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공기업, 구조조정 ‘한파주의보’
증권사·공기업, 구조조정 ‘한파주의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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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증권가에서는 동양증권을 위시한 각 사의 구조조정 작업이 본격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심지어 업계 1위인 삼성증권도 구조조정 설이 돈 적이 있을 정도다. 구조조정 한파는 증권계뿐만이 아니다. 카드사 등 제2 금융권은 물론 ‘신의 직장’으로 불리는 지방 공기업도 혹독한 구조조정에 돌입할 예정으로 알려져 파장이 예상되고 있다.

동양증권, 500명 감원 및 급여삭감
신한카드, 지난해말 90명 퇴직조치
‘방만 경영’ 공기업, 구조조정 명령

업계에 따르면 지난 12월 29일 동양증권은 최근 취임한 서명석 사장이 포함된 경영진과 노조가 구조조정 안에 전격적으로 합의했다. 이로써 동양증권 전체 직원 가운데 500여명의 직원이 회사를 떠나게 됐다. 이를 위해 동양증권 측은 지난 1월 3일까지 희망퇴직 접수를 완료했다.

동양증권, 고강도 구조조정 중

한 증권사에 근무하는 애널리스트는 “이번에 동양증권이 구조조정하기로 한 인원 500여명은 동양증권 전체 직원 가운데 4분의 1에 해당된다”며 “이 같은 규모로 보아도 동양증권이 단행하고 있는 구조조정이 얼마나 강도가 높은 지 확실하게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 동양증권 노사는 지난달 29일 구조조정안에 전격 합의했다. 1월 3일까지 희망퇴직 접수를 받은 결과 500명의 직원이 회사를 떠나게 됐다. ⓒ뉴시스

더욱이 이번 구조조정은 동양증권이 처음 단행한 것도 아니다. 이미 동양증권은 지난 12월 10일 임원 22명을 해임했다. 동양증권 전체 임원수가 40명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50%를 넘는 규모다.

이와 더불어 동양증권은 지난 12월 16일에는 본사 조직을 약 36% 가량 축소하는 조직 개편을 대규모로 단행한 바 있다. 동양증권은 이 같은 인력조정 외에도 급여를 삭감하는 방안까지 진행할 예정이어서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이에 대해 한 경제평론가는 “동양증권이 단행할 급여 삭감 규모는 임원은 기존 연봉금액의 50%, 팀·점장은 30%, 부장·차장급은 25%, 과장 이하는 20% 선이 될 것으로 보인다”며 “동양증권이 구조조정과 관련해 할 수 있는 방안은 전부 다 하는 것으로 보아도 무방하다”고 설명했다.

증권가에서는 동양증권이 이렇게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실시하는 이유로 “향후 있을 매각에 본격적으로 돌입하기 전 자사의 가치를 가능한 한 최대로 높이기 위한 고육책”으로 풀이하고 있다.

이번에 예정된 대규모 구조조정까지 완료되면 동양증권은 지난 12월 초부터 시작된 임원 및 지점장 해임·점포 폐쇄 조치 등 일련의 ‘슬림화 작업’을 일단락 짓고 매각을 위한 최적화 작업을 완료하게 된다.

이에 대해 동양증권 관계자는 “금번 희망퇴직 접수 완료로 사실상 구조조정이 마무리 단계에 들어갔다”며 “고강도의 자구 노력을 거듭하여 영업력을 차츰 회복해 나갈 것”이라고 확신했다.

한편 동양증권은 지난 9월 동양그룹 계열사들이 법정관리를 신청한 뒤 이른바 ‘불완전판매’ 논란에 빠진 바 있다. 이 때문에 동양증권은 최근 3개월 동안 고객 자금이 대규모로 이탈하는 등 곤욕을 치렀다.

제2금융권도 ‘전운’ 감돌아

증권가에 불어 닥친 ‘구조조정 바람’은 동양증권에게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다. 최근 골든브릿지증권도 직원들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하고 있다. 골든브릿지증권은 금융권 최장기로 꼽히는 589일 동안의 파업을 끝낸 바 있다.

