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신당 창당 ‘초읽기’, 여야 촉각
안철수 신당 창당 ‘초읽기’, 여야 촉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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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 양당제 균열…야권 ‘격랑’ 속으로

 안철수 신당 창당 선언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안철수 신당은 제1야당인 민주당에 맞서며 야권 재편을 촉발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연일 경고음을 내놓고 있다. “야권 분열은 필패”라는 것이다. 안철수 무소속 의원은 “내년 지방선거를 위한 연대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지방선거에서 호남은 물론 수도권에서도 진검승부가 불가피해 보인다. 안철수 신당이 새누리당과 민주당이 양분하는 정치지형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 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 안철수 신당이 창당을 위한 보폭을 넓히면서 안 의원은 여야 정치권을 싸잡아 비판하는 등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사진 /유용준 기자

안철수, 거대 양당 싸잡아 비판·차별화 광폭 행보
安 신당 ‘호남편중’ 뚜렷…전국적 기반 확보 ‘관건’
내달 초 신당 창당 공식화…安 신당 지지율 ‘상승’

안철수 신당의 창당 선언이 임박했다. 시기는 이달 말과 다음 달 초 사이에서 저울질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내년 6월 지방선거에 후보를 내려면 내년 2월까지는 창당 작업을 마무리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창당 선언을 통해 창당 작업을 공식화하고 창당준비위원회 구성, 창당 발기인대회 등에 나서야 한다.

안철수 창당 선언 ‘임박’

안철수 신당이 창당을 위한 보폭을 넓히면서 안 의원의 태도도 달라지고 있다. 여야 정치권을 싸잡아 비판하는 등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는 것이다. 그는 17일 국민동행 창립대회에서 “국민 삶보다 정쟁에 몰두하는 정치, 다음 정권 탈취에만 관심을 두는 정치는 이제 사라져야 한다”며 “선거가 끝나고 1년이 되가는 지금 결국 정치는 단 한 발도 못나가고 있다”며 거대 양당을 비판했다.

안 의원은 또한 양당제의 폐해에 대해 비판하면서 신당 창당의 당위성을 피력했다. 지난 13일 그는 “양당제는 좋은 사람들이 아무리 모여 있더라도 원심력이 작용하는 구조”라며 “균형이 무너지면서 양극단에 있는 1%의 목소리 큰 사람들의 의견으로 갈라질 수밖에 없게 만든다”고 일침을 가했다. 거대 양당에 의한 정치파행을 지적한 것이다.

그는 우리정치 문제점의 근원으로 양당제를 지목하며 “이해관계 당사자들의 갈등을 조정하는 정치의 본래 역할을 본다면, 양당제보다 다당제가 그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다”고 제시했다. 이 같은 발언은 다당제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한편 민주당과 별개로 독자세력화를 분명히 한 것으로 해석된다.

안철수 의원 측은 늦어도 다음 달 초에는 신당의 공식 창당 선언과 함께 신당이 나아갈 방향과 구체적인 일정표를 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안 의원 측은 지역조직을 강화하기 위한 행보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안 의원의 싱크탱크격인 ‘정책네트워크 내일’은 아직 실행위원이 인선되지 않은 대구와 경북, 강원 지역에 대한 인선작업을 서두르는 한편 인선된 실행위원들을 중심으로 지역 내 조직화를 빠르게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安 신당에 시각 제각각

안철수 신당의 공식 창당 선언이 임박해지면서 정치권의 촉각이 곤두섰다. 특히 영향권에 들어 있는 민주당의 긴장이 역력하다. 연일 “야권 분열”이라며 경고음을 내놓고 있는 것이다. 신당이 야권의 분열을 초래해 새누리당이 반사이익을 누릴 것이라는 의견이다.

민주당 정대철 상임고문은 17일 “무소속 안철수 의원과 민주당은 합해야 한다”며 “갈라서면 필패”라고 주장했다. 야권이 승리하려면 연대나 통합으로 가야한다는 주장이다.

이인영 민주당 의원도 20일 야당의 분열을 피해가기 위해 안철수 신당 창당에 반대 의견을 피력했다. 이 의원은 MBC라디오 <신동호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야권의 분열이)특히 정당의 모습으로 나누어져서 나타나는 것은 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라며 “야권의 통합이 정방향이지 야권의 분열, 분립 이런 것들은 그에 반하는 방향 아니냐”라고 지적했다.

반면 안철수 신당은 “야권 강화”라는 입장이다. 송호창 무소속 의원은 19일 “야권 전체의 입장에서 보면 새로운 정치세력화를 하면서 야권의 세력을 합했을 때 야권이 확대되고 강화하는 결과가 생긴다”고 말했다.

