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커피전문점, 창업 주의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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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 커피’ 성장세 속 대형 커피전문점 위법 사례 속출

커피 열풍과 함께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만 가던 커피전문점들이 찬바람을 맞기 시작했다. ‘커피 시장에 불황은 없다’는 말도 옛말. 꾸준히 증가하던 커피 지출액이 올 들어 2분기 연속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는 치열한 경쟁을 이어가고 있지만, 체감경기가 좋지 않은 탓에 커피 애호가들의 주머니마저 열리지 않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최근에는 가정용 커피머신이 대중화되고 골목골목 ‘착한 커피’ 등 소규모 커피전문점이 늘어나면서 대형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들을 위협하고 있다. 베이비부머 세대들이 앞장서 불러일으켜온 커피전문점 창업에 신중을 기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 커피 열풍이 시들해지고 있다는 통계자료가 나왔다. 특히, 고가의 대형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들을 중심으로 위기설이 돌고 있어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사진자료 / 지노비즈

지난 21일 금융투자업계와 국가통계포털 자료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가구당 커피 및 차 관련 지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8%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8017원이었지만, 올해는 7873원으로 집계된 것. 1분기 커피 관련 지출액 또한 지난해 같은 기간 8624원이었던 것보다 1.4% 감소한 8500원이었다.

이 같은 마이너스 집계는 업계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커피 및 차 관련 지출액은 지난 2008년부터 2012년까지 매분기 평균 10.5%의 고성장을 이어왔기 때문이다. 관련 업계에서는 전세계적 경기불황이 커피 매출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지만, 커피 산업 성장이 한계에 다다른 것 아니냐는 관측도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급격한 하락세가 장기화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통계당국이나 커피전문점 업계는 일단 확대해석을 경계하고 있다. 이번 통계에 커피전문점 매출이 포함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이와 관련, 통계청 관계자는 “해당 통계는 커피믹스나 원두 구입액을 나타낼 뿐 프랜차이즈커피 전문점 등에서 커피를 사마시는 지출은 포함돼 있지 않다”며 “최근에는 중저가 커피전문점도 늘었고, 주택가 곳곳까지 커피숍이 침투해 있다. 집에서 커피를 끓이는 대신 사다 마시는 사람이 늘었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커피전문점에서의 소비와 식사를 포함한 가구당 외식비 지출액은 2009년 27만 4786원에서 지난해에는 30만 4799원으로 매년 꾸준히 증가 추세에 있다. 올해 지출액이 집계되지 않아 단정할 수는 없지만, 가정이나 집에서 일회용 등의 커피를 타 마시는 것보다 커피전문점에서 구입해 마시는 사람이 늘었을 수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그러나 이 같은 통계 결과를 통해서는 ‘대형 커피전문점’들에 대한 위험 신호가 읽히기도 한다. 당장 대형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들은 아직 지방 등 잠재 수요가 풍부하다며 위기설을 일축하고 있지만, 통계청 관계자가 “최근에는 중저가 커피전문점도 늘었고, 주택가 곳곳까지 커피숍이 침투해 있다”고 설명한 데 주목할 필요가 있다.

가정용 커피 등에 대한 지출액이 줄어 여전히 대형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들의 성장세가 꺾이지 않았다고 볼 수도 있지만, 또 달리 분석하면 ‘착한 커피’ 등 저가 커피 시장이 활성화 되고 있다는 뜻도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잔에 4000~5000원대 가격이 형성돼 있는 대형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들에 비해 맛과 품질이 결코 뒤지지 않은 2000~3000원대 소규모 커피전문점들이 인기를 얻고 있는 것이다.

대형 커피전문점 영업 실태 엉망

▲ 최근엔 착한커피로 불리는 중저가 커피매장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대형 커피전문점들과의 경쟁체제가 구축되고 있는 모습이다. 자료사진 / 더착한커피
최근에는 대형 프랜차이즈 커피 전문점들의 가맹주들에 대한 횡포나 비위생적 영업 관리도 도마 위에 오르기도 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새누리당 소속 김현숙 의원은 21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제출받은 ‘유명커피숍 단속적발 현황(2010~2013.6)’ 자료를 분석한 결과를 발표하며 “청소년과 일반 젊은층 성인들이 즐겨 찾는 유명 커피전문점의 위생관리가 엉망인 것으로 밝혀졌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에 따르면, 지난 2010년부터 최근 4년간 유명 커피전문점들의 위생관리 위반 적발 건수는 총 170건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0년에 42건, 11년에 38건, 12년에 66건, 올해 6월까지 24건 등이다. 위반 내역별로 살펴보면 ‘기준규격위반’이 모두 11건이었으며, ‘식품 등 위생적 취급기준위반’ 22건, ‘영업자 준수사항위반’ 29건, ‘시설기준위반’ 7건 등으로 나타났다.

특히 기준규격위반 11건 중에서는 이물질 혼입이 9건으로 가장 많았으며, 유리가루나 철수세미, 심지어는 손톱 등의 이물질이 발견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영업자 준수사항 위반 29건 중에는 유통기한이 지난 제품을 조리-판매 목적으로 보관하다 적발된 건수가 13건이었다. 이에, 김현숙 의원은 “유명 커피전문점조차 유통기한이 지난 제품을 판매하고 있을 가능성을 의심케 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김 의원은 “경기 광명시에 있는 카페베네에서는 청소년에게 주류를 판매하다 적발되어 영업정지를 받은 경우도 있었다”면서 “대기업들이 운영하는 커피전문점의 각 지역 점포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말했다.

한편, 적발된 유명커피전문점 중 탐앤탐스가 44건(25.9%)으로 가장 많았고, 카페베네 31건(18.2%), 할리스 24건(14.1%), 엔제리너스 22건(12.9%)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해 김현숙 의원은 “관세청 자료에 의하면 지난해 국내 성인 1인당 수입커피 293잔을 마셨을 만큼 커피는 우리 국민들이 즐겨 먹는 기호식품 중 하나임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결과가 나와 안타깝다”며 “유명커피전문점들의 대부분은 대기업들이 운영하고 있는 만큼 각 지역점포에 대한 위생교육과 점검을 강화할 필요성이 있으며, 식품당국 또한 이에 대한 단속을 게을리 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당부했다.

그런가 하면 지난 공정거래위원회는 21일 커피전문점 커핀그루나루와 해리스에 대해 가맹사업법 위반행위로 시정명령을 내리기도 했다. 공정위에 따르면, 커핀그루나루는 허위-과장정보 제공 및 가맹금 미예치, 정보공개서 미제공 행위 등으로 시정명령을 받았으며, 해리스는 가맹금 미예치, 정보공개서 미제공, 계약서 사전제공 의무 위반 행위 등으로 제재를 받았다.

커핀그루나루는 2010년 2월 가맹희망자에게 아무런 근거 없이 월평균 예상매출액으로 초기 6개월 6000만원, 이후 12개월까지 8000만원, 12개월 이후 1억원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계약체결 후 실제 가맹점을 운영한 결과 2년간 월평균 매출액은 절반에도 못 미치는 3500만원에 불과했다.

또 이들은 가맹희망자로부터 각각 2100만원, 2800만원의 가맹금을 수령한 뒤 은행 등에 예치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외에도 이들 사업자는 가맹희망자에게 정보공개서나 가맹계약서를 제공하지 않거나 날짜를 위반한 채 가맹계약을 체결했다. 이 같은 위반 사례들이 속출하자, 대형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들이 위기를 겪기 시작한 것 아니냐는 업계의 관측이 조심스럽게 제기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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