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퇴근길에 차를 몰고 다니는 A씨는 항상 집 근처 일반 주유소를 두고 집에서 10km정도 떨어진 알뜰 주유소를 들르곤 한다. 꼼꼼히 비교해본 것은 아니지만, ‘알뜰’이라는 말 때문에 여타 주유소보다 요금이 더 쌀 것 같다는 생각에서였다. 하지만 그렇게 ‘알뜰 주요소’만을 찾던 어느 날,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당연히 알뜰주유소 요금이 더 쌀 것이라고 믿었으나 집 앞 주유소와 요금을 비교 해본 결과, 불과 9원밖에 싸지 않은 것을 알게 된 것이다. 허탈해진 A씨는 궁금해졌다. 알뜰 주유소는 정말 알뜰한 것일까?
알뜰 주유소가 일반 주유소와 요금 차이가 나지 않았던 이유는 정유사가 석유공사와 맺은 계약가격보다 더 비싸게 휘발유를 공급했기 때문이었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소속 새누리당 홍일표 의원이 한국석유공사로부터 제출받은 석유제품 매매계약서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석유공사와 농협중앙회가 지명경쟁 입찰을 통해 낙찰된 GS칼텍스와 현대오일뱅크와 매매계약을 체결하고, 계약조건으로 무채권주유소 공급가격보다 리터당 38원 저렴하게 알뜰주유소에 공급하기로 했다.
그러나 2011년 12월부터 올해 3월까지 현대오일뱅크가 알뜰 주유소에 공급한 휘발유 평균 가격은ℓ당 1844.17원으로 무채권주유소ℓ당 평균 공급가격 1853.25원보다 9.08원밖에 싸지 않았다. GS칼텍스의 경우도 지난해 2월부터 올해 3월까지 알뜰주유소에 공급한 휘발유 평균 가격은 ℓ당 1846.02원, 무채권주유소ℓ당 23.03원 낮은 1869.05원이었다.
이에 대해 홍일표 의원은 “석유공사와 정유사의 매매계약 내용에 따르면 알뜰주유소의 휘발유가격은 일반 주유소보다 리터당 40~50원 싸야한다”며 “석유공사는 정유사들의 계약 이행 여부를 지금이라도 점검해 정유사들의 계약 위반이 드러날 경우 법적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