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위기 상황 속에서도 농협 임원들은 성과급 한도를 대폭 늘렸고 금융지주 회장은 기본급이 2배나 뛰었다. 18일 열린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농협은 ‘돈 잔치’ 논란에 휩싸였다.
먼저 임원 성과급 인상에 대해서다. 민주당 김영록 의원은 “임원 및 집행간부들이 특별성과급 지급한도를 당초 기본급대비 ‘-20%~60%’에서 ‘-30%~80%’로 확대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농협은 경영위기 극복을 위해 직원의 임금은 동결하고, 임원 및 집행간부는 5개월간 기본급 10%를 반납하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직원들의 임금과 성과급은 동결한 반면, 임원들의 성과급 한도 폭은 늘리면서 ‘돈 잔치’를 벌였다는 것이 김 의원의 지적이다.
김 의원에 따르면, 이들은 기본급 반납 2달 전인 지난해 6월 1일 ‘임원보수 및 실비변상규정’을 개정해 성과급 한도의 폭을 확대했다. 이 결과 농업경제대표를 제외한 임원들의 전체 보수는 개정전보다 5~20%까지 인상됐다. 특히 집행간부는 490만원을 반납하고 특별상여금으로 평균 2300만원을 받아간 것으로 나타났다.
최원병 농협중앙회장은 “저는 임금을 줄였지만 대표들은 책임경영체제 하에서 일을 열심히 하라는 뜻에서 (기본급은 동결하되 성과급 한도를) 올려줬다”고 해명했다.
농협금융지주가 실적악화로 어려운 처지임에도 회장 기본급은 3개월만에 2배 올렸다는 지적도 나왔다. 민주당 김우남 의원은 “지난해에 비해 손익이 약 3000억원 줄었지만 농협금융은 출범 3개월 만에 회장 기본급을 1억2800여만원이던 2억7000만원으로 인상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농협금융 회장은 연간 1억5600만원의 경영활동비를 지급받아 새롭게 바뀐 규정대로라면 매년 기본급과 성과급, 경영활동비를 포함해 연간 6억9600만원의 보수를 받게 된다”고 덧붙였다.
최 회장은 “농협금융 회장 급여는 이사회에서 결정한다”며 “금융분야에 통용되는 임금수준을 맞추다보니 이렇게 책정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농협금융지주 측도 지주 회장 보수체계는 신동규 전 회장이 취임했던 6월 도입돼 기본급을 2억7000만원으로 책정하고, 성과급 지급상한을 100%로 설정했다고 해명했다.
출범 당시에는 신충식 농협은행장이 금융지주회장을 겸직하면서 은행장 보수를 그대로 적용해 타 금융지주 회장의 보수보다 낮게 책정됐다는 설명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