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고려대 재학생이 학교 게시판에 올린 자보가 대학가에 조용한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지난 10일 고대 경영학과 4학년 주현우(27)씨는 ‘안녕들 하십니까’라는 제목의 자보를 교내에 게시했다.
자보에서 주씨는 철도 민영화에 반대하는 철도 노동자가 대부분 직위 해제된 일에 대해 “‘하 수상한 ’ 시절에 모두들 안녕하신지 모르겠다”며 “하루만의 파업으로 수천 명의 노동자가 일자리를 잃었다. 철도 민영화에 반대한 이유만으로 4213명이 직위해제 됐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이어 “박근혜 대통령 본인이 사회적 합의 없이는 추진하지 않겠다던 그 민영화에 반대했다는 구실로 징계라니, ‘노동법’에 ‘파업권’이 없어질지 모르겠다”며 일침을 가했다.
또한 최근 국가기관의 정치 개입에 대해 거론하며 “수차례 불거진 부정선거 의혹·국가기관의 선거개입이란 초유의 사태에도, 대통령의 탄핵소추권을 가진 국회의 국회의원이 ‘사퇴하라’고 말 한마디 한 죄로 제명이 운운되는 지금이 과연 21세기가 맞는지 의문이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주씨는 “88만원 세대라는 우리는 IMF 이후 영문도 모른 채 맞벌이로 빈 집을 지키고, 매 수능을 전후해 자살하는 적잖은 학생들에 대해 침묵하길, 무관심하길 강요받았다”면서 “저는 다만 묻고 싶다. 별 탈 없이 살고 계시냐고. 남의 일이라 외면해도 문제없으신가”라고 불특정 다수에 사회적, 정치적 문제들에 대한 관심을 촉구하며 끝을 맺었다.
이 대자보를 찍은 사진은 SNS의 물결을 타고 온라인 뿐 아니라 오프라인으로 다른 대학가까지 번지고 있다.
이후 자보의 화답성 자보가 수십장이 오프라인 고대 게시판에 게재됐으며, 페이스북에는 ‘안녕들하십니까’ 페이지가 12일 개설되기도 했다.
한편, 주씨의 의견에 공감하거나 자신의 생각을 전하고자 하는 대학생들은 오는 14일 오후 3시 고대 정경대 후문에 모여 현 시국 및 사회문제에 대해 호소하며 서울역까지 행진을 진행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