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이 첨단화된다?
수도권이 첨단화된다?
  • 김부삼
  • 승인 2005.11.05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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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정, 수도권 8개 첨단업종 신·증설 허용
대기업 요구 수용, 10년 만에 첫 규제완화 정부와 열린우리당은 4일 수도권내 8개 첨단업종을 영위하는 국내 대기업의 공장 신.증설을 10년만에 처음으로 허용하기로 했다.이에 따라 수도권정비위원회의 심의를 거친 LG화학, LG전자, LG이노텍, LG마이크론과 대덕전자 등 5개 대기업 계열 부품회사들의 공장 신.증설이 우선 가능하게 됐다. 당정은 이날 이해찬 국무총리, 정세균 의장 겸 원내대표, 김한길 당 수도권발전특위 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국회에서 고위 당정협의회를 열고 이같이 결정했다고 김한길 위원장이 전했다. 김 위원장은 브리핑을 통해 "수도권 입지의 불가피성과 시급성을 감안해 대기업들의 공장 신.증설 요구를 수용키로 했다"며 "수도권 대기업의 신.증설 완화가 이뤄지는 것은 94년 이후 10년만에 처음"이라고 밝혔다. 신.증설이 허용되는 8개 업종은 ▲화학제품(감광재, 프로세스 케미컬) ▲컴퓨터 입출력장치 및 기타주변기기(LCD모니터) ▲발전기 및 전기변환장치(파워모듈) ▲다이오드, 트랜지스터 및 유사반도체 ▲인쇄회로판 ▲전자부품(포토마스크) ▲방송수신기 및 영상.음향기기(LCD TV) ▲광섬유(프리즘시트) 등이다. 당정은 공장 신.증설 허용에 따른 난개발 등을 방지하기 위해 일단 내년 말까지로 허용기한을 제한하고 수도권정비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성장관리 지역내 산업단지에 한해서만 공장 신.증설을 허용키로 했다. 이에 따라 기존에 공장 신.증설을 신청한 LG화학 등 5개 기업의 공장 신.증설이 우선 허용되고 앞으로 수도권 입지의 필요성이 큰 대기업들로부터 신청을 받아 사안별로 허용해 줄 방침이다. 산업자원부는 투자의 시급성을 감안해 관련법령인 '산업집적활성화 및 공장설립에 관한 법률 시행령' 개정을 가급적 11월말까지 완료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당정은 이번 신.증설 조치에 따라 LCD(액정표시장치) 산업의 경쟁력 제고로 1조8천억원의 직접투자 효과, 6조5천억원의 생산유발효과, 3조5천억원의 수출유발효과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그러나 수도권 인구유입 효과는 2천∼3천명에 불과할 것으로 예상했다. 당정은 이와 함께 수도권 발전 보완대책으로 지방이전 공공기관 부지, 낙후지역 등을 수도권 규제를 선별적으로 완화해 주는 '정비발전지구'로 지정키로 하고 '수도권정비계획법' 개정안을 올해 내로 국회에 제출키로 했다. 당정은 또 자연보전권역 내 계획적 개발효과를 높이기 위해 택지.관광지에 대한 규제도 합리적으로 개선키로 했다. 당정은 이 같은 보완대책을 바탕으로 제3차 수도권정비계획(2006∼2020년)을 올해 안으로 확정할 방침이다. 정부는 앞으로 수도권 입지가 불가피한 투자사업이 차질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범정부 차원에서 후속조치에 최선을 다하는 한편 국가균형발전정책의 일환으로 추진중인 수도권기업의 지방이전도 일관되게 추진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8개업종 수도권 규제완화 왜 이뤄졌나 당정이 수도권에서 대기업의 8개 첨단업종에 대한 신.증설 규제를 한시적으로 완화키로 한 것은 산업경쟁력 강화를 위한 투자의 시급성을 감안해 내린 결론이라 할 수 있다. 특히 이번 조치는 수도권내 국내 대기업 공장설립 규제를 1994년 이후 10년 만에 푼 것으로 경기 파주의 LG필립스LCD 클러스터의 관련 공장 투자가 규제로 차질을 빚는 것을 막아 LCD 산업이 경쟁력을 확보할수 있도록 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동안 수도권 규제에 따라 차질이 우려되던 LG필립스LCD 클러스터에 필요한 LG 계열사의 투자도 이번 조치로 본궤도에 오를 것으로 보여 경제적으로 긍정적 효과가 기대된다. 