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경 우리들제약 회장이 대표이자 지분을 보유한 회사 HK에셋이 올 들어 우리들제약 지분을 지속적으로 매각해 주목된다. 자금마련 일환으로 해석되는 가운데, 김 회장 및 김 회장 특별관계자들의 우리들제약 주식매각과 이 과정에서 불거진 업계의 우려를 조명했다.

최대주주 측 지분율 '19.96%→11.25%' 급감
김수경 회장 주식 98%, 담보대출로 묶여있어
우리들제약의 계열사인 HK에셋이 3주도 안 되서 지분매각을 재개했다. HK에셋이 김수경 우리들제약 회장의 사실상 개인회사라는 점에서 주식 대부분이 담보대출에 묶인 김 회장이 자금마련을 위해 HK에셋 보유지분을 매각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우리들제약은 계열사인 HK에셋이 9월 30일부터 3일간 33만3749주를 장내매도 했다고 2일 공시했다. 평균 처분가는 주당 438원으로 약 1억4000만원이 현금화됐다. HK에셋 지분율은 0.09%다.
앞서 HK에셋은 4월 2·3일(18만6280주), 6월 18·19일(78만9598주), 9월 13일(25만5630주)에도 우리들제약 보유지분을 매각했다. 이번 지분매각까지 HK에셋은 8차례에 걸쳐 약 8억4000만원을 현금화했다. 대신 우리들제약에 대한 지분율은 1.83%에서 0.09%로 감소했다.
HK에셋은 김수경 우리들제약 회장 외 4인이 지분 100%를 보유한 회사이자 우리들제약 최대주주인 김 회장의 유일한 특별관계자다. HK에셋 지분율 감소는 김 회장의 영향력 감소와 상통한다는 의미다. 이전에는 김 회장과 특별관계자였던 휴먼메디컬써플라이가 우리들제약 지분을 내다팔기도 했다.
김 회장은 1월 15일 닥터홀딩스에 보유주식 130만주를 약 10억7000만원에 넘겼고, 휴먼메디컬써플라이는 1월 11·14일 보유지분 전량(360만주)을 약 30억8000만원에 장내매도 했다. 그 결과 지난해 말 19.96%에 달했던 김 회장과 특수관계인 지분율은 11.25%로 줄어든 상태다.
업계에서는 HK에셋의 잇단 우리들제약 지분매각과 관련, 김 회장의 주식담보대출을 언급하고 있다. 김 회장의 우리들제약 주식 대부분이 담보대출에 묶인 상황이라 자금마련을 위해 개인회사가 지분매각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김 회장은 여전히 우리들제약 최대주주이기는 하나 보유주식 98%가 담보대출에 묶여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김 회장은 지난해 12월 26일 우리들제약 주식 870만주를 담보로 신안상호저축은행과 주식담보대출 계약을 맺었다. 김 회장은 또 우리들생명과학 주식 850만주를 신한상호저축은행에 맡기고 돈을 빌리기도 했다. 당시 두 계약의 총 대출규모는 90억원 안팎으로 추정됐다.
최대주주 변경될 수도?
문제는 반대매매로 최대주주가 변경될 가능성이 제기된다는 데 있다. 주가가 하락하면 담보 주식가치가 줄어들어 채권자가 담보를 추가로 요구하거나 반대매매에 나설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우리들제약 주가는 종가기준으로 지난해 12월 26일 734원에서 10월 2일 414원까지 떨어졌다.
당기순손실 상태도 수년간 이어졌다. 우리들제약은 올해 상반기도 전년 동기보다 영업이익은 6억8533억원에서 마이너스(-) 3억697만원으로 적자전환하고, 당기순손실은 2억5458만원에서 4억5701만원으로 그 폭이 확대됐다. 주식가치 하락에 대한 우려를 키우는 대목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김 회장의 돌파구는 무엇일지 관심이 쏠린다.
한편, HK에셋은 올해 우리들생명과학 지분전량(118만5608주)을 매각해 약 8억5000만원을 현금화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