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 쇼퍼가 뜬다
스마트 쇼퍼가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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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불황에 ‘똑똑한 소비’ 주목
▲ 스마트 쇼퍼는 '저렴한 가격'과 '만족도'의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소비자들을 말한다. ⓒ뉴시스

‘가격’과 ‘만족’의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소비 방식 ‘가치 소비’를 지향하는 이들인 ‘스마트 쇼퍼’가 주목 받고 있다. 이들은 사고 싶은 물품을 더 싸게 구입하기 위해 할인 행사를 꼬박꼬박 체크하거나, 만족을 위해서라면 비싸더라도 주저 없이 구매하는 소비 형태를 보인다. 또 ‘스마트’하게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인터넷 등을 이용, 발품이 아닌 ‘손가락품’을 팔아 가격이 더 싼 물건들을 찾아다닌다. 한편 전문가와 업계 관계자는 이런 소비 형태가 경기 불황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에 등장한 것이라고 진단한다.

물건 구입할 때 ‘가격’과 ‘만족’ 꼼꼼히 따져
인터넷·SNS 등 멀티채널 이용해 값 싼 쇼핑
전문가 “스마트 쇼퍼 등장 이유, 경기 불황”

스마트 쇼퍼란 가치소비, 즉 자신이 지향하는 가치(Value)를 포기하지 않는 대신 가격이나 만족도 등을 세밀히 따져 소비하는 영민한 소비자들을 일컫는 신조어다. 이들은 우수한 품질의 제품을 합리적인 가격에 구입하기 위해 고생을 마다하지 않는다. 또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와 인터넷, 모바일 등 멀티 채널을 이용해 다양한 상품 정보를 탐색하고 할인 기회를 공략하기도 한다.

“더 싸게, 더 만족스럽게”

스마트 쇼퍼는 가격에 민감하다. 이들은 세일 기간을 줄줄이 꿰는 것은 물론이고, 동일한 효용을 가진 제품들 사이에서 옥석을 가려내는 작업도 꼼꼼히 진행한다. 더 합리적인 가격을 위해 국내 물품뿐만 아니라 해외 구매 사이트까지 둘러보는 등 ‘손가락품’을 판다.

이아름(24·여)씨는 지난 3일 평소 보고 싶었던 뮤지컬 티켓이 깜짝 할인 행사를 통해 단 8시간동안 30% 할인된 가격에 판매된다는 소식을 접했다. 인터파크 티켓 트위터를 통해서였다. 바로 표를 구입했다는 이 씨는 “평소 인터파크 티켓 트위터를 팔로우 해 놓았기 때문에 할인행사를 하는 것을 알았다”고 말했다.

조승연(24·여)씨는 지난 1일 모바일 장터 앱 ‘번개장터’에서 바람막이를 구매하기 위해 찾아보던 중 마음에 드는 상품을 발견했다. 판매자는 해외에서 직접 들여온 물품이지만 할인가를 붙여 저렴하게 내놓았다고 설명하면서 판매가 5만5000원을 책정했다.

‘해외직구’ 물품이란 이야기에 조 씨는 ‘더 싸게 살 수 있지 않을까’란 생각으로 직접 해외 온라인 쇼핑몰들을 뒤지기 시작했다. 그 결과 중국 사이트에서 동일한 제품을 배송비 포함 4만원 가량에 판매하고 있는 것을 발견하고 옷을 구입했다. 약 27%(1만5000원) 저렴하게 구입한 것이다.

스마트 쇼퍼의 가치 소비는 무조건 소비를 줄이거나 값이 싼 물건만을 찾아다니는 알뜰 소비와는 다르다. 스마트 쇼퍼는 본인이 만족도를 느낄 수 있는 선에서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물품을 찾아다닐 뿐, 만약 만족도를 모두 충족시킬 수 있는 물품이 있다면 값이 좀 비싸더라도 구매를 망설이지 않는다.

