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2일 보류해오던 황찬현 감사원장·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김진태 검찰총장 후보자에 대한 임명을 단행하면서 야권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후 경상북도 업무보고 일정을 마친 뒤, 청와대로 복귀 후 황찬현, 문형표, 김진태 후보자들에 임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야권은 박 대통령을 향해 ‘오만’, ‘독기 어린 불통‘, ‘국회무시’라며 맹비난을 퍼붓고 있다.
민주당 박수현 원내대변인은 국회 정론관 브리핑에서 “박 대통령이 정국 냉각의 원인을 제공한, 감사원장과 복지부장관 임명을 강행한 것은 민주당으로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조치”라고 비판했다.
박 원내대변인은 “박근혜 대통령이 4자 회담이 열리고 있는 시각에 감사원장, 검찰총장, 복지부장관을 임명했다”며 “민주당은 실망을 넘어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 이는 명백히 박근혜 대통령이 국회를 무시하는 처사”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러고도 박근혜 대통령이 의회주의자 출신이라고 말할 수 있는가”라고 반문하며 “특히 보건복지부 장관은 미성년자 고용 불법 영업을 하던 업소에서 법인카드를 사용하다 적발된 부도덕 후보”라고 반발했다.
그러면서 “청와대의 독기 어린 불통과 일방통행에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오늘 보여준 새누리당의 대화 제스처는 청와대와 사전 조율된 ‘임명 강행을 위한 여론 쇼’였는지 새누리당은, 그리고 청와대는 분명히 답변해야 한다”고 강하게 요구했다.
김진태 검찰총장 후보자의 임명이 알려지자 야당 법사위원들도 박 대통령을 향해 십사포화를 퍼부었다.
야당 법사위원들은 이날 성명을 내고 “박 대통령 본인이 그토록 강조하던 원칙과 신뢰’, ‘약속을 지키는 정치’를 스스로 뒤집은 처사”라고 비난했다.
위원들은 “박 대통령은 최소한도의 동의와 이해를 구하려는 노력조차 보이지 않았다”면서 “박 대통령 후보시절 검찰개혁안을 발표하면서 “검찰총장은 국회청문회를 통과해야 임명”한다고 공약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진태 후보자의 전격임명으로 검찰개혁이 공염불이 되고, 검찰이 정권의 사병화(私兵化)로 전락하지 않을까 하는 세간의 우려에 주목한다”면서 “국민과 국회를 무시하는 오불관언식 처사를 강력히 규탄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현재 임명된 김진태 검찰총장후보자의 인사청문 경과보고서는 채택조차 안 된 상황인데다 본회의에 보고되지도 않은 사항이어서 야당의 반발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또한, 2일 열린 여야의 대표 및 원내대표가 참석한 ‘4자회담’이 아무런 성과 없이 끝난 가운데 오는 3일 오전 다시 열리기로 했으나 박 대통령의 이 같은 인사 단행으로 여야의 유일한 소통 창구마저 바람 앞의 등불이 된 형국이 되고 말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