그러나 LG 계열사와 대덕전자에 한해 허용한 이번 규제 완화는 다른 대기업이 수도권에 신 증설을 허용해 달라고 요구할 경우 어떤 원칙에 의해 이를 어떻게 결정할지 여부에 따라 형 평성 문제 등을 야기할 수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투자규제 완화의 배경 대기업들은 그동안 수도권 투자 규제의 완화를 지속적으로 요구해왔다. '산업집적활성화 및 공장 설립에 관한 법률'(이하 산집법)에 의해 대기업의 경우 수도권에서 반도체, 자동차 등 14개 업종의 증설만 허용될 뿐 이들 업종의 신설이나 다른 업종의 신증설이 막혀 있어 경쟁력 강화에 걸림돌이 된다는 주장이다. 특히 LG필립스LCD 클러스터의 구축을 추진해온 LG는 이곳에 관련 업종의 투자가 이뤄져야 시너지 효과를 통한 경쟁력 강화를 이룰 수 있다는 입장을 보여왔다. LG그룹 계열사들은 당초 LG전자 2조8천억원(LCD TV 3천억원, PDP모듈 1조7천억원, OLED 8천억원), LG마이크론 2천600억원(포토마스크), LG이노텍(파워모듈) 400억원, LG화학(편광판) 4천억원 등 총 3조5천억원을 투자, 파주 LCD 클러스터에 동반 진출한다는 계획이었다. 그러나 수도권 공장 신.증설 허용문제가 표류를 거듭하는 과정에서 LG측은 PDP 모듈 부분에 대한 투자를 보류하고 전체 투자 규모를 당초의 절반 수준인 1조8천억원으로 축소한 채 종합적인 투자계획이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우려돼왔다. 정부는 이 같은 상황에서도 대기업 수도권 신증설 허용범위를 확대할 경우 수도권 집중이 심화되고 첨단산업 육성을 준비중인 지방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가능성 때문에 국가균형발전정책 차원에서 계속 허용을 보류해왔다. 그러나 LG의 파주 LCD 단지에 대한 투자 지연은 현재 세계 1위인 LCD 산업이 경쟁국들의 추격 속에 경쟁력 약화로 이어지지 않을까 우려됐고 당정은 결국 LCD산업의 경쟁력 확보에 필요한 투자의 시급성을 감안해 한시적으로 이에 대한 규제를 완화키로 결정했다. 허범도 산업자원부 차관보는 "LCD가 지금 세계 1위를 달리고 있는데 뒤에서 2위의 숨소리가 들리기 때문에 경쟁력을 이어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어떻게 하면 규제를 효과적으로 풀 수 있을까 고민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규제완화 내용과 전망 이번 조치로 수도권에 신.증설이 허용되는 8개 업종은 ▲화학제품(감광재, 프로세스 케미컬) ▲컴퓨터 입출력장치 및 기타주변기기(LCD모니터) ▲발전기 및 전기변환장치(파워모듈) ▲다이오드, 트랜지스터 및 유사반도체 ▲인쇄회로판 ▲전자부품(포토마스크) ▲방송수신기 및 영상.음향기기(LCD TV) ▲광섬유(프리즘시트) 등이다. 정부는 신규 산업단지내 공장신설(LG 계열사)은 2006년 말까지 산업단지 지정을 받은 산업단지 내에서 가능하고 기존 국가산업단지내 증설(대덕전자)은 2006년말까지 산업단지관리기관과 입주변경계약을 체결하는 경우에 가능하도록 했다. 즉 이번 조치는 2006년말까지만 한시적으로 시행되는 것으로 사실상 LG 계열사의 투자를 염두에 둔 것이라고도 할 수 있다. 정부는 치열한 국제경쟁 속에 적기에 투자가 이뤄져야 하는 점을 감안해 가급적 1월말까지 관련법령인 산집법 시행령 개정을 완료한다는 방침이다. 이후 공업용지 배정, 산업단지 지정 등의 관련 행정절차를 거쳐 실제 공장의 착공은 2007년 하반기에, 준공은 2008년 하반기에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부작용 없나? 정부는 이번 규제완화와 관련해 LG와 대덕전자 외에 다른 기업들이 허용 업종에 대한 신증설을 요구할 경우에는 개별 사안별로 국제 경쟁력 확보 및 투자의 시급성 등 여러가지를 감안해 케이스 바이 케이스로 적용여부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달리 말하면 뚜렷한 원칙이 있다기 보다는 요청이 있을 경우 여러가지 사정을 감안해 판단을 내리겠다는 것이어서 다른 기업들이 신증설을 강력하게 요청할 경우 이를 불허할 명분이 약해진다는 문제점을 내포하고 있다. 형평성 차원에서 다른 기업의 요청도 허용하게 되면 국가균형발전이란 큰 틀이 훼손될 것이고, 반대로 허용하지 않으면 형평성 문제가 야기될 수 있기 때문이다. 산자부는 이와 관련, LG의 파주 LCD 관련 공장은 수도권 신규 인구유입이 2천-3천명 수준이고 지방에 있는 공장을 수도권으로 이전하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국가균형발전에 크게 저해가 되지 않는다고 설명하고 있다. 향후 다른 대기업의 수도권 공장 신증설이 있을 경우 정부의 대응이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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