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서울대분회(서울대병원 노조)가 서울 종로구 연건동 서울대병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병원의 비상경영은 돈벌이 경영을 합리화하기 위한 핑계”라고 말하며 23일 오전 5시부터 총파업에 돌입했다.
이들은 "병원이 비상경영을 선포하며 10% 비용절감을 요구하고 있어 이 때문에 저질 의료재료가 도입돼 환자들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고 주장했으며, "병원은 암센터 증축과 호텔매입 등 수천억대의 신축공사를 진행하며 적자를 말하고 있다. 과잉 규모 확장으로 인한 회계 장부상 적자가 환자와 직원을 쥐어짜는 명분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노조는 "의사성과급제로 인해 환자들은 한 시간 대기에 짧은 1분 진료를 받고 의사들은 3~4개의 수술을 동시에 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게다가 어린이 병원의 급식은 13년째 외주하청에 맡겨져 있다"고 설명했다.
현정희 서울대병원 노조 분회장은 "국가중앙병원인 서울대 병원은 믿고 찾아오는 국민의 병원"이라며 "다른 대형 병원들이 우리를 따를 수 있는 표준 진료를 해야 하고 적정진료 시간도 지켜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정범 보건의료단체연합 공동대표는 "서울대병원은 가장 높은 수준의 진료를 개발해 다른 병원에 알려야 할 사회적 책무가 있는 병원인데, 사립병원의 영리추구 행태를 앞장서서 추구한다면 공공병원으로써 정상진료를 할 수 있겠나“라며 말했다.
한편, 노조는 △ 공공의료 강화 △ 의사성과급제 폐지 △ 어린이병원 급식위탁 직영 전환 등을 요구했다.
앞서 서울대병원 노조는 지난 10~14일 조합원 1444명을 대상으로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진행해 1177명(94%)의 찬성으로 파업을 가결했다. 노조의 총파업은 2007년 이후 6년만이다.
한편 이에 대해 서울대병원 측은 "올해 680억원의 적자가 예상돼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했다. 경영 여건의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자체적인 예산 절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검사실적 증가와 싼 진료 재료 사용 지시 등은 사실과 다르다. 응급실과 중환자실 등 진료 차질이 최소화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고 노조 측과 교섭을 통해 조속히 파업이 종료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