특히 유아·아동용품을 실속 있게 구입하려는 20~30대 젊은 엄마들이 주류를 이룬다. 이들은 아이에게 입힐 옷을 살 때 브랜드 질 좋고 예쁜 옷을 입히려고 촉각을 곤두세운다. 페이스북, 트위터, 네이버카페 등 SNS에서 정보를 얻어 할인행사를 탐색하기도 한다.

이조은(23·여) 씨는 10월 30일 해외 유명 브랜드인 A사의 15만 원 대 아이에게 입힐 방한복을 사기로 마음먹었다. 남편은 국내 B브랜드의 3만 원 대 방한복을 권유했지만, 이 씨의 눈에는 차지 않았다. 이 씨는 해당 제품을 가장 저렴하게 판매하는 사이트를 찾기 위해 인터넷을 뒤졌다. 그러던 중 아이 용품 공동구매 블로그인 ‘워너비베베의 하루’에서 해당 제품의 공동 구매를 진행한다는 소식을 접하고, 공동 구매에 참여해 7만3000원에 구입했다. 약 51%(7만7000원) 저렴한 가격에 구입한 것이다.

이 씨는 “직접 백화점에 가면 손쉽게 구입할 수 있지만 비싸기 때문에 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스마트 쇼퍼라면 ‘정보력’ 갖춰야”

이들은 입을 모아 스마트 쇼퍼가 되기 위한 필요충분조건으로 ‘정보력’을 꼽았다. 깜짝 세일을 놓치지 않는 것도, 같은 제품을 더 싼 가격에 살 수 있는 것도 모두 ‘어디서, 어떻게’ 쇼핑을 하면 되는지 알고 있기 때문이란 것이다.

▲ 스마트 쇼퍼가 되려면 '정보력'이 필수다. 그들은 인터넷, SNS을 통해 정보를 얻는다. ⓒ뉴시스

이아름 씨는 “자주 다니는 음식점이나 소셜 커머스 사이트, 티켓 판매 사이트가 운영하는 트위터들은 꼭 팔로우 해두는게 좋다”며 그 이유에 대해 “깜짝 이벤트나 할인 행사 같은 것을 놓치지 않으려면 필수”라고 설명했다.

조승연 씨는 “국내 쇼핑몰에서 제품을 싸게 사고 싶을 때는 보통 ‘도매꾹’이란 사이트를 이용한다”며 “기본적으로 몇 개 이상 구입해야 한다는 조건이 있긴 하지만, 보통 다른 쇼핑몰 대비 가격이 싸다”고 말했다.

이어 “외국 사이트 까지 뒤져볼 땐 ‘손가락품’을 팔아야 한다”며 “‘구글’의 이미지 검색 기능을 사용하면 편하다”고 전했다.

아이 용품 공동구매는 보통 임신, 출산, 육아 커뮤니티에서 자주 다룬다. 대표적인 곳으로는 회원 수 2백만의 ‘맘스홀릭 베이비’가 있다. 물론 공동구매만 전문으로 진행하는 카페들 역시 존재한다. 회원수 12만 명의 ‘지후맘의 맘스홀릭’이 대표적이다.

이조은 씨는 해외 직구(직접 구매) 방법을 설명해주거나, 제품을 추천해주는 블로그들도 아이 엄마들이 많이 찾는다고 귀띔했다. 공동 구매를 하지 않는 물품을 저렴하게 사기 위해 손가락품을 파는 엄마들을 위한 정보를 제공해준다는 것이다.

전문가와 업계 관계자들은 스마트 쇼퍼의 등장이 경기 불황과 관련이 있다고 분석한다.

건국대학교 소비자학과 김시월 교수는 5일 <시사포커스>와의 인터뷰에서 “최근에는 (경제 불황과 소비 위축 등)사회 분위기가 변하면서 ‘가치’에 집중하는 쪽으로 소비 행태가 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희성 인텔코리아 사장은 지난달 12일 ‘깐깐한 소비자와 착한기업’이라는 칼럼에서 “경기가 오랜 기간 침체될수록 소비자들은 점점 더 제품의 가격에 민감해지고 알뜰하게 제품을 구매하려는 성향을 갖게 되고 실용적인 소비족들도 증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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