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8개월을 막 지난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도를 두고 정치권은 물론, 일반 국민들까지 다양한 반응을 내놓고 있다. 이제 겨우 초반 레이스를 달리고 있을 뿐인데, 미리부터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낙인론을 찍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우려스러운 생각이 든다.
여론조사 기관별로 조금씩 차이가 있긴 하지만, 대체적으로 박 대통령은 여전히 50%대 중반의 지지율을 얻고 있다. 지난 5월 한-중 정상회담을 성공적으로 마친 이후부터 남북관계 회복, G20정상회의 등을 거치며 70%대에 육박할 만큼 지지도가 치솟았던데 비하면 분명 지지율이 하락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이보다 더욱 중요한 사실 한 가지가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대선에서 51.55%를 득표했었다는 것이다. 현재의 지지율이 다소 하락 추세에 있다고 하지만, 그것이 결코 대선 득표율 아래로 추락한 것은 아니다. 단순하게 분석했을 때, 지난 대선에서 박근혜 대통령을 지지했던 국민들은 변함없이 정권에 대한 희망과 기대를 가지고 있다는 뜻이 될 수 있는 것이다.
물론, 100% 국민대통합을 약속했던 박근혜 대통령이 지금 50%대 국민 절반의 지지만을 얻고 있다는 점은 조금 아쉬운 대목이다. 하지만, 이 또한 반대로 생각해볼 수 있다. 대통령 지지도가 100%인 국가와 50%인 국가 둘 중, 건강한 자유민주주의는 후자 쪽에 가까울 수 있기 때문이다. 즉 대통령 국정수행 지지율이 50%대를 유지하고 있다는 사실은 다양한 정치적 견해와 견제가 작동하고 있다는 방증인 셈이다. 그런 면에서 최근 야당이 제기하는 ‘박근혜 독재’ 논리는 다소 무리한 느낌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특히, 현재의 지지율이 대선 득표율보다 아래로 떨어지지 않고 있다는 점은 중요하다. 득표율 이하로 떨어지게 될 경우, 국민적 불안 심리를 키울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지금 박 대통령이 얻고 있는 50%대의 지지율은 여전히 건강한 지지율을 유지하고 있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정치권과 국민이 우려해야 할 것은 이제 본격적으로 가속도가 붙기 시작한 정권이 추동력을 잃고 갈피를 잡지 못하게 되는 일이다. 대통령중심제 국가에서 대통령의 국정 장악력이 약화되면, 그 불행은 대통령의 몫이 아닌 바로 국민의 몫이 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무조건적인 대통령 비방과 흠집내기에 열을 올릴 때가 아니다. 여야를 떠나 진정으로 국민을 위한다면 박근혜 대통령을 성공한 대통령으로 만들기 위해 모두가 힘을 모아야 한다. 5년 내내 국민적 원성을 샀던 지난 정권 시절을 생각한다면, 박근혜 정권의 성공은 누구를 위해서가 아닌 우리 모두를 위해서다.
박근혜 대통령도 마찬가지다. 무조건 잘못한 것이 없다고 침묵으로만 일관할 게 아니라, 잘못이 없다면 떳떳하게 국민 앞에 나서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아울러, 야당에 대해서도 정권의 성공을 위해 힘을 모아줄 수 있도록 명분을 주고 참여할 수 있는 판을 만들어줘야 함은 물론이다. 여야가 상생을 위해 협력하고 양보하는 모습을 보일 때, 박근혜 대통령의 건강한 지지율은 더 견고해질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