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주당 손학규 상임고문이 돌아왔다. 민주당의 대선 패배 직후 독일 유학길에 올랐던 손 고문이 29일 낮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손 고문의 귀국에 정치권 관심이 집중되는 이유는 그가 단순히 민주당 전 대표를 지냈고, 꾸준히 차기 대권후보로 거론되는 이유에서만은 아니다.
가깝게는 오는 10월 30일 치러지는 재보궐선거 출마 여부부터, 멀리는 인물 기근에 시달리고 있는 무소속 안철수 세력과의 연대 문제까지 그를 둘러싼 정치 환경이 뜨겁기 때문이다.
재보선 출마와 안철수 의원과의 연대 모두 정치권의 판을 뒤흔들 수 있는 메가톤급 이슈가 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그의 귀국 메시지에 언론과 정치권의 이목이 집중됐다.
손 고문은 이날 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10월 재보선 출마 여부에 대해 “저는 지금까지 우리 당과 민주정치가 저를 필요로 할 때 몸을 사리지 않고 던졌다”며 “그러나 과연 지금이 그 때인지는 의문이 많다”고 말했다. 출마에 기본적으로 부정적인 입장이지만, 당에서 요청이 있다면 출마할 수도 있음을 시사한 대목이다.
이는, 지난 16일 손 고문의 측근인 이낙연 의원이 <시사포커스>와 인터뷰에서 “만에 하나 정치상황이나 당에서 요구를 한다면 그때는 어떻게 할지 모르겠다”고 말한 것과 맥락을 같이 한다. 이 의원은 인터뷰에서 “본인 생각이야 출마 의사가 있겠느냐”고 말하기도 했다. 결국, 손 고문의 10월 재보선 출마 여부는 당의 요청이 있느냐 없느냐에 달렸다고 볼 수 있는 셈이다.
손 고문은 또 이 자리에서 “예술인은 예술로 말하고 정당과 정치인은 선거로 말한다”며 “선거를 회피하거나 선거를 왜곡하는 일은 당당한 정당과 민주주의의 길이 아니다. 지금 제 모든 관심은 더 나은 대한민국의 미래 구상에 있다”고 덧붙여 말했다. 아무리 선거구가 작고, 여당이 우세한 지역이더라도 최선을 다해 선거에 임해야 함을 강조한 것이다. 10월 재보선을 패스하겠다고 선언한 안철수 의원에 대한 비판 발언으로 해석되기도 하며, 자신의 출마 가능성을 높인 발언으로 해석되기도 한다.
그러나 안철수 의원과의 연대에 대해서는 “안철수 현상이 정치에 대한 국민의 불신과 좌절에서 비롯된 것인 만큼 안철수 의원은 새 정치를 정립하고 그 내용을 채운 새 정치를 구현하는 모습을 보여주면 좋겠다”는 말로 대신했다.
야권연대에 대해서는 “저는 연대정치에 전형 독일에서 방금 도착했다. 역대 독일정부의 연대 연립은 국민의 여망과 신뢰에 기초했다”며 “연대의 출발점은 국민의 신뢰를 쌓는데 있다”고 말했다. 정치공학적 연대가 아닌, 국민 신뢰를 기초로 한 연대가 돼야 함을 강조한 것이다.
아울러, 박근혜정부에 대한 평가에서는 “우리는 지금 어느 때보다도 민주주의를 다시 생각하게 된다”며 “민주주의의 근본은 국민의 생활, 국민의 삶, 민생이다. 그러나 국민의 피와 희생으로 이뤄진 민주주의가 훼손되는 것을 국민은 결코 인내하지 않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 최근 불거진 복지공약 후퇴 논란과 관련해서는 “모든 복지제도의 출발점은 민주주의다. 국민의 생활에서부터 민주주의가 시작하고 국민과의 약속에서부터 민주주의가 시작된다”며 “기초연금과 모든 복지제도는 국민의 통합과 민주주의라고 하는 원칙 속에서 보여져야 할 것”이라고 거듭 민주주의의 중요성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