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당의장 '단명' 수난시대인가?
與 당의장 '단명' 수난시대인가?
  • 김부삼
  • 승인 2005.10.29 00: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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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희상 의장 체제 출범 7개월만에 중도하차
열린우리당 의장의 단명 `수난사'가 계속되고 있다. 문희상 의장은 28일 10.26 재선거 참패의 책임을 지고 취임 6개월여만에 스스로 물러났다. 이에 따라 지난 4월 2일 전당대회를 통해 집권여당의 지도부를 구성한 문희상 의장도 자신의 임기를 마치지 못하고 사퇴함에 따라 열린우리당 의장의 중도하차 진기록이 이어지게 됐다. 이로써 우리당에서는 초대 의장에 당선된 정동영 전 의장을 포함해 5명의 의장이 모두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중도하차 하는 `징크스'가 계속되고 있다. 6개월26일간 당을 지휘한 문 의장이 그 중에서도 최장수 의장이라는 `역설'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우리당 역대 당의장의 임기는 너무나 짧았다. 평균 재임기간은 4개월에 불과한 것. 초대 의장을 맡았던 현 정동영 통일부 장관의 경우에는 지난해 1월에 선출돼 17대 총선기간 중 한 인터뷰에서 “투표당일에는 노인분들이 집에서 쉬어도 좋을 것”이라는 가벼운 농담성 발언이 언론에 보도되면서 거센 후폭풍에 시달렸고 결국 정 장관은 비례대표 의원직을 내놓음으로써 4개월만에 사퇴, 이어 2대 의장으로 열린우리당 창당의 한 주역이었던 신기남 전 의장도 자신의 부친과 관련한 친일전력이 불거지면서 3개월만에 사퇴하게 됐고, 바통을 건네 받은 이부영 전 의장은 지난해 연말 국가보안법 폐지 여부를 놓고 당내부의 첨예한 갈등이 빚어지면서 역시4개월만에 자의반 타의반으로 당 의장직에서 물러난 바 있다. 이어 또 당의 구원투수로 나섰던 임채정 전 의장은 임시지도부를 이끌면서 지난 4월 2일 실시된 전당대회까지 마무리하면서 무난한 역할을 했다고 인정받았지만 3개월의 임기를 수행했다. 4.30 재보선과 10.26 재선거를 통해 27대 0이라는 초유의 선거참패에 따른 후폭풍으로 문희상 의장마저 7개월만에 평당원으로 남게 됐다. 그러나 4월2일 전당대회에서 선출된 문희상 의장이 선출되자마자 엄청난 시력에 부닥쳤다. 같은 달 말에 치러진 4월30일 재보궐선거에서 당초 예상을 크게 벗어난 23 대 0으로 선거에 실패하면서 급속히 당 장악력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문 의장은 또 전당대회 기간동안 실용주의와 개혁으로 나뉜 당내 계파간의 깊어진 골을 메우기 위해 노력했으나 이 또한 여의치 않았고 이후 민생정치를 앞세우며 ‘속풀이 해장국 정치 투어’를 시작하며 대국민을 대상으로 한 집권여당으로서의 역할에 충실했다. 그러나 악화된 경제 상황과 날로 심해지는 사회 양극화로 인한 국민들의 여당에 대한 비판과 4대 개혁법 처리 실패에 대한 핵심 지지층들의 급속한 이반이 결국 문 의장의 발목을 잡는 결과를 낳았다. 동시에 하반기 정국을 뒤흔든 노무현 대통령의 ‘연정’발언은 그나마 남아있던 당 지지층마저 등을 돌리는 결과를 가져왔으며 여당에 대한 당 지지도도 10%대로 떨어지는 등 객관적 여건이 더욱 악화되는 속에서 당 안팎의 끊임없는 리더십 시비에 시달려 왔다. 문희상 의장은 경기도 의정부 출신으로 김대중 전 대통령과 노무현 대통령의 비서실장을 역임하는 등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의 가교역할을 통해 정치력을 쌓아왔고, 이른바 서생적 문제의식과 상인적 현실감각을 동시에 갖춘 재사(才士)형 정치인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하지만 참여정부 집권후반기에도 여전히 회복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는 낮은 지지도 속에 집권여당 대표로서의 정치적 역량조차 제대로 발휘할 수 없는 어려운 정치환경이 문 의장의 발목을 잡았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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