부터 대출받은 금액인 39조5244억원의 약 2배이자, 이명박 정부가 5년간 한은으로부터 대출받은 금액인 131조5560억원의 약 1/2에 해당하는 수치다. 현 정부의 대출금 규모가 상당하다는 방증이다. 더욱이 현 정부가 올 상반기 한은에 이자로 지급한 돈만 197억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원석 의원은 "이번 정부 들어 한은 대출금 규모가 급증한 것은 세입 감소와 부정확한 세입전망에 따른 것"이라면서 "재정이 부족하다고 무계획적으로 한은을 마이너스 통장 삼아 발권력을 동원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비판했다.

한편, 정부의 재정지출은 국세수입 등 해당연도의 수입금으로 충당하는 것이 원칙이나 부득이한 경우 국고금관리법 등에 근거해 한은으로부터 돈을 빌릴 수 있다. 이때 조달한 돈은 해당 회계연도 말까지 갚아야 한다. 다만 양곡관리특별회계의 경우 정부기업예산법에 따라 일시차입을 할 수 있다. 상환은 이듬해 10월 말까지 해야한다.

현재 박근혜 정부는 한은에 수시로 대출금 상환을 실시해 22조8000억원(통합계정 15조5000억원, 공공자금관리기금 7조3000억원)의 잔액을 남겨둔 것으로 확인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