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 “강론 왜곡해 ‘종북’ 몰아”…朴 대통령 사퇴 촉구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 “강론 왜곡해 ‘종북’ 몰아”…朴 대통령 사퇴 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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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정치 수명 그리 길지 않아”
▲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이 5일 ‘저항은 믿음의 맥박이다’라는 입장문을 통해 "대통령은 원칙에 충실했던 검찰총장과 수사팀장을 몰아내며 수사를 방해했고, 부정선거를 말하는 사람이면 누구나 ‘종북몰이’의 먹잇감으로 삼았다"며 박 대통령의 사퇴를 촉구했다.

종교계 시국선언의 단초였던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이 5일 공식적인 입장을 표명했다.

사제단은 이날 ‘저항은 믿음의 맥박이다’라는 입장문을 통해 “지난 11월 22일 천주교 전주교구 사제단의 시국기도회는 민주주의의 토대가 뿌리째 뽑혀나가고 있는 현실에 위기감을 느끼며 근본적 개선을 촉구하기 위해 마련한 자리였다”고 밝혔다.

사제단은 “그러나 대통령과 각료들, 여당은 강론의 취지를 왜곡하고 거기다가 이념의 굴레까지 뒤집어씌움으로써 한국천주교회를 심히 모독했다”며 “양심의 명령에 따른 사제들의 목소리를 빨갱이의 선동으로 몰고 가는 작태는 뒤가 구린 권력마다 지겹도록 반복해온 위기대응 방식이었다. 여기에는 신문과 방송의 악의적 부화뇌동도 한 몫을 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개신교, 불교, 원불교 등이 시국선언을 한 것과 관련 “시민사회와 종교계의 질책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불통과 독선, 반대세력에 대한 탄압으로 일관하는 공포정치의 수명은 그리 길지 않다”며 “지금이라도 이 모든 것의 책임을 지고 스스로 물러남이 명예로운 일”이라며 박 대통령의 사퇴를 촉구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 또한 진상규명과 재신임 확인 등 합당한 정화의 과정을 통해 떳떳한 대통령으로 거듭 나길 바란다고 충고한 바 있다”면서 “하지만 대통령은 원칙에 충실했던 검찰총장과 수사팀장을 몰아내며 수사를 방해했고, 부정선거를 말하는 사람이면 누구나 ‘종북몰이’의 먹잇감으로 삼았다”며 사퇴 촉구 배경을 밝혔다.

그러면서 “다시 한 번 대통령과 정부 그리고 여당의 전면적인 회심을 촉구한다. 언제든, 누구에게나 닥칠 역사의 심판을 생각하며 약자들을 상대로 벌이고 있는 오늘의 참담한 행실을 뼈아프게 돌아보기 바란다. 유신독재의 비참한 결말은 모든 집권자에게 뼈아픈 교훈이다”라고 충고했다.

이들은 마지막으로 “시대의 불의를 목격하고도 침묵한다면 이는 사제의 직무유기요 자기부정”이라며 “불의에 맞서는 일에 우리는 결코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이들은 지난 달 22일 전북 군산시 수송동 성당에서 박 대통령 사퇴 촉구 시국 미사를 열었다. 이 과정에서 박창신 원로신부의 북한 연평도 포격 발언이 문제가 돼 여권의 비난을 한 몸에 받았다.

청와대도 사제단을 향해 “기도라는 것은 잘 되기를 간절히 바라면서 은총을 기원하는 것”이라며 “국민이 뽑은 대통령의 사퇴를 촉구하는 것은 잘 되라는 것이 아니라고 본다”며 불쾌감을 드러낸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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