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그룹 내 지분변동이 심상찮다. 삼성생명과 삼성물산이 같은 날 계열사 지분매입에 나서는 등 계열사 간 지분정리에 한창인 것이다. 이 때문에 중간 금융지주회사 도입을 위한 포석이라는 등 후계구도와 결부시키는 시각이 적지않다.
1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삼성생명은 지난 13일 삼성전기(3.81%), 삼성물산(2.54%), 삼성중공업(0.03%)이 보유한 삼성카드 지분 5.81%(739만6968주)를 취득했다. 이에 따라 삼성생명은 지분 34.41%로 삼성카드 최대주주인 삼성전자(37.45%)와의 격차를 3%p 미만으로 좁혔다
삼성물산도 이날 삼성SDI가 보유하던 삼성엔지니어링 지분 5.1%(203만6966주)를 사들였다. 이번 지분매입을 통해 삼성물산도 제일모직(13.1%)에 이어 삼성엔지니어링의 2대주주(7.8%)로 올라서게 됐다.
업계에서는 삼성그룹이 에버랜드를 지주회사로 두고 삼성생명을 중간 금융지주회사로 만드는 지배구조 변화에 착수한 것으로 해석했다. 이에 따라 삼성생명이 향후 금융계열사인 삼성화재와 삼성증권의 지분을 추가로 확보하고 자사주 매입을 통해 중간 금융지주 형태를 갖출 것이라는 예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삼성물산의 삼성엔지니어링 지분매입도 양사가 주력하는 분야가 다르다는 점에서 지배구조 정비 차원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삼성그룹은 이와 관련 협업강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여기다 이달초 이서현 삼성에버랜드 패션부문 사장이 승진한 점까지 고려하면 계열사 지분이동은 후계구도와 분리할 수 없다는 것이 대체적 시각이다.
한편 중간 금융지주회사는 현행 공정거래법에서 금지하는 지주회사의 금융 자회사 보유를 허용하되 금융회사가 일정규모 이상일 때 혹은 일정수 이상일 때 중간 지주회사 설치를 강제한 제도다. 금산분리 완화에 따른 부작용을 없애는 데 목적이 있다.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공약이었지만 법 개정이 늦어져 아직까지 도입되진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