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타이어그룹 조양래 회장의 장남 조현식 사장이 최대주주 또는 주요주주로 있는 비상장계열사 아노텐금산·에이치투더블유티이·아노텐더블유티이 3곳이 주목받고 있다. 계열사간 자금차입과 관련해서다. 이들은 올해 상반기 한국타이어그룹의 계열사간 자금차입 명단에 유일하게 이름을 올렸다. 자금차입에 관여한 3사의 재무상황이 좋지 않은데다 지난해보다 자금차입 규모도 2배 이상 증가했다는 점에서 우려가 나온다.
아노텐금산·에이치투더블유티이 ‘자본잠식’
돈 빌려준 아노텐더블유티이, 작년 매출 0원
지난 3일 기업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가 공정거래위원회의 출자총액제한을 받는 51개 그룹 중 지난해 신규 진입한 한솔과 아모레퍼시픽을 제외한 49개 그룹의 올해 상반기 계열사간 자금차입 현황을 조사한 결과 한국타이어그룹은 아노텐금산과 에이치투더블유티이가 아노텐더블유티이로부터 총 50억3600만원을 차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세 곳은 조현식 사장이 최대주주 또는 주요주주인 회사다.

아노텐금산과 에이치투더블유티이의 자금줄 역할을 한 아노텐더블유티이는 조현식 사장의 지분이 63.25%, 조 회장의 장녀 조희경씨 지분이 20.88%로 오너일가 지분만 총 84.13%에 달하는 회사다. 2009년 2월 설립됐다. 아노텐금산과 에이치투더블유티이는 조현식 사장의 지분이 각각 78.25%, 27.27%다. 특히 조현식 사장의 아노텐금산 지분은 지난 9일 실시된 제3자배정 유상증자로 96.13%에서 78.25%로 줄어든 결과였다.
아노텐금산은 증기, 냉온수 및 공기조절 공급업체로 2010년 7월 설립됐다. 설립이후 첫 회계연도인 2011년 아노텐금산은 매출 9억7700만원과 영업손실 16억9800만원, 순손실 21억8100만원을 냈다. 지난해 매출은 11억1200만원으로 늘었지만 적자폭이 커졌다. 영업손실 42억8800만원, 순손실 50억9900만원을 기록한 것이다. 특히 지난해에는 자본총계가 마이너스(-) 55억1300만원으로 자본잠식에 빠지기도 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아노텐금산은 올해 상반기 아노텐더블유티이로부터 49억원을 빌렸다. CEO스코어에 따르면 이는 지난해(23억원)보다 2배 이상 늘어난 규모이자 전체 차입금의 23%에 달하는 규모라는 지적이다.
에이치투더블유티이는 경영컨설팅업과 기계장비 중개업을 하는 업체로 2009년 11월 설립돼 한국타이어그룹에 편입됐다. 2011년 에이치투더블유티이는 매출 2억2500만원과 영업손실 5억원, 순손실 4억9500만원을 냈다. 지난해에는 영업손실과 순손실이 1억500만원과 3억8500만원으로 각각 줄었지만 매출이 3500만원으로 급감했다. 이 기간 자본총계는 마이너스(-) 2억2900만원에서 마이너스(-) 6억1400만원으로 줄어들어 자본잠식이 유지됐다.
이에 에이치투더블유티이도 아노텐더블유티이로부터 올해 상반기 1억3600만원을 빌린 것으로 나타났다. CEO스코어는 아노텐금산보다는 적지만 전년(6800만원)보다 2배 늘어난 규모라고 설명했다. 또 전체 차입금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9%로 49개 기업집단 평균인 1.2%보다 높았다는 지적이다.
문제는 이들에게 돈을 빌려준 아노텐더블유티이도 사정이 좋지만은 않다는 점이다. 아노텐더블유티이는 2011년 매출 18억7100만원과 영업손실 2억7200만원, 순손실 1억3700만원을 기록했다. 그러나 지난해 매출이 0원으로 떨어졌고 영업손실과 순손실은 2억2400만원과 3억7800만원에 달했다. 이 기간 부채비율은 63.78%에서 71.04%로 늘어났다.

일감몰아주기 의혹 계열사도 눈길
한편 아노텐금산과 아노텐더블유티이 외에도 한국타이어그룹은 신양관광개발(100%), 신양월드레저(100%), 에프더블유에스투자자문(51%), 엠프론티어(69.98%) 등 총수일가 지분이 50% 이상인 계열사만 9월말 기준 6곳이다. 엠케이티홀딩스(49.91%)도 총수일가 지분이 50%에 육박하는 회사다.
이 가운데 총수일가 지분이 높으면서 내부거래도 높은 회사들이 눈길을 끈다. 대표적으로는 컴퓨터 프로그래밍 서비스업체인 엠프론티어가 있다. 엠프론티어는 지난해 매출 733억8700만원의 52%(국내계열사거래 382억2700만원)를 한국타이어,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 등에서 거둬들였다. 가장 많은 거래를 한 곳은 한국타이어(350억2100만원)였으며 전량 수의계약으로 체결됐다.
엠케이티홀딩스의 자회사(지분 100%) 엠케이테크놀로지도 높은 내부거래비중으로 질타를 받는 한국타이어그룹 계열사 중 하나다. 주형 및 금형 제조업체인 엠케이테크놀로지는 지난해 매출 482억1400만원의 45%(국내계열사거래 218억9400만원)를 한국타이어, 아트라스비엑스 등에서 거둬들였다. 한국타이어(218억원)는 엠케이테크놀로지와도 수의계약 방식으로 전량 계약을 맺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