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나의 결혼원정기’에서 물 오른 연기력과 미모 뽐낸 배우 ‘수애’
영화 ‘나의 결혼원정기’의 줄거리는 간단하다. 서른여덟 농촌 노(!)총각인 ‘만택(정재영)’과 그의 친구인 뺀질이 택시 운전사 ‘희철(유준상)’은 한국땅에서 색시감을 찾기 어렵다고 판단, 우즈베키스탄으로 떠난다.
극중 ‘만택’의 말처럼 ‘그 시작은 미미하였으나 끝은 창대하였던’ 결혼원정대인 셈. 현지 통역관인 ‘라라(수애)’를 만나 이런 저런 여자들을 만나보지만 여의치 않은 그들의 좌충우돌 결혼노력기란 말이다.
유들유들한 연기력을 선뵈는 유준상과 일정 경지에 오른 정재영의 자연스런 연기야 정평이 나 있지만, 이 둘 사이에서 전혀 밀리지 않는 ‘수애’의 선전이 놀랍다. 물론 영화 ‘가족’과 드라마 ‘해신’을 통해 가녀린 외모와 진중한 목소리를 겸비한 유망주로 인정받았던 그였다.
하지만 탈북자이자 통역관인 ‘라라’역을 당차게 해 낸 그녀의 모습에 감탄할 관객은 한 둘이 아닐 듯. 입에 착착 붙는 북한 사투리로 의지가 가득 묻어나는 강인함을 내뿜으며 화면을 장악한다. 특히 마지막 한국 대사관 진입장면에서의 열연은 압권. 보는 사람까지 울컥할 정도로 혼신의 힘을 다한 그녀에게 감탄할 따름이다.
사실 ‘수애’는 또래들에 비해 화려한 미모를 뽐내는 배우는 아니다. 맑은 눈빛이 동급최강이긴 하지만 콧망울도 뭉퉁하고 전체적으로 두루뭉술해 보이는 편. 하지만 영화 ‘나의 결혼원정기’ 속에서 진한 화장에 온갖 치장을 한 여자들 틈에서 홀로 빛나는 이는 바로 ‘수애’다.
잔잔한 꽃무늬 블라우스에 감색 카디건, 플레어 스커트를 받쳐입고 화장기 없는 수수한 모습이 들꽃같다. 여자가 봐도 아름다운 여자 수애, 울림이 깊은 목소리까지 더해지면 향기로운 내음이 극장 안에 진동한다. 어여쁜 수애를 보고픈 관객들은 11월 23일 이후 극장을 찾으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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