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주당 김한길 대표가 기초연금 복지공약 후퇴를 선언한 박근혜 대통령에 대해 “선거 때만, 선거를 앞두고 달콤한 거짓말로 국민을 속이면 된다고 생각했다면 참 나쁜 대통령”이라고 비난했다.
‘참 나쁜 대통령’ 표현은 지난 2007년 노무현 대통령이 정치권에 개헌을 제안하자, 박근혜 당시 한나라당 의원이 노 대통령을 비판하면서 했던 발언이다. 당시 박근혜 의원은 “참 나쁜 대통령이다. 국민이 불행하다. 대통령 눈에는 선거밖에 안 보이느냐”고 부드럽지만, 날 선 비난을 가했었다.
노무현 대통령에게 그렇게 ‘참 나쁜 대통령’이라고 비난했던 박 대통령이 6년이 지나 다시 자신이 했던 발언 그대로 비판당하고 있는 상황인 것이다.
이와 관련, 김한길 대표는 27일 오전 송영길 인천시장을 비롯한 인천지역 시민사회대표자들과 가진 조찬간담회에서 “어제 우리가 맞딱드린 현실은 대통령 후보 당시에 했던 약속들을 거침없이 뒤집겠다는 말씀이었다”며 이 같이 비난했다.
김 대표는 그러면서 “대통령이 되고 나서 ‘죄송합니다’ 이렇게 한 마디만 해도 될 것이라고 미리부터 생각했던 것이라면 더 나쁜 대통령”이라고 일갈했다.
김 대표는 또, 박근혜 대통령의 당선 배경과 관련해 “경제민주화와 복지라는 시대정신을 따르겠다는 조건부로 대통령에 된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 “박근혜 대통령 후보가 당시로서는 파격적으로 경제민주화와 복지정책들을 대폭 수용했기 때문에 대통령이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정원 대선개입 사건에 이어, 이번 복지공약 후퇴 파문까지 덧붙여 ‘부정선거’ ‘정통성’ 논란에 더 큰 불을 붙이겠다는 의지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김 대표는 이어, 인천에 대한 지원 문제를 지적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김 대표는 “아시안게임 지원도 그렇지만, 인천도시철도 2호선에 대한 공약을 대통령 후보께서 직접 하셨다”며 “인천의 투표 결과를 분석한 것을 보면, 인천도시철도 2호선이 개통되는 것을 전제로 한 주변지역들이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지지표가 훨씬 더 많았다”고 말했다.
이에, 김 대표는 “대통령선거가 이런 식으로 된다면 앞으로 지방선거, 총선, 대통령선거는 어떻게 되겠느냐”며 “나오는 후보마다 마음대로 지키지도 못할 공약을 내놓고, 당선되고 나서 ‘죄송합니다’ 이렇게 할 것 아니냐”고 우려를 표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은 거짓과 불신이 판치는 나라가 될 것이고, 그럴 때 우리나라의 미래는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우리들의 걱정이 깊은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김 대표는 “여러 가지로 막막하지만 야당과 시민사회, 국민들이 힘을 모아 제대로 된 길을 제대로 제시한다면 이런 현실을 바꿀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고 있다”며 국민적 공감대를 등에 업고 전면적인 대여투쟁을 전개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김 대표는 “지난 수십 년 동안 수많은 분들이 희생과 고통을 받쳐 이룬 민주주의가 이렇게 단기간 내에 한꺼번에 무너질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았다”며 “우리가 다시 힘을 모으고 민주주의를 세우기 위해 고통과 인내를 감수하겠다는 다짐만 있다면 반드시 다시 민주주의를 세우고 민생도 살려낼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적극적 지지를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