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직한 유통망을 얻은 알뜰폰의 성장세가 가파르다. 가입자 역시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알뜰폰이 알뜰하다는 입소문만 믿고 무턱대고 가입하다가는 이동통신사를 사용할 때와 큰 차이가 없거나, 오히려 더 비싼 요금을 지불하게 될 수도 있다. 최신 스마트폰을 선호하는지, 아니면 3G피쳐폰이라도 상관없는지 등의 구매 성향과 휴대폰 사용량이 한 달에 얼마나 되는지 등의 사용 습관들을 꼼꼼히 따져본 뒤 가입해야 한다.
알뜰폰 가입자 60%, “비용 절감” 원해 선택
그러나 ‘알뜰’하려면 조건 알아보고 가입해야
알뜰폰이 연내 가입자 수 250만 명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되는 등,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알뜰폰은 이동통신 재판매(MVNO, Mobile Virtual Network Operator)서비스를 뜻한다. 이동통신 판매사업자(MNO, Mobile Network Operator)의 통신망을 임차해 자체적으로 통신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들을 말한다. 쉽게 풀이하면, 통신 3사의 통신망을 돈을 주고 빌려서 다시 소비자에게 제공하는 서비스다.

지난 10일 KT경제경영연구소가 발표한 ‘2013년 알뜰폰 시장 이슈 및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알뜰폰 가입자 수는 2011년 58만 명에서 지난해 127만6000명으로 2배 이상 늘었다. 올해 역시 8월 기준 200만 가입자를 돌파해 연내 가입자 수가 250만 명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면서, 2년 연속 가입자 수가 2배가량 증가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소비자들이 알뜰폰을 선택하는 이유는 가격이 저렴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3월 한국소비자원이 알뜰폰 가입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가입자 중 59.4%가 ‘통신비용 절감 등 경제성(비용 절감)’을 이유로 알뜰폰을 선택했다고 대답했다. ‘단말기 가격 저렴 및 기능 단순 등 단말기 요인’이 35.5%로 그 뒤를 이었다.
그러나 알뜰폰을 정말로 ‘알뜰’하게 사용하기 위해선 꼼꼼히 따져봐야 할 것이 있다. 바로 요금제다.
‘정액’은 어떤 때 알뜰할까
알뜰폰 요금제는 크게 정액 요금제, 선불 요금제로 나뉜다.
정액 요금제의 경우 음성통화, 문자, 데이터 등의 기본 제공량을 정하고 그에 따라 정액제 요금을 정하는 형태로 운영되며, 3G요금제와 LTE요금제로 나뉜다.
3G요금제의 경우 이동통신사들이 제공하지 않는 1만원대 요금제부터 8만원대 요금제까지 다양하게 마련해 두어 선택 폭이 넓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LTE요금제의 경우 기존 통신사와 요금과 혜택 면에서 모두 비슷한 수준이다
.
대표적인 알뜰폰 사업체의 CJ헬로비전 ‘헬로 모바일’의 경우 3G요금제는 총 10개로 최저 1만5000원 요금제부터 최고 8만7000원 요금제까지 다양하게 분포했다. 그러나 LTE요금제의 경우 통신망 제공자인 KT와 비슷한 수준이었다.
실례로, 6만7000원 요금제의 경우 헬로 모바일과 KT는 △망내외 무제한 △SMS 무제한 △데이터 5GB △데이터 이월 등 조건이 모두 똑같았다.
타 업체의 LTE역시 망 제공자와 비슷한 것은 마찬가지다.
이 같은 지적에 대해 알뜰폰 업계 관계자는 22일 <시사포커스>와의 통화에서 “요금제는 비슷하지만 알뜰폰만의 추가 할인이 존재한다”며 “LTE 스마트폰도 알뜰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실제로 동일 조건 하에 LTE 스마트폰을 구입했을 때 한 달 요금은 오히려 알뜰폰 쪽이 비쌌다. 6만7000원 요금제와 가입유형 번호이동, 24개월 약정 등의 조건으로 비교해보면 헬로 모바일 쪽은 한달 총 납부금액이 9만3600원인 반면, KT는 8만7517원 이었다. 최신 스마트폰을 놓고 보면 알뜰폰이 알뜰하지 않다는 것이다.
이 업계 관계자는 “36개월 약정을 걸면 더 저렴한 요금에 구입할 수 있다”고 말했다. 동일한 조건에서 약정 기간을 36개월로 바꾸면 월 납부금액은 8만1100원으로 저렴해졌다. 한 번 구입한 핸드폰을 오래토록 쓰는 소비자라면 더 저렴한 가격에 사용할 수 있다는 것.

선불, 사용 습관 따져봐야
선불 요금제 역시 사용 습관을 따져보고 가입하는 것이 좋다.
선불 요금제는 ‘기본요금+음성통화 요금+문자+데이터’로 구성되어 있다. 30일 기준의 기본요금을 바탕으로 통화나 문자 사용량에 따라 추가적인 금액을 지불하는 방식이다.
보통 기본요금이 싸면 통화 요금이 비싸고, 기본요금이 비싸지면 통화 요금이 저렴해지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특히 기본요금이 아예 존재하지 않는 요금제도 있다.
지난 4월 25일 한국소비자원이 발표한 ‘알뜰폰 서비스 비교정보’에 따르면 알뜰폰 사업자 12곳의 기본요금 평균금액은 5990원으로 나타났다. 음성통화 요금은 초당 2.4원, 문자서비스는 건당 20.6원이었다.
그러나 음성통화 시간이 길어질수록 통화요금은 일반 이동통신 서비스와 큰 차이가 없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90분 이용시간 기준으로 알뜰폰 선불 요금은 최고 2만6460원 이었다. SKT의 선불요금제가 90분 이용 시 2만4300원의 요금이 부과되는 점을 고려하면 조금 더 비싼 수준이다.
한국소비자원은 보고서에서 “음성통화 시간이 길어질수록 통화요금은 일반 이동통신 서비스와 비교하여 일부 알뜰폰 선불제를 제외하면 통화요금 저렴성이 점차 없어지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소비자가 알뜰폰을 정말 ‘알뜰’하게 사용하기 위해선 알뜰폰 요금제들을 꼼꼼히 따져보아야 할 필요가 있다. 최신 LTE스마트폰을 이용하고 싶거나, 음성 통화 사용량이 많은 소비자라면 오히려 알뜰폰 사용 시 더 비싼 요금을 부담하게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한국소비자원은 알뜰폰 서비스 선택 요령에 대해 △사용 유형 △업체별 특징 △각자의 이용 습관 △기존 단말기 활용 여부 등을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