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근혜 대통령 영국 임페리얼대학 '한·영 창조경제포럼' 기조연설 전문
제임스 스털링(James Stirling) 임페리얼 대학 부총장님, 데이빗 윌렛(David Willetts) 기업혁신기술부 대학·과학 국무상님, 함께 하신 내외 귀빈 여러분,
'한·영 창조경제 포럼' 개최를 진심으로 축하하며, 이 자리를 마련해 주신 영국 정부와 임페리얼 대학 관계자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세계적인 과학기술 명문인 임페리얼 대학에서 한국과 영국의 과학기술자, 기업인, 전문가들이 모여 창조경제의 미래를 논의하게 되어 매우 기쁘게 생각합니다.
존경하는 내외 귀빈 여러분!
근대경제학의 창시자 아담 스미스는 '국부론'에서 국부 증대의 원천은 같은 양의 노동을 투입해 더 많은 재화를 생산해내는 '생산성(Productivity) 제고'라는 점을 밝혔습니다.
지금은 당연한 얘기지만, 국부가 그 나라의 '금 보유량'에 의해 결정된다고 생각했던 당시의 중상주의 사상에 비추어 볼 때, 혁명적인 주장이었습니다.
아담 스미스 같은 혁신적 사상가를 배출했던 영국은 이후 산업혁명을 주도하며 생산성을 크게 높여 근대 자본주의 발전과 세계경제 성장을 주도했습니다.
하지만,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발생 이후 세계경제의 침체가 지속되면서, 생산성 증대를 핵심으로 하는 기존의 경제발전 패러다임은 한계에 이르렀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세계경제의 활력 회복을 위해서는 경제발전 패러다임의 근본적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존경하는 내외 귀빈 여러분,
저는 새로운 변화의 동력을 국민 개개인이 갖고 있는 잠재적인 '창조성(Creativity)'에서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생산성(Productivity)'이 아니라 '창조성(Creativity)'이 국부 증대의 원천이라는 의미입니다.
'요리를 많이 하는 데 힘쓰기 보다는 더 훌륭한 요리법을 찾는 데 집중해야' 새로운 시장과 부가가치,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는 것입니다.
이런 관점에서 한국 정부는 창조성을 핵심가치로 하는 '창조경제'를 새로운 경제발전 패러다임으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국민 개개인의 창의적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과학기술과 IT를 접목하고, 산업과 산업, 산업과 문화의 융합을 촉진해 새로운 시장과 일자리를 만드는 것입니다.
지금 창조경제 구현을 위한 한국의 노력이 구체화되고 있습니다. OECD 국가중 두 번째로 높은 GDP 대비 R&D 투자를 더욱 확대하고, 창업ㆍ벤처기업을 위한 금융 인프라를 강화하며, 공공정보를 민간에 개방해 다양한 비즈니스로 연결할 수도 있는 '정부 3.0'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또한 모든 규제를 네거티브 시스템으로 전환하고 있고, 융복합과 신산업 창출을 가로막는 규제를 과감히 철폐하고 있습니다.
창의적 아이디어와 신기술을 전문가의 멘토링과 금융지원으로 뒷받침해서 사업화로 연결될 수 있게 하는 ‘창조경제타운’ 사이트를 오픈해서 창조경제의 플랫폼을 구축하는 새로운 실험도 진행 중입니다.
짧은 기간동안 많은 국민들의 새로운 아이디어와 기술들이 창조경제타운에서 새로운 사업으로 연결되기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런 국민의 참여가 적극적으로 창조경제로 연결되도록 해 나갈 것입니다.
내외 귀빈 여러분,
영국은 창조경제에 있어 두각을 나타내는 나라입니다. 90년대 후반부터 문화, 미디어, 소프트웨어 등 창조산업을 체계적으로 육성해 왔습니다. 그 결과 해리포터, 'Doctor Who' 등 수많은 성공사례를 만들어 내고 있습니다.
저는 이제 한국과 영국이 두 나라 특유의 국민적 창의성을 결합해서 더 새롭고 더 풍부한 창조의 길에 나서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110명의 노벨상 수상자가 대변하는 영국의 기초과학과 스마트폰과 반도체가 상징하는 한국의 IT 경쟁력과 응용기술을 결합해서 세계가 놀라는 융합기술을 만들어 가길 기대합니다. 영국의 문화콘텐츠에 한국의 IT를 접목해 스마트 콘텐츠를 만들고, 한국의 한류와 영국의 미디어산업이 만난다면 더 큰 시너지가 나올 수 있을 것입니다.
이번 저의 방문을 계기로 양국의 과학기술을 이끌어온 KAIST와 임페리얼대학, 공공정보의 민간 활용을 맡고 있는 한국정보화진흥원과 영국 ODI가 협력 MOU를 체결했습니다. 아직은 초기단계지만, 창조경제 협력에 매우 의미 있는 발걸음이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이런 움직임이 더욱 확산되어서 한국과 영국의 창조경제 구현을 앞당기고, 세계적인 '창조경제 시대(Creative Economy Age)'의 문을 함께 열어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 창조성이 국부의 원천이 되는 21세기 '신 국부론'을 양 국민이 함께 써나가기를 희망합니다.
오늘 포럼이 그 노력의 출발점이 되어 양국의 창조경제 비전과 경험을 공유하고, 과학기술, 콘텐츠, 문화, 방송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을 확대하는 소중한 기회가 되기를 기대합니다. 창조경제 포럼 개최를 다시 한 번 축하하며, 풍성한 결실을 기대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