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흡한 육아보육지원이 저출산율 부추긴다.
미흡한 육아보육지원이 저출산율 부추긴다.
  • 정흥진
  • 승인 2005.10.26 1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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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낳게 되면 사회생활을 지속하기 힘들어
얼마 전 보건복지부는 세계 인구 현황 보고서를 인용하여 우리나라가 전 세계적으로도 보기 드물 정도의 낮은 출산율을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힌 바 있었다. 이는 현재 우리 사회의 이면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조사결과라고 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연일 각 사회단체나 언론 등을 통해 우려의 목소리가 점점 커져만 가고 있는 저출산 문제 과연 사회적으로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이에 대한 정부의 대책은 어떠한 것들이 마련되어 있는지 알아보고자 했다. ◆저출산율로 예고되는 사회적 문제 의료 기술이 발달하게 됨은 결국 인간의 평균 수명을 연장시키는 매우 긍정적인 파생 효과를 가져왔다. 오래 살 수 있게 되었다니 이 얼마나 기쁜 일이지 않은가.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노인문제에 대해 사회적 보장 정책이 마련되어 있지 않은 상태에서 늘어가고만 있는 평균 수명은 사회를 불안정하게 만드는 근본 원인 중 하나로 부각되기 시작했다. 이 나라를 이 정도로 먹고 살 수 있게 만들어 주신 우리의 어르신들. 젊어서도 그렇게 고생을 했건만, 인생의 황혼기에 다다라서도 순탄치만은 못한 사회적 풍토는 한 없이 그들을 쓸쓸하게 몰아가고 있다. 노령화! 사회가 늙어가고 있는 것이다. 그것이 어떻게 세월 앞에 지쳐가는 노인들이 불러일으킨 문제라는 말인가. 화살은 잘 못 향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 사회가 늙어가고 있는 근본적인 이유는 노년층의 증가 때문이 아닌, 영유아층의 감소 때문이라고 분명하게 말할 수 있겠다. 씨를 뿌리지 않는데 풍성한 곡식의 생산을 기대하는 것이나, 노거수에서 과실을 기대하는 것만큼 어리석은 행동이 어디 있겠는가. 경제 성장을 위해 더욱 힘을 보태야 함에도 불구하고 미래의 우리에게는 보탤 힘이 없어 주저앉아버릴 위기에 처해 있는 것이다. 절대적으로 부족한 생산인구와, 늘어만 가는 노령 인구를 부양할 젊은 계층은 어디에서도 찾아보기 힘들게 될 것이다. ◆여성의 사회 진출이 활발해지고 있다. 아직까지 경제적 안정성을 바탕으로 가계의 입지를 확고하게 굳히고 있지 못 한 젊은 부부들일수록 ‘맞벌이’가 많다는 것은 무시할 수 없는 현실이다. 물론 여성의 사회 진출이 활발해 진 것에 대해서는 환영할만한 사회적 풍토의 조성이라 할 수 있겠다. 그러나 모든 것이 그러하듯이 이같이 환영할만한 현상에도 부정적 이면은 존재하고 있었으니, 바로 여성의 출산과 육아에 관한 문제다. 근래에는 정부와 노동부, 여성계 등의 적극적인 노력으로 직장 내 임신과 출산에 관계된 여성 직원들에 대한 처우가 예전보다 많이 개선 된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임신을 하고 출산을 했다고 해서 모든 문제가 해결되어지는 것은 아니다. 출산의 과정보다 더욱 손이 가고 시간을 할애해야 하는 것이 바로 육아이기 때문이다. 실질적으로 출산 이후 퇴직한 여성근로자의 68%가 아이를 키우는 어려움을 퇴직사유로 제시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발표 되어 보육 문제가 직장생활의 유지 여부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인으로 나타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러나 이 같은 현실을 반대로 생각하면, 임신과 출산은 결국 직장 생활을 하는데 커다란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결론이 나올 수밖에 없는 것이다. 물론, 그동안 노동부가 취업여성의 육아부담을 덜어주기 위하여 육아휴직제도의 운영과 함께, 직장보육시설 설치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오기는 했지만, 취업모의 수요에 충분한 육아지원서비스를 제공하지는 못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출산휴가를 받은 근로자 10명 중 1명이 회사를 그만두는 실정이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결국 경제적 안정과, 자기 개발에 큰 뜻을 두고 있는 젊은 여성들일수록 출산을 꺼려하게 될 수밖에 없는 사회적 환경인 것이다. 저출산율이 결코 “인생을 즐기겠다.”는 철없는 신세대 여성들에 의해서만 나타나고 있는 문제는 아니라는 것 이쯤에서 간파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정부의 대책은 무엇인가 노동부는 저출산 문제와 관계되어 직장 여성들에 대한 문제를 해결하고자 우선 직장보육사업에 대한 전반적인 실태조사를 실시하기로 하였다고 밝혔다. 이 같은 조사는 전국의 직장보육시설설치 의무사업장을 대상으로 전수조사로 실시할 계획이며, 대상사업장은 상시여성근로자 300인 이상인 사업장과 06년 1월부터 의무대상 사업장으로 확대되는 근로자 500인 이상의 사업장 등 모두 650개소로 정했다고 했다. 또한 이번에 이루어지는 노동부의 조사는 보육대상 아동수 등의 수요파악과 함께, 향후 직장보육시설 설치계획, 보육수당지급 또는 위탁보육지원 계획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며, 노동부가 고용보험으로 지원하고 있는 직장보육지원사업에 대한 전반적 개선방안도 수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정부는 노동부의 이 같은 조사를 바탕으로 기업 실정에 적합한 직장보육 서비스를 제공하는가 하면, 직장보육사업의 정책방향을 모색하는 등 향후 제도 개선을 위한 기초 자료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전하기도 하였다. 출산율 감소 및 인구고령화 진전으로 인하여 여성인력활용이 더욱 중요한 관건이 되는 상황에서 노동부가 추진하는 직장보육 실태조사를 계기로 취업모들이 안심하고 아이를 맡기고, 보육비 부담을 덜 수 있는 정책방안이 마련되어 건강하고 생기 넘치는 사회가 구현되기를 간절히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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