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이 22일 저녁 박근혜 대통령 사퇴를 촉구하는 시국미사를 개최한 자리에서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을 정당화하는 발언이 나와 논란이 일고 있다.
강론에 나선 천주교 전주교구 박창신 원로신부는 이 자리에서 “일본이 자기 땅이라고 독도에서 훈련하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나, 쏴버려야죠”라며 “안 쏘면 대통령 문제 있어요. 그러면 NLL 문제 있는 땅에서 한미군사운동을 계속하면 북한에서 어떻게 하겠나? 그것이 연평도 포격 사건”이라고 말했다.
북한의 포격 도발이 정당했다는 취지의 발언으로, 가뜩이나 ‘박근혜 대통령 사퇴 촉구’에 신경이 예민해져 있던 여권은 이에 맹비난을 퍼붓고 나섰다.
23일, 새누리당 민현주 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을 통해 “종교단체가 이러한 모임을 했다는 것도 충격적인데, 어제 모임에서는 한 원로신부가 강론 중에 NLL을 지키기 위해 희생한 우리 젊은 영혼을 모욕하고 북한의 도발을 정당화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고 한다”며 “이는 일부 극소수의 종교 관계자 모임에서 나온 발언이며, 결코 전체 카톨릭 신도들의 생각은 아니라 믿는다”고 유감을 표명했다.
민 대변인은 그러면서 “그러나 이 같은 발언은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젊은 영령들과 지금도 북한의 도발 위험에 맞서 나라를 지키고 있는 우리 국군 장병들을 모욕하는 것”이라며 “더 나아가 국민들의 선택으로 선출된 대통령의 정통성을 부정함으로써 그 의도의 불순함이 극단에 달한 것이라 할 수 있다”고 강도 높게 비난했다.
이어, “국론을 분열시키고 특정 정치세력의 입장만을 대변하는 행동을 하는 것이 과연 정의구현이냐”며 “세상에 사랑, 이해, 타협의 정신을 널리 전파해야 할 종교지도자가 나라를 분열시키는 말과 행동을 하는 것이 옳은 일이냐”고 따져 물었다.
민 대변인은 “소수세력의 극단적 움직임이 대한민국 정부와 대통령의 정통성을 뒤흔들 수 없다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라며 “우리 국민은 과거의 시각에 사로잡혀 현재의 시간을 허비하고 미래로 나아가는 길에 발목 잡는 그 어떠한 시도도 용납지 않는다는 것을 깊이 깨닫기 바란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