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민들의 친구 청계천을 다녀와서
며칠 전 독일에서 친구가 오랜만에 귀국해서 이 친구를 환영 할 겸해서 친구 몇몇이 만났었는데 그 중 한 친구가 청계천을 가 보는 것이 어떻겠냐고 제안해서 나도 가보고 싶던 터라 청계천에 가게 되었다
이미 청계천은 서울의 새로운 관광 명소로 자리매김 되어 구경 나온 사람들이 삼삼오오 무리를 지어 도심 한가운데 새롭게 태어난 청계천의 산뜻한 정취를 만끽하고 있었다.
시냇물 흐르는 소리가 우리들 마음을 도심에서 자연으로 옮겨놓는 신비로움에 감탄하면서
독일에서 온 친구는 참 잘해 놓았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목재로 된 계단 아래로 내려와 비좁은 청계천 길을 따라 걷노라면 가끔 부딪치게 되는 사람들의 방해마저도 정감 있게 느껴지는 것이 바로 청계천의 위대함이 아닌가 생각하면서 도심 속의 생태 공원으로 새롭게 복원된 역사 현장을 감상하는 즐거움에 시간가는 줄 모르는 오후를 보내게 되었다
복개되기 이전의 청계천은 한국 전쟁당시 판잣집과 온갖 생활하수가 집수되어 악취 나는 흙탕물이 흐르는 가난의 상징물 이였다
1958년 청개천이 복개되고 삼일 고가도로가 들어서면서 청개천은 도심에서 죽은 공간이기도 했다 삼일 고가도로 그늘이 도심 절반을 가렸고 교통체중으로 악명이 높았던 곳이기도 하고 혹자는 언제 어느 때 가스가 분출되어 폭발 할지도 모른다고 고가 도로 통행 자체를 기피하기도 했었다 그러던 이곳이 새로운 모습으로 탈바꿈을 해서 도심 속 에 휴식 공간이 되었다는 것은 정말 환영 할만한 일이다
새롭게 태어난 청계천 시냇물에는 벌써 청둥오리 흰 뺨 검둥오리 황조롱이 중대백조 등 조류를 포함해 메기 버들치 잉어 피라미 송사리 미꾸라지 등의 물고기가 서식하고 있다니 반가웠고 길옆에 심어 놓은 버드나무 억새풀 들풀들이 더 더욱 운치를 더 해주며 시골에 온 듯 향수를 느끼게 했고 징검다리는 정말 어린시절에 물 에 빠질세라 잔뜩 긴장해 건너가던 고향의 징검다리를 연상시켜 물에 빠진 어릴 적 모습이 생각나 웃음을 자아내게 했다
그러나 한 가지 아쉬운 점은 길가에 즐비하게 들어선 강아지풀이 사람손이 닺는 곳 이면 어김없이 목이 잘려 나가 줄기만 뻣뻣하게 서 있는 것이 아닌 가 !
처음엔 이런 풀 이 있었나 하고 자세히 보니 애처롭게도 머리만 잘려나간 강아지 풀이였다
손이 닺지 않는 곳의 강아지풀은 바람에 살랑살랑 고개를 숙여 오가는 사람들을 반기는데 목이 잘린 강아지풀은 뻣뻣하게 줄기만 있는 흉한 모습으로 지나가는 사람들을 원망하는 것 같아 안타까운 마음이 우리의 발걸음을 무겁게 했다
우리 인간들은 삶을 살아가면서 자기를 합리화하고 본인 위주의 가치관을 가지고 살아가는 오류를 범하며 살아가고 있다 우리들 모두가 이용하고 사랑하는 공공장소에 있는 것은 아무리 하찮은 것이라도 그 곳에 존재하는 이유가 있기에 작은 들풀이라도 소중히 여기고 아낄 줄 아는 시민 의식이 한층 더 아쉽게 느껴졌다
이러한 성숙된 선진국 시민 의식이 이 땅에 정착될 때 우리 사회는 더욱 아름답고 서로를 배려하는
참으로 살만한 나라, 묻혀진 청계천의 역사를 새롭게 복원하는 문화 민족으로 거듭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 이 글을 쓴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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