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1일 제일모직 패션부문 에버랜드行 앞두고 퇴사

제일모직 간판 디자이너이자 여성복 브랜드 ‘구호’를 만든 정구호 전무가 회사를 떠난다. 이에 따라 제일모직의 구조조정이 본격화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정 전무의 퇴사시기가 내달 1일 제일모직 패션부문의 에버랜드 이관을 앞둔 시기이기 때문이다.
지난 15일 제일모직에 따르면 정 전무는 미술, 도예 등 예술분야에 도전하기 위해 회사를 떠나기로 결정했다. 정 전무는 지난 2003년 제일모직이 구호 브랜드를 인수하면서 제일모직에 ‘르베이지’, ‘헥사바이구호’ 등 여성복 사업부의 디자인을 책임져왔다.
그간 정 전무는 아티스트로서 창의적인 작업을 계속 하고 싶어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퇴사 후 그는 직접 진두지휘한 창작무용 ‘묵향’ 작업에 집중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정 전무는 지난 4월 국립무용단 ‘단’의 연출을 맡기도 했다.
그러나 업계 일각에서는 정 전무의 사퇴가 내달 1일 제일모직 패션사업의 에버랜드 이관을 앞두고 대규모 구조조정을 예고하는 신호탄 아니냐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정 전무의 경우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차녀인 이서현 제일모직 부사장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아온 데다 업무성과도 나쁘지 않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정 전무는 인수당시 매출이 100억원에 못 미치던 구호를 10년 만에 900억원대의 대표 브랜드로 키워낸 성과를 인정받아왔다. 제일모직 측은 정 전무 퇴사 이후에도 ‘구호’ 사업에는 변함이 없을 것이란 입장을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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