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년 6월 지방자치단체 선거를 앞두고 사실상 서울시장의 당락을 좌우하는 입장에 있는 안철수 의원이 신당 창당과 더불어 서울시장 후보를 반듯이 내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어 박원순 독주의 시대가 저물어 가고 있다는 여론이 일고 있다.
재선을 노리고 있는 박원순 시장이 안철수 의원의 후광으로 서울시장에 당선 되었으나 현재는 안 의원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민주당의 후보로 변해 있다.
이에 무소속 안철수 의원이 '적합한 사람이 있다면 모든 광역단체장에 후보를 낼 것'이라는 원칙을 세워 내년 지자체 선거를 준비하고 있기 때문에 박원순 시장의 독주에 브레이크가 걸렸다는 주장이다.
안철수 의원의 주변 인물에 의하면 “만약 안철수 의원의 신당에서 서울시장 후보를 낙선과 개인적인 인간관계 때문에 공천을 하지 않는다면 이는 곧 본인의 정치적 생명을 단축시킬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어 "안철수 의원을 지지하는 많은 지지자들이 민주당 대권후보 경선과정에서 안 의원에게 실망을 하고 지지를 철회하였는데 민주당에 또 다시 끌려가면 안된다는 것이 내부적 의견이다"고 말했다.
안 의원 측 무소속 송호창 의원은 지난달 18일 방송에서 “박 시장이 저희들과 함께하는 것도 좋은 아이디어”라며 사실상 안철수 신당 합류를 제안했다. 박 시장을 영입해 간판으로 내세우겠다는 복안을 내비친 것이다. 그러나 박원순 시장은 “당을 탈당해 다른 신분으로 출마한다는 것은 원칙과 상식에 맞지 않는다”고 거부의사를 분명히 했다.
그동안 민주당은 국가기관 대선개입에 대한 특별검사 도입론 등을 고리로 하여 안철수 의원과 정의당을 하나로 묶는 ‘신야권연대’를 구축하여 박원순 시장을 후보로 내세운다는 필승의 전략 속에 회심에 미소를 짓고 있다 안 의원이 “서울시장 후보는 꼭 내겠다” 고 선언하자 당황하고 있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일대일 구도가 돼도 서울시장 선거는 쉽지 않은데…”라며 “야권의 분열은 곧 필패”라고 말했다.
현재 박원순 시장은 안철수 의원의 신당보다 민주당이 더 유리하다고 판단하고 있으며 본인의 높은 지지율에 자신감을 갖고 있는 것 같다.
박 시장은 “안 의원이 신당 창당을 앞두고 최선을 다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하며 굳이 안철수 의원의 신당에 연연하지않겠다는 의사를 보이고 있다.
더불어 박원순 시장의 재선가도에 걸림돌로 지적되고 있는 것은 통진당 후보의 서울시장 출마문제이다.
종북 논란으로 민주당과 대립적 관계로 변해버린 통진당이 서울시장후보를 분명히 내겠다고 주장하고 있어 이 또한 민주당과 박원순 시장의 재선에 커다란 걸림돌이 되고 있다.
통진당 중앙당 관계자에 따르면 이번 서을시장에 “이정희 대표가 직접 나서야 한다는 당내 여론이 있다”고 말했다.
결국 박원순 시장과 민주당은 거대 여당에 대항하기에 앞서 안철수 신당에 이어 통진당과의 예선전을 치루거나 1대3의 불리한 입장에서 싸워야 하는 결과가 예상되고 있다.
실제 민주당은 2010년 지방선거 때 서울시장을 야당 후보가 둘로 나누어지면서 여당에 내줘야 했다. 민주당 한명숙 후보는 46.8%를 득표했지만 여당의 오세훈 후보 47.4%에게 0.6%포인트가 부족했다. 진보신당 노회찬 후보가 3.26%를 득표한 것이 최대 패인으로 꼽혔다.
2011년 10월 서울시장 보궐선거는 ‘정권 심판’ 성격이 강했고, 여야 일대일 구도였으며, 야권 단일 후보였던 박 시장이 안 의원을 비롯한 민주당의 전폭적 지원을 받았음에도 여당 후보였던 나경원 전 의원에게 7.19%포인트 차로 이기는 데 그쳤다.
이에 따라 내년 6월 사실상 국내 실질적인 권력서열 2인자라고 할 수 있는 서울시장 선거에 정치권 안팎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