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정원 등 국가기관 대선개입 의혹을 바탕으로 박근혜 정권과 한 치의 물러섬 없는 대결을 펼치고 있는 민주당이 전쟁 중 돌연 자중지란에 빠져들고 있는 모습이다.
대선에서 박근혜 대통령에게 패배했던 문재인 의원이 본격적으로 정치 전면에 나서자, 당내 친노와 비노 간 갈등도 공개적으로 표출되기 시작한 것.
2일, 당내 대표적 反친노 인사인 조경태 최고위원은 국회에서 기자회견까지 열어 문재인 의원이 2017년 대선 재출마 의지를 드러낸 것과 관련해 “먼저 대화록 미이관에 대해 책임지라”며 “책임을 지겠다고 했으면 져야지 이 무슨 얼토당토 않은 말이냐”고 맹비난을 퍼부었다.
조 최고위원은 특히, “책임과 사과를 구분할 줄 모르고 국민을 우롱하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라며 “민주당을 이 꼴로 만든 사람들이 민주당을 살릴 방안은 모색하지 않고 자기들 살길만 찾는 형국이다. 자신이 한 말에 대해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주기 바란다”고 직격탄을 날리기도 했다.
조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열린 최고위원회의 공개석상에서도 문재인 의원을 겨냥해 “여야는 적이 아니다. 국정 분열 세력들에 놀아나서는 안 된다”고 강도 높게 비난하기도 했었다.
그러자, 이에 대해 당내 친노 강경파 정청래 의원은 이날 오후 자신의 트위터에 <조경태 의원에게>라는 글을 올려 “관심받기 위해 말질하고 말 안 듣는 어린아이 같은 심정도, 민주당에서 새누리당처럼 언행 해야 튄다는 계산도 측근지심으로 이해하겠다”며 “보수언론이 띄워주니 장사속으로는 이문이겠다... 그러나 마지막으로 경고한다. 더 이상 내무반에 총질하지 마라”고 맹비난했다.
정 의원은 그러면서 “착각하지 마라. 당신은 모두가 YES할 때 NO라고 말하는 의로운 사람이 아니다”며 “내가 보기에 당신은 알량한 존재감 과시를 위해 음주운전에 역주행도 서슴치않은 객기부리는 취객일 뿐이다. 내게 할 말 있으면 술 깨고 와라!”라고 거칠게 비난했다.
이어, 정 의원은 “문재인 공격하듯 박근혜를 비판해 본적 있는가? 민주당에 쓴소리 하듯 새누리당 정권의 불법대선 부정선거에 당차게 대항한 적이 있는가?”라며 “내가 보기엔 당신은 비겁하고 야비한 정신적 새누리당원이다. 당당하게 커밍아웃하고 가라!”고 민주당 탈당을 권유하기까지 했다.
한편, 조경태 최고위원으부터 공개적 비판을 당한 문재인 의원은 이날 낮 출입기자단과 가진 오찬간담회에서 “몇몇 분들이 때때로 다른 얘기를 하지만 정말 소수”라며 크게 개의치 않는다는 모습을 보인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