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그룹 노조로부터 ‘그림자 회장’으로 지목된 황두연 ISMG코리아 대표의 현대그룹 경영 부당개입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현대종합연수원 시공업체들을 압수수색했다.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3부(부장검사 황의수)는 12일 현대종합연수원 시공사인 파라다이스글로벌건설 등 5~6곳을 압수수색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현대종합연수원 설립과정에서 현대그룹이 계열사를 동원해 부당지원을 한 정황을 포착하고 황씨의 개입여부를 살펴보기 위해 압수수색을 단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7월 말 준공된 현대종합연수원은 현대아산이 공사를 진행하다 파라다이스글로벌건설로 시공사가 변경됐다. 검찰은 이 과정에서 현대그룹이 현대아산 측에 1700억원을 부당지원한 것으로 보고 수사를 벌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압수물 분석 후 현대그룹 및 시공사 관계자를 불러 사실관계를 파악한 뒤 황 대표를 소환할 방침이다.
한편 검찰은 올초부터 황씨가 현대그룹 경영에 부당개입해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의혹을 수사해왔다. 황씨는 현대상선의 미국 내 물류를 담당하는 용역업체를 통해 현대그룹 계열사에 실제 단가보다 부풀린 가격으로 납품한 뒤 차익을 빼돌리는 수법으로 340만달러 상당의 비자금을 조성한 의혹을 받고 있다.
황씨는 또 2011년 현대증권이 현대저축은행(옛 대영상호저축은행)을 인수·합병하는 과정에서 부당개입하고 불법대출을 받은 의혹도 받고 있다. 현대증권 노조는 지난 3월 황씨 등을 검찰에 고발했다. 이에 검찰은 현대증권 노조 등이 제기한 의혹을 중심으로 황씨가 실제로 그룹 내 주요의사 결정이나 경영권에 관여했는지 등을 살펴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