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소하고 평범한 것’에 집중한 익숙한 이야기

작가 성석제(53)가 2008년 이후 5년 만에 신작 소설집 ‘이 인간이 정말’을 펴냈다. 이 책은 조금은 부족하고 더러는 억울하고 대개는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다.
엄마의 주선으로 맞선 자리에 나온 백수가 상대방 여자를 질리게 만드는 과정을 담은 표제작 ‘이 인간이 정말’을 비롯한 8편의 삶이 실렸다.
이 책에 실린 단편들은 ‘사소하고 평범한 것’에 집중하며 우리에게 익숙한 이야기를 펼쳐 놓는다.
‘크게 다치지 않는 한 상대의 실수로 일어난 교통사고를 돈 안 들이고 차를 고칠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하는 심리도, 우상처럼 동경했던 이성의 눈부신 아름다움에 대한 기억도, 잡다한 정보들을 습득하고 떠들어댄 경험도 있다.
‘이 인간이 정말’ 속에는 대단한 사건도 비범한 영웅과 악인도 없다. 성석제는 글을 통해 무심코 지나쳤을 순간을 웃거나 욕하고 안타까워하며 순간을 추억한다.
성 작가는 작가의 말에서 “오늘이 어제의 기억으로 지탱되듯이 현재를 기억함으로써 미래가 생성된다. 잊지 말지니, 기억의 검과 방패로 싸워 이길 수 있다”라고 밝혔다.
문학평론가 서영채(51)는 작품 해설에서 “우리가 다만 가지고 있었을 뿐인 시선들을 끄집어내어 보충함으로써 어처구니 영웅 괴물들의 세계를 우리에게 보여준다. 성석제는 능청꾼이되 한두 번 정도의 실패에는 끄떡하지 않고 끝까지 밀어붙이는 집요한 능청꾼이다. 그런 성석제를 읽고도 사랑하지 않을 수 있다면 그런 또한 대단한 ‘어처구니’가 아닐 수 없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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