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찰청은 16일 오후 인질강도단의 두목인 최씨를 부산 연제경찰서로 압송해 수감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최씨는 2007년 7월9일 공범 2명과 함께 경기도 안양시의 한 환전소에서 여직원(26)을 살해하고 1억8500만원을 훔쳐 필리핀으로 도주, 현지인과 한국인 공범 5명과 함께 2008년 11월부터 지난해 5월까지 한국인 여행객을 필리핀 등 동남아로 유인 납치한 뒤 인질강도 행각을 벌인 혐의를 받고 있다.
최씨 일행은 인터넷 여행카페 등을 통해 한국인 여행객들을 유인, 처음 1~2일은 시내 구경, 식사와 술 등을 함께 하면서 환심을 사 다음에는 관광지나 쇼핑을 함께 가자고 제안한 뒤 범행 당일 일당 중 1~2명이 호텔에서 피해자를 안내해 목적지로 운행하는 척하며 도중에 "함께 갈 일행이 있다"며 미리 대기한 공범들을 태운 뒤 강도로 돌변했다.
이들은 여행객을 차량에 가두거나 인적이 드문 가옥에 납치 감금한 뒤 국내에 있는 피해자 가족에게 연락해 협박하는 수법으로 돈을 받아 챙긴 것으로 밝혀졌으며, 같은 수법으로 이들이 저지른 인질강도 사건만 10건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씨는 수사망이 좁혀오자 동생 여권을 이용해 태국으로 건너가 도피생활을 하던 중 지난해 11월 3일 비자 연장을 위해 태국 이민청을 방문했다가 검거됐고 지난 2월 태국 법원으로부터 징역 9년10월을 선고받아 복역 중이었다.
이에 법무부는 최씨의 송환이 장기화되면 증거가 사라지는 등 살인과 납치강도 사건의 진상 규명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 형 집행 전에 최씨에 대한 임시인도 방식의 송환을 신청했으며, 경찰은 부산에 수사본부를 차려 인질강도단 사건을 수사하는 5개 지방청(10개 관서)가 돌아가며 수사를 진행할 것이라고 전했다.
또 부산경찰청은 17일 중으로 최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최씨는 국내에서 재판을 받아 형이 확정되면 다시 태국으로 돌아가 남은 형기를 마친 뒤 다시 국내로 송환돼 형 집행을 받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