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표와 DJ의 관계 개선...산업화 세력과 민주화 세력의 화해로
박 대표와 DJ의 관계 개선...산업화 세력과 민주화 세력의 화해로
  • 윤여진
  • 승인 2005.11.19 2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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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4일에는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가 김대중 도서관으로 찾아가 DJ를 만났다. 양김씨는 뜻을 같이 했던 동지였다가 노선을 달리했던 케이스였지만 김대중과 박정희의 관계는 그야말로 정적이었다. 그러므로 박 대표와 DJ의 관계 개선은 곧 산업화 세력과 민주화 세력이라는 커다란 의미를 부여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 때문에 박 대표와 DJ의 관계 개선은 산업화 세력과 민주화 세력의 화해라는 의미를 지닌다. 박 대표는 녹차를 준비해 DJ에게 선물했다. 국민의 정부 시절 국정원장을 지낸 임동원, 신건 씨에 대한 검찰의 사전구속영장 청구 소식이 있기 전까지만 해도 무척이나 화기애애한 분위기였다고 양 측근들은 전한다. DJ는 박 대표를 맞이한 자리에서는 의자를 뒤로 빼주는 ‘신사도’를 발휘하는 등 1시간 20여분간에 걸친 대화에서 시종 부드러운 분위기를 이끌어 갔다. 이 자리에서 박 대표가 DJ의 장남 김홍일(민주당) 의원 삼녀의 결혼 이야기를 꺼내자 SJ는 박 대표의 동생인 지만씨의 득남 축하인사를 건내는 것으로 응답했다. 하지만 동교동의 화기애애한 분위기는 저녁 무렵 검찰로부터 전해진 비보에 일순간 얼어붙었다고 한다. DJ측 최경환 비서관은 임·신 전 국정원장의 사전구속영장 청구 소식이 전해지자 "DJ가 박 대표와의 면담 후 좋지않은 소식을 듣고 매우 언짢아했다"며 "(검찰은) 즉각 영장 청구를 취소하라"며 초강경 발언을 내뱉었다. 최 비서관은 "5년 동안 미림팀에 의해 철저한 감시와 도청을 당한 국민의 정부 사람들이 도청 혐의로 책임을 추궁 당하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며 영장청구에 대해 '무도한 일' 등의 표현을 쓰며 맹비난했다. DJ와 YS의 전화통화를 계기로 정치권에선 "3김 정치의 청산은 단순한 '배제'가 아니라 '극복'에서 이뤄진다"는 말이 나돈다. ◆ 함부로 단정 지을 수도 없는 상황 열린우리당 임시 지도부에 이어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의 김대중 전 대통령 방문 이후, 정치권의 이슈 선상에 오른 김대중 전 대통령의 행보는 방문 당사자를 포함한 정치권 전체에 커다란 영향력을 발휘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김종필 전 자유민주연합 총재도 최근 충청권 기반의 가칭 국민중심당에 힘을 실어 주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정치권에는 때 아닌 3김 시대의 영향력에 대한 논란이 다시 일고 있다. 중심당에 힘을 실어주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치권에는 때 아닌 3김 시대의 영향력에 대한 논란이 다시 일고 있다. 물론 이들 3김의 행보가 과거와 같은 엄청난 영향력을 발휘하지는 하지만 일부 국민들은 이들에 대한 나름대로의 존경심과 일정한 지지층을 형성하고 있어 정치권에 대한 영향력은 여전히 살아있다는 것이 중론이다. 또한 이들 3김의 현실 정치 참여 행보는 각자의 달라진 위치에서 제각각이지만 그 중 김대중 전 대통령의 행보는 정치권에 대한 영향만큼이나 주요 관심 대상인 것도 사실이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김영삼 전 전 대통령과 함께 한평생을 시대상황에 따라 정치적 동지로서, 때로는 선의의 경쟁자로서 민주화 역사와 함께 해 왔다. 특히 1987년 6월 항쟁 당시 국민의 힘으로 쟁취한 대통령 직선제를 통한 정권교체의 희망을 두 김씨가 단일화에 실패함으로써 이들은 민주개혁세력의 분열의 상징으로서 지역구도라는 뿌리를 유지시키는 데 일조했다고 할 수 있다. 여기에다 영원한 2인자로 통하는 김종필 전 총재의 경우도 충청권을 기반으로 한 정단으로서 캐스팅 보트를 행사해 왔으나 지난해 17대 총선에서의 탄핵역풍과 자민련의 낮은 지지도로 정치권에서 어쩔 수 없이 물러나야만 했다. 하지만 최근 김종필 전 총재는 다시 본격적인 공식활동을 재개하기 시작한 것은 심상치 않아 보인다. 또 다시 YS가 DJ에게 가한 공격으로 지난 화해 전화는 물거품이 되어버린 것 같지만 그렇다고 함부로 단정지을 수 없는 상황인 것만은 사실이다. 두 김씨의 기반인 영남과 호남권으로 분열되어 왔던 민주개혁세력의 화해와 통합을 주장하는 열린우리당내 일부 의원들도 이러한 사실을 뒷받침해 준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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