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 깬 GT계 민평련, “민주주의 수호 싸워나갈 것”
침묵 깬 GT계 민평련, “민주주의 수호 싸워나갈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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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진당 해산청구에도 반대, “박근혜 국회연설서 군관 정치개입 사과해야”
▲ 민주당 소속 고 김근태 전 의장 계파인 민평련 소속 의원들이 그간의 침묵을 깨고 박근혜 정권의 반민주적 행태와 통합진보당 해산심판 청구 등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나섰다. 사진 / 뉴시스

정부의 통합진보당 해산심판청구에 대해 민주당 소속 의원들이 처음으로 공개적 반대 입장을 표명하고 나섰다.

당내 재야 운동권 출신 그룹이자 故 김근태 전 열린우리당 의장 계파인 민주평화국민연대(민평련) 소속 의원 20명 전원으로, 이들은 13일 ‘민평련’ 명의의 성명을 내고 “우리는 침묵할 수 없다”며 “오늘 한국사회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련의 과정들은 지난 시절 암울했던 야만의 시대가 다시 재연되고 있다는 의심을 하기에 충분하다”고 밝혔다.

이들은 그러면서 “우리 헌법은 누구든 자유롭게 설립할 수 있는 정당에 그 운영에 필요한 자금의 지원 근거까지 두면서, 국가에게 정당을 보호할 의무를 부여했다”며 “현재 진행되고 있는 통합진보당에 대한 해산제소는 박근혜 정권의 정치보복이고, 구시대적인 매카시즘의 부활이다. 백 번을 양보해도 정당차원에서 민주적 기본질서를 위반한 범죄행위가 법원에서 확정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박근혜정부 8개월은 퇴행의 연속이었으며 공포정치, 억압정치의 재연이었다”며 “국민들은 더 자유스러워진 것이 아니라 더 큰 공포를 느끼고 있다. 헌정질서를 유린한 군과 관의 조직적 선거개입은 권력에 의해 노골적으로 은폐되고 엄호되고 있으며 사회곳곳에서 과거 유신체제의 굴종의 살을 요구하고 있다”고 강하게 성토했다.

또, “전교조 법외 노조화, 전공노 압수수색, 시민단체 강제해산 법 추진 등 나라가 온통 살벌한 전쟁터로 변했으며 바야흐로 신공안시대”라면서 “친일독재미화 역사왜곡의 고교 교과서 채택은 민주화 이후 정상국가로의 이행을 포기하고 과거로 회귀했음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방증”이라고 꼬집었다.

이들은 아울러, “민생의 근원인 민주주의는 후퇴했다. 이에 대한 책임은 야당과 국민을 무시한 박근혜정부에게 전적으로 있다”며 “의회와 국민 무시를 거듭하고 있는 박근혜 대통령은 18일 국회시정연설에 앞서 군과 관의 전방위적 정치개입에 대한 사과와 재발방지 민주주의 수호를 위한 대책을 내놓아야 할 것”이라고 요구했다.

특히, 민평련은 “과거 권위주의 시절의 억압의 통치가 재연되고 있는 현실을 직시한다”면서 “우리는 민주주의 수호를 위해 싸워 나갈 것”이라고 정권을 향한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

이들은 덧붙여 마틴 니묄러의 ‘그들이 나를 잡아갈 때’라는 시 한편을 소개하기도 했다.

독일에서 처음 나치가 등장했을 때
처음에는 그들은 유태인을 잡아갔습니다.
그러나 나는 침묵했습니다.
왜냐하면 나는 유태인이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
그 다음에 그들은 사회주의자들을 잡아갔습니다.
그때도 나는 침묵하였습니다.
왜냐하면 나는 사회주의자가 아니었기 때문이지요.

그리고 그 다음엔 노동운동가들을 잡아갔습니다.
나는 이때도 역시 침묵하였습니다.
왜냐하면 나는 노동운동가가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
그리고 어느 날부터 내 이웃들이 잡혀가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나는 침묵하였습니다.
왜냐하면, 나는 그들이 잡혀가는 것은
뭔가 죄가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
그러던 어느날 그들은 나를 잡으러 왔습니다.
하지만 이미 내 주위에는 나를 위해
이야기해 줄 사름이 아무도 남아 있지 않았습니다.

한편, 민평련 대표를 맡고 있는 최규성 의원은 “선거에서 3% 득표를 얻지 못하면 정당이 해산되게 돼 있는데 정부가 굳이 통합진보당 해산심판을 청구한 것은 민주주의의 근간을 흔드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설훈 의원도 “정당 해산은 국민이 해야 하는 것”이라며 “정당해산을 요구하는 것은 헌법상 초유의 일이고 국민 기본권을 제약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당내 민평련 소속 현역 의원으로는 최규성, 노영민, 인재근, 김민기, 김승남, 박완주, 설훈, 신계륜, 윤관석, 우원식, 유승희, 유은혜, 이목희, 이인영, 이춘석, 진성준, 홍의락, 홍종학, 홍익표, 김성주 의원 등이 있다. 민평련은 친노계에 이어 가장 큰 계파지만, 구심점인 김근태 전 의장이 생존해 있을 때도 정치결사체로서 계파색을 짙게 드러내지는 않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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