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3년 마지막 날인 31일, 청와대 김행 대변인이 전격 사의를 표명했다. 김 대변인은 정권 출범 초 윤창중 전 대변인의 불미스런 퇴출사건 이후 홀로 청와대 대변인직을 맡아온 바 있다. 그러나 김 대변인까지 이날 사의를 표명함으로써, 청와대는 대변인 공석이 불가피하게 됐다.
결국, 이정현 홍보수석이 당분간 대변인직까지 수행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연초 청와대 인사 단행도 불가피해졌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신년 대통령의 메시지를 전달해야 할 막중한 임무를 지고 있는 대변인이 중요한 시기에 사의를 표명했다는 점에서 말 못할 내막이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혹의 시선도 불거지고 있다.
김행 대변인은 이날 청와대 출입기자들에게 보낸 편지글을 통해 “이제 저는 박근혜정부 집권 1년차의 대변인직을 마치고, 잠시 쉼표를 찍으며 재충전의 시간을 가지려 한다”고 사의를 밝혔다.
김 대변인은 “제가 그동안 모시고 봬온 대통령님께서는 진정 ‘국민행복 이외엔 모두가 번뇌’로 생각하시는 분이셨다”며 “대통령님께서 온 힘을 다해 집중하시는 ‘비정상의 정상화’는 대한민국이 전세계 주도국으로 성장하기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할 개혁의 과정”이라고 강조했다.
김 대변인은 그러면서 “압축 성장과정에서 드러난 왜곡된 부의 편재, 권력 불평등, 사회부조리, 문화의 부재와 이념갈등은 기득권층의 ‘내려놓기’가 전제되지 않으면 그 진행이 더욱 힘들 수밖에 없다”며 “그러나 그 모든 것이 완성된 후에는 인권과 시장경제, 민주주의, 법의 지배가 자리 잡은 ‘존경받는 대한민국’이 반듯한 모습으로 드러나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김 대변인은 “그때 비로소 100% 대한민국을 실감할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이것이 바로 박근혜정부 5년차의 모습이 될 것이라고 감히 단언한다”며 “흔들리지 않는 원칙과 신뢰를 바탕으로 불철주야 노력하시는 박근혜 대통령님을 모신 지난 기간은 개인적으로도 영광스럽고 행복한 기간이었다”고 덧붙여 말했다.
김 대변인은 기자들에 대해서도 “때론 칭찬과 격려로, 때로는 날카로운 비판으로 박근혜정부를 지원해주시길 부탁드린다”며 “결국 우리가 꿈꾸는 대한민국은 같은 모습일 것”이라고 박근혜정부 성공을 위한 언론의 역할을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