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전탑 현장 배치 경찰관이 전하는 현장 상황 글 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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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관 "적어도 당신들보다는 더 그분들의 안녕을 염려하고 있다는 사실 잊지마시라"

 송전탑 공사 재개 닷새째인 6일 송전탑 반대 주민이 구덩이를 판 뒤 목줄을 걸고 옆에 휘발유까지 준비해두어 긴장감이 더욱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현장에 배치된 한 경찰관이 페이스북에 올린 글이 화제가 되고 있다.

글을 올린 경찰관은 울산경찰청 기동3중대 소속 김대원 경감으로 중대장으로써 현장에서 보고 느낀 점을 적어 페이스북에 올렸고, 이글은 현재 SNS등지로 일파만파 퍼지고 있다.

그는 글을 "밀양 송전탑. 오늘도 30시간만에 산에서 내려왔다. 오랜시간 추위에 떨어도 대치하고 있는 어르신들과 이런저런 얘기를 하며 견딜 수 있었다"며 시작했다.

이어 "일부는 그분들의 입장이 이해되기도 한다. 그러고 젊은 남자가 한겨울 옷을 껴입고 내의를 입어도 추위를 느끼는 날씨에 그분들이 얼마나 추울까 걱정이 되기도 한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또 "외부에서 지원을 오면서 대치현장이 과격해진다 다짜고짜 대원들에게 욕을 하고 분위기가 삭막해진다”고 밝혔다.

그는 “10명도 안되는 주민들의 동의를 얻어(1시간 설득후) 주민들 전후로 떨어져 있는 80여 명의 대원들의 도시락을 전달해줄 만큼 주민들을 존중해주고 있다. 그냥 그분들이 앉아있는 사이사이로 지나갈 수 있지만 그러지 않았다. 적어도 난 그렇다"고 했다.

그는 "지원온 외부인사가 주민들에게 밥을 전달 못하도록 강요하고 주민들은 흔들리고, 그러나 그분들은 오히려 외부인사를 설득한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 새벽은 할머니 몇 분이 아프신 거 같아 구급차를 불렀다. 혈압이 200까지 치솟은 할머니를 병원으로 모시고 가려했지만 외부인사가 은근히 못가게 만류하는 걸 보면서 정말 이건 아니지 싶었다. 한참을 실랑이 한 끝에 가까스로 병원으로 간 팔순 할머니가 괜찮으신지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외부 지원인사. 돕겠다는 생각에 먼 곳까지 온 것은 좋지만 무턱대고 대원들에게 욕을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리고 한가지 더. 당신들이 몇 시간 험악한 분위기를 조성하고 어느샌가 사라지고 없어지는 순간, 우리 경찰은 다시 주민들과 그럭저럭 서로를 존중해주며 대치하고 있다는 사실. 적어도 당신들보다는 더 그분들의 안녕을 염려하고 있다는 사실 잊지마시라"며 글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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