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 본 2005-2006 V리그, 스포츠계 돌풍 예고
미리 본 2005-2006 V리그, 스포츠계 돌풍 예고
  • 조규성
  • 승인 2005.11.25 1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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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력 평준화로 삼성화재 독주에 브레이크 걸릴 듯
여느 해보다 치열한 접전이 벌어질 것으로 예측되는 2005-2006 V리그가 오는 12월 3일부터 내년 3월 15일까지 마산에서 한국 배구 제 2의 중흥기를 열겠다는 각오로 펼쳐진다. 개막 경기로 삼성화제와 한국전력이 코트를 뜨겁게 달구어 놓을 예정인 이번 시즌은 다른 여느 해보다 각 팀간의 전력이 평준화 되어 우승을 향한 치열한 접전이 예상 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팀 별 전력, 어떻게 달라졌으며 어떠한 각오를 가지고 있는지 알아보았다. ◈현대캐피탈 삼성화제가 배구 코트에 등장하기 전 초호화 스타들을 포진하며 결코 무너지는 일이 없을 것만 같던 현대캐피탈. 지금은 삼성화제에 부동의 1위 자리를 물려주고 만년 2위의 설움을 겪고 있다. 지난 9년간의 설움을 달래고 다시금 옛 영광을 되찾겠다는 꿈을 꾸고 있는 현대는 지난 달 5일 삼성보다 약하다고 판단되는 ‘기’를 쌓기 위해 2박 3일간에 걸쳐 인천 실미도에서 선수단 전원이 극한 상황을 극복하는 ‘해병대 훈련’까지 받았다. 중요한 것은 이런 훈련을 코트에 나서는 선수들만 받지 않았다는 것. 김호철 감독을 비롯해 코칭스태프는 물론 김상욱 단장과 손장익 부단장, 안남수 사무국장까지 모두가 선수들과 함께 모래밭을 뒹굴며 우승을 향한 훈련을 받았다. 한 마디로 구단 관계자와 선수 모두가 하나로 똘똘 뭉쳐 같은 곳을 바라보는 하나 된 마음을 서로 쌓을 수 있는 기회였던 것이다. 그들이 강해진 이유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최장신 선수들만으로 구성된 팀에 외국인 선수 숀 루니가 가세했다. 루니의 신장은 2m 6cm나 되는 장신으로 프로배구 선수들 중에서도 최장신 선수이다. 현대의 벽은 더 높아진 것이다. 또한 지난 시즌 부상으로 팀에 큰 타격을 주었던 백승한까지 부상 회복으로 팀에 복귀해 현대는 더욱 단단해진 셈이다. 그러나 올 시즌 김 감독은 삼성화재만을 신경 쓸 여유가 아니다. 다른 프로 팀들 모두가 실력이 엇비슷해져서 경쟁 팀들이 늘어난 현대. 올 시즌 과연 맺혀있던 한을 풀어낼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대한항공 이번 시즌부터 처음으로 외국인 선수가 팀당 1명씩 도입되는 프로배구는 경기력 향상은 물론, 볼거리도 더 많아 질 것으로 예상 된다. 대한항공 역시 브라질 출신의 왼쪽 공격수 알렉스를 영입함으로써 부실했던 왼쪽 날개를 한층 보강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또한 올 시즌 드래프트 1순위 지명권을 가지고 있는 대한항공은 대학 최대의 거포 강동진(한양대)을 선점하며, 코트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 일으킬 신예 스타의 활약에 크게 기대하고 있는 눈치다. 지난 시즌 최하위 권의 성적표를 받아 들었던 대한항공. 수모도 수모지만, 팀 스스로도 “이대로는 안 된다”는 각성의 목소리가 높아지며, 이를 악 물고 훈련에 훈련을 거듭해왔다. 중요한 것은 체력! 기술도 체력적인 바탕이 되지 않는 상태에서라면 힘들다는 인식을 하고 체력 보강을 위한 트레이닝을 죽지 않을 만큼 했다. 태릉선수촌에서 그토록 악명 높던 체력담당 지도위원 김준성씨를 영입하여 고된 훈련도 석 달이나 견뎌냈다. “체력이 바탕이 되기에 잔 부상은 물론, 경기 후반에도 집중력이 살아 있고, 범실도 줄일 수 있게 됐다”는 선수들. 이미 그들의 자신감은 10월 29일부터 11월 8일까지 열린 V리그 시범 경기에서 나타나기도 했다. 최대 전력으로 싸운 것도 아니었는데, 삼성화재마저 꺾으며 4승 1패의 훌륭한 성적을 내기도 했다. 전력이 상승한 것만은 분명하다. 올 시즌 대한항공 역시 우승후보가 아니라 한다면, 서운할 팀인 것만은 분명하다. ◈LG화제 “잘 뽑은 용병 하나, 열 토종 안 부럽다” 올 시즌 LG화제에 이처럼 잘 들어맞는 표현도 없는 것 같다. 코트 안에서 코치가 같이 경기를 하고 있다면, 선수들의 마음은 얼마나 든든할까. 12년간 브라질 국가대표를 지낸 외국인 선수 키드. 실력도 실력이지만, 경험 많은 그는 외국인 선수라기보다, 외국에서 온 코치라는 말이 딱 어울린다. 선수들 개개의 장단점을 모두 파악하려고 노력하는가 하면, 맏형처럼 궂은 역할에도 서슴없이 나서는 키드는 LG선수들에게는 심적으로 든든한 힘이 돼준다. 그 때문인지 지난 시범경기에서 LG는 토종 이경수와 용병 키드의 강력한 쌍포를 내세우며 풀세트 접전 끝에 삼성화재를 3-2로 물리치기도 했다. 또한 삼성화재에 힘겨운 승리를 올리기 한주 전 현대캐피탈에게도 완승을 거둔 LG는 올 시즌 강력한 ‘다크호스’라는 평을 받고 있다. 올 겨울 배구 코트가 뜨겁게 달아오르는데 LG 또한 빠질 수 없는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삼성화재 10연패의 과업을 달성하고자 머리를 질끈 동여맨 삼성화재. 시범경기 때 그들의 모습은 어쩐지 삼성이 아닌 것만 같은 느낌을 주기도 했다. 국내 최고의 두 거포 신진식과 김세진이 부상으로 빠졌던 탓인지 2승 3패라는 저조한 성적을 낸 것이 사실이다. 시범경기에서의 부진을 씻고 정규 시즌에서 다시금 정상의 기량을 선보이겠다는 각오를 한 삼성화재는 개막을 앞두고 10일 8박 9일 일정으로 일본 도쿄로 전지훈련을 다녀오기도 했다. 전지훈련에는 신진식, 김세진뿐 아니라 브라질 출신의 용병 아쉐까지 참가하여 “삼성의 독주는 이제 끝났다”는 우려를 잠식시키고자 하는 강한 의지를 드러내 보이기도 했다. 외국인 용병들의 가세로 한층 기량이 업그레이드 될 것으로 예상되는 배구판에 삼성화재의 독주가 여전할 수 있을지, 10연패라는 두 자리 수 연패 기록을 세울 수 있을지. 배구에 잠시 눈을 멀리 했던 팬들까지 다시금 관심을 두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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