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 한동우號 2기 과제는?
신한금융 한동우號 2기 과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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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사태 후유증 해소 ‘시급’

신한금융지주 한동우 회장이 연임에 성공했다. 신한사태 이후 조직을 안정시킨 공로를 인정받은 것이다. 하지만 선임과정에서 공정성 논란이 일고 불법계좌 조회의혹이 제기돼 곤욕을 겪기도 했다. 험로(?)를 헤치고 연임에 성공했지만 놓인 길이 순탄하지만은 않다. 한 회장에게는 이미 신한사태 해소와 신 성장동력 발굴이라는 특명이 내려진 상태다.

▲ 신한금융지주 한동우 회장의 연임이 12일 사실상 확정됐다. (사진 뉴시스)

‘불공정 논란’ 딛고 연임성공…조직안정 공로
휴화산 신한사태, “한 회장 중재 적극 나서야”

신한금융지주 이사회가 12일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가 단독후보로 추천한 한동우 회장의 연임을 승인했다. 전날 회추위는 차기회장 후보인 한 회장과 홍성균 전 신한카드 부회장에 대한 면접을 진행했다. 그 결과 신한사태 이후 조직을 안정시킨 공로를 인정받은 한 회장이 만장일치로 단독후보가 됐다. 한 회장은 내년 3월 주주총회 승인을 거쳐 차기회장으로서의 임기를 시작한다. 임기는 2017년 3월까지다.

경선서 드러난 신한사태 여진

무리없이 차기회장 타이틀은 따냈지만 한 회장 앞에 놓인 과제도 만만치 않다. 무엇보다 신한사태 후유증이 여전하다는 점이 지적된다. 이는 이번 경선과정에서도 드러났다. 차기회장 선임절차와 관련 공정성 시비가 불거진 것이다. 신한은행 퇴직임직원들로 구성된 ‘신한의 미래를 생각하는 모임’에서는 지난달 성명을 내고 회장후보 자격요건이 한 회장에게 유리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일부는 “한 회장이 다시 추천되면 라응찬 전 회장의 어두운 그림자가 덧씌워지는 것”이라며 한 회장의 연임을 반대하기도 했다.

공정성 논란의 방점은 찍은 인물은 한 회장, 홍 전 부회장과 최종후보였던 이동걸 전 신한금융투자 부회장이었다. 이 부회장은 후보면접 전날 “현 회장은 지난 2~3년 동안 회추위원들과 충분한 시간을 가졌지만 나머지 후보들은 회추위원들을 한 번도 만난 적이 없는데다 각 후보를 30분씩 면접하는 것도 불합리하다”며 “공정한 경쟁, 투명한 절차를 통한 회장 선출을 위해 이달 22일까지 충분한 시간을 두고 진행하자”고 회추위에 건의서를 제출했다. 하지만 건의서는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그는 면접에 불참했다.

홍 전 부회장도 면접당일 “다들 잘 아실 것”이라며 “세상 모든 일이 자기 뜻대로 되냐. 십중팔구는 자기 뜻대로 안 되는 것”이라고 불만을 에둘러 표현했다. 업계에서는 불공정 논란이 신한사태의 장본인들인 라응찬 전 회장과 신상훈 전 사장의 대립구도가 반영된 결과라는 시각이 우세했다. 한 회장이 라 전 회장의 측근으로 분류돼왔다는 점에서다. 한 회장은 12일 “신한사태와 관련된 여러분은 이제라도 신한을 위해 마음을 내려놔야 한다”며 “과거에는 신한에서 이뤄지는 모든 과정이 스마트했는데 이번에는 그렇지 않게 외부에 비춰져 안타깝다”고 반발세력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지난 10월 국정감사에서 민주당 김기식 의원에 의해 처음 제기된 불법계좌 조회의혹도 신한사태와 결부됐다. 신한은행이 신 전 사장과 관련이 있는 정·재계 인사들의 계좌를 무단으로 열람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이다. 이 때문에 신한은행은 현재 금융감독원으로부터 특별검사를 받는 중이다.

이번 경선과정에서도 드러났듯 신한사태가 계속 신한금융에 리스크로 작용하면서 한 회장이 라 전 회장-신 전 사장 측 사이에서 중재자로 적극 나서야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신한사태 관련 법정공판이 오는 26일 마무리되는 만큼 양측간 갈등봉합이 시급하다는 판단에서다. 한 회장은 12일 “어떤 결과가 나올지 모르겠지만 당사자들과 주변에 있는 사람들이 힘을 합쳐 해쳐나가야 한다”며 “힘은 들겠지만 따뜻한 마음과 지혜를 모아 꾸준히 해나가야 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따뜻한 금융 포부

신 성장동력 발굴도 한 회장이 당면한 과제로 꼽힌다. 신한금융은 올해 저금리 추세 장기화와 기업부실 여파로 경쟁사들의 실적이 부진한 가운데서도 4대 금융지주사 중 유일하게 순이익 1조원(상반기)을 넘겼지만 이 또한 지난해보다 20%가량 줄어든 수치였다.

한 회장은 내년 ‘다른 생각, 새로운 시작’이라는 경영슬로건을 제시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저성장, 고령화 등 사회경제적 변화로 금융산업에 대한 고객의 니즈가 다양해지는 흐름을 반영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수익성 제고를 위한 창조적 금융의 실천 △따뜻한 금융을 바탕으로 한 기업문화 정착 △고령화 시대에 맞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개발 △현지화를 통한 글로벌 시장개척 등을 추진할 방침이다.

특히 따뜻한 금융은 한 회장이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부분이다. 그는 회추위 면접에서도 따뜻한 금융에 대한 각오를 드러냈었다. 김기영 회추위원장은 “한 회장은 따뜻한 금융을 강조했다. 회사의 이익도 중요하지만 고객의 수익을 보장해 행복을 주는 것도 금융회사로서 중요한 덕목이라는 것”이라며 한 회장을 단독후보로 결정한 이유로 따뜻한 금융을 언급하기도 했다.

한 회장은 따뜻한 금융에 대해 12일 “미래를 함께하는 따뜻한 금융으로 한 단계 레벨업하면 좋겠다”며 “개인고객은 자산운용을 잘해서 수익률을 높여주고 기업고객은 성장성이 있고 우리나라 경제에 도움이 되는 기업을 잘 골라 은행과 함께 커가도록 해 미래를 함께하게 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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