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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우리당의 청와대에 대해 극히 소극적이고 저자세로 일관하고 있는 상황도 여당의 지지율 하락에 한 몫하고 있다.
며칠 전 청와대 브리핑에서는 ‘국정의 윤활유, 대통령의 유머’를 통해 대통령의 말을 소개하기도 했다. 국정운영 지지율 하락의 원인 중 하나로 꼽히는 것이 대통령의 언행과 스타일이라는 측면을 이미 알고 있는 터라 이 청와대 브리핑은 대통령의 말에 대해 역으로 ‘빡빡한 일정과 치열한 고민 속에서’의 여유와, ‘국정의 윤활유’라는 점을 강조했다.
반면 열린우리당 열린정책연구원이 여론조사기관에 의뢰한 ‘지지이탈 원인 FGI보고서’는 다른 답이 나와 있다. 집단면접여론조사는 심층분석과 민심의 생생한 소리를 듣기 위한 유력한 수단이다. 여기에선 ‘대통령감이냐’라는 자질에 대한 의구심과 ‘입이 가벼운 것 같고 정권을 내놓겠다고 하는 데 마음대로 그렇게 하면 안되지요’, ‘이러 이러한 일을 하겠다고 연설했는데 그 연설이 며칠 뒤에 다른 말로 바뀌고, 거기에가가 변명을 하고’ 등의 노 대통령의 말에 대한 비판이 여과없이 나왔다.
청와대와 민심, 그리고 그 중간쯤에 위치한 열린우리당의 인식차가 여실히 드러나는 대목이다. 이 문건은 청와대에도 전달되었다고 한다. 물론 여기에 대한 답은 없었다. 그러나 문건 유출에 따른 언론보도에는 신속한 대응에 나섰다. 청와대에서는 직원까지 당에 직접 보내 유출 책임자와 경위 조사에 나섰다고 한다. 상황파악을 전혀 하지 못한 대처였다.
열린당 역시 마찬가지였다. 책임자 색출 등 살벌한 분위기가 조성됐고 임채정 원장의 책임 사퇴론까지 나왔다. 당 지도부의 관심은 청와대의 진노에 있었다. 그 사이 FGI를 통해 파악한 민심은 관심권 밖으로 밀려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