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T 차기 CEO 후보가 4명으로 압축된 가운데 임주환 전 전자통신연구원(ETRI) 원장이 최종후보로 유력시되고 있어 주목된다. 하지만 임 전 원장이 최문기 미래창조과학부 장관과 같은 ETRI 출신이자 지난 대선에서 박근혜 선거캠프에서 참여한 인물이라는 점에서 ‘낙하산 인사’가 반복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KT CEO추천위원회는 16일 오후 2시께 서울 서초사옥에서 권오철 SK하이닉스 고문(전 하이닉스반도체 사장), 황창규 성균관대 석좌교수(전 삼성전자 기술총괄 사장), 임주환 고려대 세종캠퍼스 객원교수(전 전자통신연구원장), 김동수 법무법인 광장 고문(전 정보통신부 차관) 총 4명의 후보를 대상으로 면접을 실시한다. 추천위는 면접당일 KT 차기 CEO 최종후보를 선정한다는 방침이다. 이날 선정된 후보는 내년 1월께 열리는 임시 주주총회를 거쳐 정식으로 회장에 임명된다.
업계에서는 임 전 원장을 가장 유력한 후보로 보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권오철 고문이나 황창규 교수가 온다면 KT의 내부 조직개편이나 강도 높은 구조조정이 수반될 가능성이 높아 임주환 교수나 김동수 고문 중 한명을 선택할 것으로 보인다”며 “그 중에서도 박근혜 대통령과 연관성이 가장 높은 인물인 임 교수가 유력한 인물로 떠오르는 것 같다”고 전망했다. 더욱이 권 고문과 황 교수는 통신분야 문외한이라는 점이 약점으로 부각돼 KT 차기 CEO 최종후보에서 멀어지는 모양새다.
김 고문과 임 전 원장은 통신분야 전문가로는 꼽히지만 낙하산 인사라는 비난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김 고문은 지난 대선에서 전직 장·차관들과 박근혜 후보 지지선언에 동참했고, 임 전 원장은 선거캠프에서 자문역할을 맡았다. 특히 임 전 원장은 현재 청와대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미래분과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최문기 미래창조과학부 장관과 함께 ETRI 출신이다. 또 경복고-서울대 출신으로 이석채 전 회장과도 접점이 있다.
이해관 KT 새노조위원장은 “최종후보 4명 중 2명은 통신 전문가가 아닌 제조업과 반도체 분야 출신이고 나머지 2명은 박근혜 캠프 출신이다. 새 회장은 통신 전문가여야 하고 정치권에 줄 댄 사람은 안 된다고 했는데 4명 모두 이 요건을 갖추지 않았다”며 “이번 KT 회장도 전임 회장처럼 낙하산 인사가 온다면 KT의 미래가 어두울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