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청원 역할론” 당내․외 지각변동 예고
“서청원 역할론” 당내․외 지각변동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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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左김기춘-右서청원’ 시대 개막, 기대 크지만 실망도 클 수 있어

새누리당 서청원 의원이 여의도에 다시 둥지를 틀게 됨에 따라 당내외 지각변동의 중심추가 됐다. 단순히 7선 성공과 과거 한나라당 대표를 역임했다는 화려한 정치경력뿐만 아니라 박근혜 대통령의 실질적인 조력자인 친박원로이기 때문이다. 박 대통령의 신임과 함께 버팀목으로서 그 역할을 여야 모두 주목하는 이유이다.

서 의원은 1998년 한나라당의 사무총장 시절에 박 대통령의 대구 달성 보궐선거에서 인연을 맺었고, 당의 ‘차떼기 사건’으로 옥고를 치렀다. 또 이명박 정부 시절 친이계의 ‘공천학살’에 반발해 친박연대를 창당하며 박 대통령을 지키려했으나, 2009년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의원직 상실과 구속이라는 아픔을 겪기도 했다.

하지만 4년 5개월 만에 여의도에 입성하게 됨에 따라 박근혜 정부의 ‘좌 김기춘-우 서청원’이라는 프레임이 완성됐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특히 내년에 있을 국회의장, 당 대표, 원내대표 선출에서 서 의원의 방향추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와 함께 여권 내부의 김무성 의원 독주 체제에 변화가 도래할 경우 차기 당권 경쟁 구도와 여권 내 주요 권력 지도에도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그는 이미 당선 일성을 통해 “당의 화합에 울타리 역할을 할 것이고, 박근혜정부의 성공은 여야 정파를 떠난 국정의 핵심과제가 될 수밖에 없기 때문에 경륜과 경험을 동원해 박근혜정부의 울타리 역할에 충실하겠다”고 말해 당내외 지각변동의 핵심역할을 수행할 것임을 내비치기도 했다.

▲ 새누리당 서청원 전 대표의 원내 귀환이 1주일을 지나고 있는 가운데, 여야 모두 서 전 대표의 역할론에 대해 주목하고 있다. 사진 / 유용준 기자

청와대, 경색국면 구원투수 활약 기대
2% 부족한 여권의 가교역할에도 주목

서 의원의 강점은 7선의 국회 최다선이라는 경륜과 ‘6ㆍ3 세대’, 상도동계 출신으로 여권뿐만 아니라 소위 동교동계를 비롯한 야권과도 상당한 교감이 이뤄지고 있다는 점이다. 이런 이유 때문에 당청 간 가교역할과 여야의 소통에도 윤활유 역할을 하며 경색국면의 구원투수로써 활약해 줄 것을 바라는 것이 청와대의 속내로 보여진다.

청와대는 박 대통령이 정치와 거리를 두고 있는 행보를 보이는 상황에서 서 의원이 그 부족한 2%의 역할을 내심 생각하는 모습이다. 현 새누리당 지도부가 뚜렷하게 못한다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그렇다고 잘한다고 생각할 수도 없는 무기력함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경제살리기와 민생관련 입법 지연으로 정부 정책을 올바로 뒷받침하지 못하고, 엎친데 덮친 격으로 국정원 댓글 의혹 공방에서 야당의 적극적 공세를 희석화 시키지 못하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서 의원이 표류하고 있는 당의 방향을 잡아 정치력을 발휘하고, 당정청의 조화뿐만 아니라 야권의 정치적 공세도 무력화시켜줄 것을 바라는 눈치다.
 
일방독주식 당청관계 변화에 역할
野, 꼬인 정국 가교역할에 주목

새누리당의 입장도 서청원 역할론에 힘을 보태고 있다. 황우여 대표와 최경환 원내대표 등 당 지도부가 청와대에 제목소리를 내지 못한다는 것이 당내에 적지 않다. 서 의원이 청와대의 일방독주식 당청 관계에 저울추가 되어 당의 목소리를 여과 없이 전달해줄 것을 기대하는 것이다.

하지만 문제는 서 의원이 정치적 보폭을 넓힐 경우 현 체제를 유지하려는 주류 친박과 김무성 의원 등 당권을 노리는 세력과의 힘겨루기에서 어떤 행보를 보일지 가장 큰 핵심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자칫 계파 갈등으로 이어질지도 모르는 상황이어서 어떤 묘책이 나올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민주당은 서 의원이 불통의 청와대와 야당의 가교역할로 꼬인 정국을 풀어줄 소통 창구역할을 희망하고 있다. 박지원 민주당 전 원내대표가 “서 의원과 가까운 친구”라고 밝힌 대목이 좋은 사례이다.

박 전 원내대표는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지금 현재 박 대통령의 1인 지배 체제로 혼자서 모두 결정하고 있어 아무도 박 대통령한테 직언을 못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박 전 원내대표는 “박 대통령은 임기를 5분의 1을 이미 보내고 있지만, 아무것도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며 “이런 일들을 좀 강하게 대통령에게 지적해서 이뤄질 수 있는 역할이 서청원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역할론에 부정적인 입장도 많아
“청와대에 이견 표출할 수 없을 것”

청와대와 여당, 야당이 서 의원에게 바라는 역할이 많다는 것은 그 만큼 기대가 크지만 실망도 클 수 있다는 것이다. 청와대의 생각처럼 박 대통령의 의중을 중심으로 당과 야당을 잘 조율해주길 바라는 것은 박 대통령과 변치 않는 의리를 바탕으로 청와대의 의중을 진두지휘해주길 바라는 것으로 모아지기 때문이다.

홍문종 새누리당 사무총장은 “서 의원은 적극적으로 새누리당이 잘하고 청와대와 화합할 수 있도록 치어리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혀 박 대통령의 뜻에 이견을 표출할 수 있겠느냐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민주당은 서 의원이 청와대에 직언을 하는 것을 기대하지만 이 같은 기류 때문에 박 대통령의 또 다른 입이 될 것을 우려하기도 한다. 이와 관련, 서 의원 측은 새로운 리더십과 큰 틀의 정치를 밝히며 앞으로 정치적인 역할을 하는데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고 서 의원의 역할론을 강조했다.

새누리당 노철래 의원은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서 전 대표는 당내에서 어떤 의사만 집약되고 모아진다면 어떤 역할이 요청되더라도 본인은 정치적 역할을 하는데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며 “당내 152명의 국회의원이 지금 우리 당이 이 상태로는 안 되겠다는 것을 대부분 다 느끼고 있으며 당에서도 서 전 대표가 그 역할을 해 줄 것으로 큰 기대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의 대야관계나 대국민관계에서는 새로운 리더십, 큰 틀에서의 정치가 필요하다는 걸 초·재선, 다선들이 다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윤상현 새누리당 원내수석부대표도 한 언론인터뷰를 통해 서 전 대표가 당으로 복귀하면 중추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당에는 구심점 역할을 할 만한 분들이 필요하다”며 “서 전 대표는 그런 역할을 할 수 있는 능력과 역량을 갖고 있는 분으로 서 전 대표가 당 대표를 하느냐, 마느냐로 논란이 있지만 나는 당 대표를 안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정치 전면에 나서지는 않겠지만, 당내에서 힘을 합칠 수 있는 정신적 지주로서 역할을 할 것”이라며 “버팀목으로서 박근혜정부가 성공하는 데 토양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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