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의 시국미사에서 박창신 원로 신부의 ‘박근혜 대통령 퇴진 촉구 및 연평도’ 발언으로 개신교계가 둘로 쪼개지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30여개의 개신교 단체로 이뤄진 ‘국가정보원 선거 개입 기독교 공동대책위원회’는 27일 서울 종로5가 한국기독교회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대선에 다양한 국가기관이 광범위하게 개입했음을 확인해 주는 수많은 증거가 나타나고 있다”며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했다.
공대위는 “현 집권세력은 지극히 정당하고도 당연한 요구를 외면한 채 검찰총장과 수사 검사를 쫓아내는 방식으로 국가기관의 선거 개입을 은폐, 두둔하고 있다는 의심을 받을 수밖에 없게 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오히려 자신들의 생각과 다르거나 자신들을 비판한다는 이유만으로 대다수 국민을 종북 좌파로 규정해 척결의 대상으로 삼아 탄압하고 있다”며 “이와 같은 작태는 30년 전 유신독재정권 시절의 공안탄압을 방불케 한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18대 대선은 국가기관의 부정 개입으로 국민의 선택권이 유린된 명백한 부정선거라고 천명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보수 쪽 기독교 단체인 한국장로회총연합회와 한국교회평신도단체협의회, 한국교회평신도지도자협의회 등은 이날 종로 5가 연동교회에서 시국미사를 한 사제들을 향한 비판 성명을 냈다.
이들은 “사회 혼란을 선동하는 일부 사제들의 행동은 사제 본연의 모습과는 전혀 다른 행태이며, 전체 사제들의 입장도 아니고 애국애민에 앞장서 온 천주교의 공식 입장도 아닐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일부 사제들의 시국미사와 박창신 신부의 발언은 반국가적, 종북적 행위이자 망언”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들 단체는 “합법적 선거로 뽑은 대통령을 흔들고 국론분열과 사회 혼란을 조장하는 어떤 세력에도 강력 대응할 것을 천명한다”며 극한 대립을 예고했다.
김계춘 원로신부도 이날 SBS라디오 ‘한수진의 SBS 전망대’에 출연해 “천주교가 나라에 도움이 되는 게 아니라 혼란에 일조했다고 하면 신부로서 할 일이 아니다”면서 “사제단을 교황청에 고발하는 방안이 준비돼있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전주지검 군산지청은 박 신부가 내란 선동 혐의와 국가보안법 등을 위반했다는 고발장을 접수하고 수사에 들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