여권은 안철수 신당의 창당 손익계산에 분주하다. 안철수 신당이 ‘연대없는 독자세력화’로 나간다면 새누리당은 어부지리를 얻게 된다. 야권의 분열이 이익이라는 것이다. 반면 안철수 신당이 민주당과 ‘신야권연대’를 만든다면 얘기는 달라질 수 있다.

실제 새누리당은 범야권연합체인 ‘국민행동’에 안 의원측이 참여하자 경계심을 나타냈다. 민현주 새누리당 의원은 17일 안철수 의원을 겨냥해 “조만간 안철수 의원이 창당한다는 소식이 들리는데, 오늘의 국민행동이 그 터를 닦기 위한 정치적 쇼의 과정이 아니길 바란다”며 불안감을 나타냈다.

아울러 안의원의 새정치가 구체적인 내용을 갖고 나올 경우, 여권은 위험할 수 있다. ‘구태정치 대 새정치’라는 공세가 새누리당을 위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럴 경우 보수층의 분열도 예상할 수 있다.

안철수 신당이 야권의 지형 변화는 물론 거대 양당구도를 깨뜨릴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되는 가운데 신당에 대한 우려와 문제점도 거론되고 있다.

安 신당, 극복해야 할 문제는?

안철수 신당 창당과 관련, 제기되는 문제는 △호남지역 편중 △정치적 지향성 모호 △개인의 인기에 의존하고 있다는 점이다.

우선 안철수 신당의 ‘호남지역 편중’ 문제다. 실제 안철수 신당의 전국 12개 권역 실행위원을 살펴보면 광주·전남 실행위원 122명을 포함한 호남 위원은 209명으로 집계됐다. 전국 534명 실행위원에서 호남 비중이 39.1%를 차지하고 있다. 지역 편중을 확인할 수 있는 결과다. 이 때문에 안철수 신당이 ‘제2의 호남신당’이라는 비난이 제기되고 있다.

실행위원의 정치적 이념도 모호하다. 안철수 신당이 성공하려면 안 의원이 주장하는 ‘새정치’에 대한 구체적인 정책과 지향이 드러나야 한다. 그러나 안철수 신당 측에 모인 인사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정치적 지향을 알 수 없다. 심지어 정치적으로 대척점에 있는 강한 보수 성향의 자유총연맹이나 통합진보당 출신도 포함돼 있어 정치적 색깔을 가늠할 수 없는 탓이다. 

안 의원은 새정치의 기본개념으로 △민생 위주 정치△정의로운 사회 만드는 정치△실천하는 정치를 제시한 바 있다. 안 의원은 새정치의 다른 이름은 좋은 정치, 착한 정치라고 설명했다. 안 의원의 발언을 종합하면 안 의원의 정책 기조는 정치적 중도와 정책적 절충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안 의원이 주장하는 새정치가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인지는 드러나지 않고 있다. 여야는 안철수 의원 측이 주장하는 ‘새정치’는 보이지 않는다며 비아냥거렸다. 새누리당은 “제2의 안풍은 없다”고 일축했고 민주당은 “야권 인사들을 빼가기가 새정치냐”라며 날을 세우고 있다.

일각에서는 안 의원의 애매모호한 태도를 겨냥해 거대양당의 양비론에 기대어 반사이익을 챙기려 한다는 날선 비판을 하기도 한다.

신당에 대한 부정적 시각은 안철수 의원의 개인적 인기에 의존하고 있다는 점도 들 수 있다. 과거에도 개인적 인기에 영합한 대선후보들이 신당을 창당했다. 박찬종, 정주영, 이인제, 정몽준, 문국현 등이 그들이다. 하지만 얼마가지 못했다. 이념과 정책조직을 준비하는 대신 인기에 의존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안 의원이 신당에 창당하려면 이러한 문제를 극복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의 안철수 신당에 대한 우려와 비판에도 불구하고 안철수 신당 창당이 임박하면서 지지율이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일 발표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안철수 신당에 대한 지지도가 민주당에 비해 2배 가까이 높게 나타났다.

여론조사전문기관 <모노리서치>가 ‘만약 안철수 무소속 의원이 신당을 창당할 경우 어떤 정당을 지지할 것인지’를 물은 결과 △‘새누리당’, 47.3% △‘안철수 신당’, 23.5% △‘민주당’, 13.7% 이라고 응답했다.

이 결과대로라면 ‘안철수 신당’이 창당할 경우, 야권 지지자들의 지지 정당 변화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민주당과 ‘안철수 신당’의 지지율을 합하더라도 새누리당의 지지율을 넘지 못하지만 상당한 시너지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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