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조광수-김승환 부부 혼인신고 “성소수자 가족 구성할 권리 있다”
김조광수-김승환 부부 혼인신고 “성소수자 가족 구성할 권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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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초구청 “혼인신고서 수리 불가” 입장

▲ 공개적으로 결혼식을 올린 바 있는 김조광수 감독과 김승환 레인보우 팩토리 대표가 10일 서대문구청에 혼인신고서를 제출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그러나 서대문구청은 수리가 불가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사진/공식 사이트
지난 9월 공개적으로 결혼식을 올린 김조광수 감독과 김승환 레인보우팩토리 대표가 10일 혼인신고서를 제출하기에 앞서 “대한민국 정부는 더 이상 성소수자들이 가족을 구성할 권리를 빼앗아서는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조광수 감독과 김승환 레인보우팩토리 대표는 이날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 느티나무홀에서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혼인신고서를 제출하고 법적으로 보호받는 부부가 되려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들은 “커밍아웃을 하던 당시에는 어느 성소수자가 그렇듯 사회적 편견 때문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서두르지 않고 천천히 양가 부모님과 가족을 설득해 관계를 인정받고 축복을 받았다”며 “그러나 법적으로 부부가 아니기 때문에 여러 난관이 있다”고 털어놨다.

이들은 “아파트의 전셋값이 크게 올라 은행에 대출을 받아보려고 문의했지만 `법적인 부부가 아니라서 어렵다`는 대답을 들었고, 국민연금, 의료보험 등에 배우자로 등재하지 못해 여러 제도적 보호를 받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김승환 대표는 “왜 이렇게까지 혼인신고를 해 법적인 근거를 얻으려고 하느냐고 하는데 우리는 2인 가족으로 인정을 받지 못해 누리지 못하는 게 많다”며 “배우자가 병으로 인해 수술 동의서를 얻으려고 할 때도 서명을 할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혼인을 인정받으려고 노력하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울러 이들은 동성결혼이 합법화 된 나라에 대해 “미국과 멕시코의 일부 주, 그리고 15개 나라에서 동성혼이 합법화 됐다. 독일 등 일부 국가에서는 동성애자들의 결합을 파트너십이나 시민결합이라는 이름으로 보장하고 있다”며 “(동성 결혼도)다른 부부들처럼 법으로 보호받을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혼인신고서를 제출 할 의사에 대해 “혼인신고를 받아들여 주지 않는다면 대한민국이 동성애자를 차별한다는 사실을 전 세계에 알리는 것”이라며 수리를 촉구했다.

김조광수 김승환 부부는 기자회견 후 서대문구청에 등기우편으로 혼인신고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그러나 서대문구청은 수리가 불가하다는 입장이어서 마찰이 예상된다. 서대문구청 가족관계등록팀 관계자는 “서류가 도착하는 대로 불수리 통지서를 발신하기로 했다”며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에 김조광수-김승환 부부는 서대문구청이 혼인신고를 수리하지 않으면 변호인단(참여연대 공동대표 이석태 변호사, '희망을 만드는 법' 한가람 변호사, '공감' 장서연 변호사)과 함께 법원에 이의 신청을 내는 등 소송도 마다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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