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누리당이 최근 사회적으로 들끓고 있는 철도민영화 논란에 대해 ‘민영화 괴담’으로 판단, 긴급 당보를 제작해 본격적인 여론 대응에 나섰다.
‘늑대가 나타났다’는 제목의 긴급 당보는 12만여 부가 제작됐으며, 당은 이를 전국의 당협위원회에 배포했다. 현재 철도민영화 논란이 이명박 정부 시절의 ‘광우병 괴담’ 등과 다를 바 없다는 인식으로, 더 이상 여론을 방치해서는 안 된다는 문제의식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A3 크기의 홍보물에는 “늑대가 나타났다고 소리치긴 쉽다. 그러나 늑대가 없다는 사실을 입증하는 것은 어렵고, 지루하고 힘들다”며 “교활한 양치기 소년 때문에 우리는 어렵고 지루하고 힘든 일을 다시 시작해야 한다”라는 내용이 담겼다. 철도노조와 야당의 민영화 주장이 사실은 허구라는 반박 주장을 펼친 것이다.
또, “툭하면 파업 고리를 끊어야 경제가 살아납니다”라는 소제목 뒤에는 영국과 미국 등 외국의 과거 사례를 거론하며 불법파업에 대한 강경 대처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아울러, “새누리당은 국민의 이름으로 허위 선동에 맞서겠습니다”라는 제목의 문단에서는 ▲김대중 전 대통령 ‘철도민영화 반드시 추진합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 ‘철도민영화 예정대로 추진합니다’ ▲박근혜 대통령 ‘철도민영화 없습니다’라는 글과 사진을 담았다.
이밖에 최근 지속적으로 지적하고 있는 민주당 문재인 의원의 과거 참여정부 민정수석 당시 발언을 언급하면서도 발 바꾸기 비난을 가했다.
새누리당의 이 같은 홍보물에 민주당은 즉각적으로 반발했다. 이와 관련, 김관영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처음에는 멸종된 것으로 알려진 한국 늑대가 나타났다는 반가운 소식인 줄 알았다. 그런데 국민에 대한 협박편지였다”며 “철도민영화에 대한 국민의 우려를 괴담 취급하고, 김대중 전 대통령과 노무현 전 대통령의 발언을 저작권료도 내지 않고 멋대로 왜곡해서 편집했다”고 분개했다.
김 대변인은 그러면서 “양치기 소년은 철도노조가 아니라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이라며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이 얼마나 거짓말을 일삼고, 공약을 손바닥 뒤집듯이 했으면, ‘민영화 않겠다’는 대통령의 말씀을 국민들이 믿지 못하겠느냐”고 비난했다.
김 대변인은 “지금은 국민들에게 ‘협박 편지’를 보낼 때가 아니라, 왜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이 불신의 아이콘이 되었는지 스스로 성찰해야 할 때”라면서 “지금은 ‘늑대가 나타났다’고 소리칠 때가 아니라, ‘내 탓이오’라고 자성을 할 때”라고 강조했다.
덧붙여 “또 하나의 불통시리즈는 정국해법이 아니다”며 “자랑스런 불통을 알리는 심기경호용 당보는 국민의 혈세를 낭비할 뿐이다. 제발 정신 차리기 바란다”고 일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