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9 구급대에 대한 고마움을 악용하지 말라
119 구급대에 대한 고마움을 악용하지 말라
  • 정흥진
  • 승인 2005.10.29 18: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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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를 위한 긴급 서비스인가.
119, 과연 119는 우리에게 어떤 의미인가. 불만 꺼주는 소방서는 이미 옛이야기가 되어 버린지 오래다. 그들은 어느 순간부터 구급활동 등 다양한 대외 활동을 해 오기 시작하더니, 이제는 오히려 화제 진압보다도 더 많은 인력과 예산을 투자하며 구급활동을 해 오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들게 한다. 구급대원들. 그들은 무엇 때문에, 또 누구를 위해서 이토록 헌신을 하는 것인지. 도움을 받아 본 사람들이라면 그 고마움에 대해 평생을 가더라도 잊지 못 할 것이다. 이제는 시민들의 삶 속으로 깊이 들어와 때로는 형 같기도 하고 때로는 동생 같기도 한 느낌이다. ◆119긴급 서비스 절대적 만족 느껴. “아직도 멀었고, 아직도 너무 부족하다.”고 말하는 구급대원들. 하나같이 호남이다. 타인을 위해 사는 삶이어서 그런지는 몰라도 순박한 웃음 속에 묻어나는 듬직함은 ‘응급환자들에게 위안을 줄 수밖에 없겠구나’라는 생각을 들게 했다. 차라리 소방대원들과 구급대원들을 국회로 보내는 것이 훨씬 현명한 생각은 아닐까 싶다. 이런 소방서. 아직도 너무나 부족한 것이 많다는 겸손한 생각이 언제나 앞선다. 그래서 서울시 소방방재본부에서는 지난 2005년 1월부터 7월까지 998명을 대상으로 119구급 서비스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하였다. 그 결과 친절성, 신속성, 편리성 등 전체적인 만족도에서 평균 96.9%의 높은 평가를 받기도 했었다. 몇 가지 설문조사 결과를 알아보았다. 119 구급대에 대한 시민들의 인식도 조사에서, 위기시의 기여도와 신뢰도에서 각각 도움이 된다는 대답이 99.1%로 거의 모든 사람들이 도움이 된다는 인식을 하고 있었던 것으로 조사되어졌으며, 믿음이 간다라는 대답도 99%나 되어 시민들은 절대적 호감도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119구급대에 대한 시민들의 개선 요구 사항으로는 구급차의 도착 시간(31.4%), 구급응급의료장비(23.6%), 응급처치능력의전문성(16.2%), 119구급대원의 신속한 응급처치(14.0%)순으로 나타났으며, 만족도 평가에서는 이용이유와 이용소방서 별로 다소 차이를 보였는데, 만족한다는 응답은 특히 급성·만성질환자나 사고, 부상 환자들 사이에서 강남, 서초, 강동 소방서 이용시민들이 상대적으로 높은 평가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 ◆기다리는 사람의 입장 공감해 그러나 설문조사의 결과 구급차의 도착 시간이 늦다는 응답에는 단순히 소방서만의 문제는 아닌 듯 하여 119서비스 이용시민들의 만족도가 높게 나온 강동 소방서의 전윤재 소방사의 말을 들어보았다. “기다리는 사람과 가는 사람의 차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도착 시간이 늦어, 이에 대해 개선의 요구가 있다고 말을 꺼내자 마치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이 대답을 하는 전윤재 소방사. 평소에도 그에 관계된 스트레스나 불만 등에 많이 시달려 왔던 탓인지, 거침없이 자신의 생각을 펼쳐내었다. “그렇습니다. 1분 1초라도 애타게 기다리고 있는 사람과 어떻게 같은 시간 개념을 적용시킬 수가 있겠습니까? 한시라도 급한 분들을 위해 불이 나도록 달려가지만, 교통체증의 이유로나, 아파트 등지에서는 엘리베이터 기다리는 시간도 만만치 않게 소요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안타까움이 베어나는 목소리로 말을 잇는 전소방사는 “그래서 소방서에서는 자체적으로 출동시간과 도착시간을 항상 정확하게 기록을 하지요. 언젠가 한번은 출동과 동시에 시간을 체크한 적이 있었습니다. 도착 시까지 정확하게 6분이 걸렸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늦게 도착했다는 불만을 표현하는 분들도 있었죠.”라고 말하며 오히려 “이 점에 대해 기자님께서는 어떻게 생각하세요?”라는 반문을 하며 어쩔 수 없는 애로사항을 표현하기도 했다. 결국, 아무리 출동 시간을 단축시킨다 하더라도 그런 불만의 목소리는 쉽게 사라질 수 있는 것이 아님을 시사해주었다. ◆응급환자들만을 위한 서비스 돼야 언젠가 언론매체들을 통해 119등 각종 긴급 출동 서비스 등에 장난전화가 많아 매우 곤욕스럽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어 그와 관계된 질문도 해 보았다. 그러나 의외로 전 소방사는 근래에는 장난전화보다 오히려 비 응급환자들이 더욱 곤욕스럽다는 입장을 보였다. 출동 접수를 받으면, 무조건 가부를 따지지 않고 출동부터 하고 보는 그들로서는 두통이나, 화장실 한번 다녀오고 나면 될 복통환자들은 물론, 술에 취해 집을 기억하지 못 하는 사람, 대리운전을 대신해서 119 서비스를 받는 사람들까지 비양심적 환자들이 무시 못 할 만큼 많다고 했다. “결국 이런 사람들 때문에 정작 응급환자들은 피해를 보게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복통을 호소해 출동을 하였더니만, 화장실 다녀오고 나니까 괜찮아졌다며 돌려보내는 사람들. 그 사이에 응급환자가 생겼더라면 시간이 지체될 수밖에 없는 것은 당연한 논리이지 않겠습니까?” 마지막으로 많은 시민들을 향해 꼭 한마디 하고 싶다는 전 소방사는 1등급 119긴급 서비스가 되기 위해서는 시민의식의 부재로는 그 어떤 것도 만들어 낼 수 없음은 물론이고, 두 번, 세 번 반복해서라도 비 응급환자들이 119긴급 서비스를 이용하려는 마음가짐은 사라져야만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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