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주당 손학규 상임고문이 6일, 지난 대선 패배의 원인을 야권연대에서 찾으며 내년 지방선거와 관련해서도 “야권연대는 망하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그동안 끊임없이 무소속 안철수 의원과 연대설이 제기됐던 손 고문이 이처럼 ‘연대 필패론’을 제기함으로써, 안철수 의원과 선 긋기에 나선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다만, 이 같은 발언은 자신의 최측근인 민주당 이낙연 의원 지역구 전남 담양에서 당원과 지지자 300여명이 모인 가운데 나온 발언이었다는 점에서 안철수 의원과 선긋기보다 이낙연 의원 지지 발언으로 해석되기도 한다.
손 고문은 이 자리에서 “이번 지방선거에서 어렵다는 이유로 연대를 이야기하고 단일화를 이야기 하는 것은 망하는 길”이라며 “지난 대선 때도 민주당이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보다는 단일화에 에너지를 빼앗겼기 때문에 실패했다”고 지적했다.
손 고문은 그러면서 “단일화와 연대 시도는 민주당이 겁먹고 있다는 것을 국민 앞에 보여주는 것”이라며 “단단하고 의연한 마음을 갖고 국민의 눈을 보며 지방선거 승리를 향해 꿋꿋하게 나가야 한다”고 ‘민주당 중심론’을 강조했다.
손 고문은 거듭 “민주당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연대-단일화를 해서는 안 된다”며 “민주주의를 지킨 60여년 전통의 민주당의 역사와 국민의 눈을 보고 정정당당하게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손 고문은 “호남에서 민주당이 실체도 없는 안철수 신당에 대해 걱정을 하고 있다”며 “이 시점에서야 말로 민주당은 여유를 갖고 스스로를 돌아봐야 한다”고 의미심장한 발언을 내놓았다.
이어, “안철수 신당에게 호남을 빼앗기면 어떡하느냐는 조급해진 마음 때문에 안철수 신당을 공격하거나 비난하면 민주당은 지는 것”이라며 “민주주의를 지켰고 통일의 기반을 열어놓은 60년 전통의 민주당 역사를 믿고 조급하지 않게 바른 사람을 내세워 민주당의 기둥으로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발언은 안철수 신당을 견제하는 의미도 되지만, 이낙연 의원에 대한 지지 발언으로 해석되기도 한다.
손 고문은 “자부심을 갖고 떳떳하고 정정당당하게 나갈 때 국민들이 민주당에 돌아올 것”이라며 “공천 잡음이 생기면 누가 찍어주겠느냐. 사람을 만들어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민주당에 대해서는 “누구 탓이냐를 논하지 말고 먼저 민주당이 제대로 정권을 지키지 못했고, 민주주의를 지키지 못한 탓을 먼저 생각해야 한다”며 “현재 민주당은 천막을 치고 싸움을 펼쳤지만, 지지율이 땅바닥을 헤매고 있다. 맹목적으로 싸우는 것은 지지기반을 넓히는데 도움이 되지 않고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생각해 볼 때가 됐다”고 쓴 소리를 서슴지 않았다.
손 고문은 덧붙여 “국민의 눈으로 보는 노력을 해야 하고 숨을 고르는 앞길을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박근혜 대통령에 대해서도 손 고문은 “박근혜 대통령이 국가기관 대선 개입 의혹에 대해 사과를 했다면 정치가 현 상황에 이르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빌리 브란트 서독 총리는 자신이 나치 정권의 피해자 임에도 폴란드를 찾아가 희생자 위령탑에서 무릎을 꿇고 머리 숙여 묵념을 했다”며 “국가기관 대선 개입은 전직 대통령이 한 것이지만, 박근혜 대통령이 지금의 우리나라 대통령이니까 국가기관의 선거개입이 잘못됐다고 국민 앞에 사과했다면 정치가 꼬이지 않았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지금 우리의 정치는 나라가 갈리고 찢기고 분열과 대결을 넘어서 증오의 정치가 돼가고 있다”며 “박근혜정부는 마음에 들지 않으면 종북으로 몰아가고 있다”고 통합의 정치를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