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국회는...공전?
오늘의 국회는...공전?
  • 김부삼
  • 승인 2005.12.08 1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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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예결위 제외한 국회일정 전면 보이콧"
한나라당은 8일 열린우리당의 종합부동산세법 표결처리와 관련, 현 상황을 `국회 비상사태'로 규정하고 예산결산특위를 제외한 모든 국회 일정 전면 보이콧했다. 우리당이 전날 밤 종합부동산세법 개정안을 재경위 소위에서 표결로 강행 처리한 데 따른 것이다. 이에 따라 정기국회 폐회 이틀을 앞두고 모든 상임위와 국회 본회의 일정이 공전되는 등 정국이 급속히 얼어붙고 있다. 특히 금산법 등 경제관련 현안의 연내 처리가 어려울 것으로 보여 사회 전반의 혼란은 더욱 가중될 전망이다. 이계진 대변인은 이날 최고위원회의 브리핑을 통해 "오늘부터 새해 예산을 다루는 예결위를 제외하고 본회의를 포함한 나머지 회의를 거부키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 대변인은 "어제 느닷없이 노무현 대통령과 우리당 정세균 의장 겸 원내대표, 이병완대통령 비서실장이 동시에 광주를 방문해 강경 발언을 쏟아냈고, 같은날 열린우리당이 강경선회한 것이 상호 연관이 있는 것 아닌가 생각한다"면서 "대통령과 청와대가 정치 전면에 나서 소용돌이를 일으킨 것이며, 여권이 방향장치를 갖고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나경원 공보담당 원내부대표도 이날 브리핑을 통해"여당의 태도에 대해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며 “종부세법에 대해 협상 진행 중임에도 불구하고 일방적으로 처리한 저의가 무엇인지 분명히 매듭을 지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근혜 대표는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협상하자고 해놓고 수의 힘으로 통과시키면 야당이 존재할 필요가 있냐"고 비판했다. 박 대표는 "입만 열면 서민의 정당이라면서 죽지 못해 살아가는 많은 서민들을 위한 감세법안을 받아들이지 못하겠다고 하면 이것으로 서민정당 아니라는 게 드러난 것"이라며 "앞으로 서민의 정당이라는 말 쓰면 안 된다"고 말했다. 강재섭 원내대표도 회의에 앞서 기자들에게 "잘 되고 있었고 임시회도 있는데, 왜 그렇게 했는지 여당 쪽 반응이 이해가 안 된다"며 "한 대 맞았으니 우리도 한 대 때려야지"라고 말했다. 강 원내대표는 최고회의에서도 "오늘부터 비상사태 돌입"이라면서 "그에 상응하는 조치를 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그는 "정책위원장단에서 5대 감세법안에 대해 많은 합의를 했고, 한덕수 부총리도 한나라당이 납득할 만한 대안을 내겠다고 했다"며 "이렇게 협상하는 중에 뒤통수를 친 것은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고 우리당을 비판했다. 사진2} 한나라당의 이 같은 초강경 대응으로 인해 주요 쟁점법안의 정기국회 내 처리는 물리적으로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며, 임시국회 및 연내 처리 또한 낙관할 수 없게 됐다. 한나라당은 전날 소위를 통과한 종부세법의 본회의 상정을 거부하는 한편 사립학교법의 경우 우리당·민주당·민노당 등 3당 공조로 추진 중인 김원기 국회의장의 중재안도 받아들이지 않기로 했다. 이와 함께 한나라당은 이날 오후 예정된 금산법 공청회를 전면 취소해 연내 처리 의사를 사실상 유보했다. 한나라당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여당인 열린우리당의 처리 강행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어 경색된 정국의 실마리는 당분간 찾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부동산 후속법안 처리와 관련, 정기국회 내 처리가 어려울 경우 다음주 중 임시국회를 열어 강행처리키로 하는 등 일전을 불사할 방침이다. 정세균 당의장은 이날 정책의총에서 "어제 표결한 것은 너무나 당연하고 오히려 늦었다"며 "야당은 지금이라도 진지하게 협상에 임해야 한다"고 입장을 분명히 했다. 우리당 오영식 부대변인은 "한나라당이 재경위 회의를 장기간 ‘보이콧’할 경우 부동산법안을 국회의장 직권으로 본회의에 상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 부대표는 "이것을 토대로 향후 의사일정과 국회운영에 협조하지 않겠다는 것은 여당에 대한 협박뿐만 아니라 국민에 대한 협박"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브리핑이 끝나고 기자들과 가진 대화에서도"한나라당이 파행을 주장하고 있지만 그것은 ‘국회 파행’이 아니라 ‘한나라당 파행’이 될 것"이라고 강조하면서 한나라당의 본회의 보이콧에 관계없이 일정을 강행할 뜻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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