골든브릿지증권은 인건비 절감을 위해 지난 12월 27일부터 1월 3일까지 희망퇴직 대상자를 접수했다. 희망퇴직자에게는 입사시기에 따라 퇴직금 외 5,000만~7,000만 원 가량의 위로금을 일시불로 지급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업계 1위로 꼽히는 삼성증권도 한때 실적 하락이 원인이 된 구조조정설이 돌기도 했다. 이 같은 소문은 삼성증권 측의 강력한 부인으로 일단락되기는 했지만 사내의 불안감은 여전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대해 한 경제평론가는 “삼성증권 구조조정설이 돌았던 이유는 해외사업이 부진했던 탓이 가장 크다”며 “아울러 국내 실적도 부진한 편이라 이미 한 차례 조직 개편 및 인사이동이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구조조정’이라는 발등의 불이 떨어진 곳은 비단 증권가뿐만이 아니다. 카드사·캐피탈 사·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 업계에서도 지점 통·폐합 및 희망퇴직을 골자로 하는 구조조정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앞으로 그 추이와 향방을 놓고 관련업계의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에 대해 한 경제평론가는 “최근 제2금융권이 구조조정에 돌입한 주된 이유로는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 되면서 각 금융사의 수익성에 비상이 걸렸기 때문”이라며 “구조조정 사안은 일시적 수준에 머무르지 않을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금융업계에서는 제2금융권 구조조정은 특히 카드사에서 활발하게 이루어지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최근 신한카드는 희망퇴직 신청을 진행해 총 90명을 12월 31일자로 퇴직 조치했다. 이 퇴직 인원은 신한카드 전체 인원 가운데 약 3%에 해당되는 규모다.

업계에서는 “최근 각 카드사들이 실적 차원에서 부진을 면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앞으로 구조조정 한파는 신한카드 뿐만 아닌 다른 경쟁사에도 불어 닥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캐피탈 사도 상황이 좋지 않기는 마찬가지다. 이에 대해 한 경제평론가는 “현재 각 캐피탈 사가 구체적인 구조조정 일정을 잡은 것으로 확인되지는 않고 있지만 향후 조달비용이 상승할 가능성이 높아진데다 연체율까지 증가하고 있어 각 사가 인력 감축에 나설 기미가 보이고 있다”고 전망했다.

한편 저축은행의 경우에는 이미 몇 년에 걸쳐 부실 저축은행에 대한 구조조정이 완료된 만큼 현재 추가 인력 감축 움직임은 눈에 띠지 않는다. 그렇지만 업계에서는 “각 저축은행의 수익성이 계속 악화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올해 상반기에 지점 축소 등 구조조정이 추가로 이루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한다.

이처럼 금융권 전체에 만연한 구조조정 분위기에 대해 한 경제평론가는 “특히 내수 등 분야에서의 경기 침체가 계속되어 금융권 전반에서 인력 감축을 중심으로 하는 구조조정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이 평론가는 “물론 금융사에 따라 신규 채용을 실시하는 곳도 일부 있겠지만 향후 수익성이 개선되지 않으면 올해 상반기 내에 구조조정이 추가로 이루어질 가능성이 상당히 높기 때문에 주의가 요망된다”고 말했다.

공기업도 구조조정 ‘파란’ 예고

특히 올해는 각 공기업에도 대규모 구조조정의 바람이 불어 닥칠 것이 확실시 되고 있어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그동안 공기업의 ‘방만 경영’ 문제가 도마에 오른 적은 많았지만 지금처럼 구체적인 구조조정이 예고된 적은 없어서 이를 둘러싸고 향후 파란이 예상된다. 

지난 12월 27일 안전행정부는 서울시 산하 SH공사 등 내년부터 재무 상태가 좋지 않은 부실 지방공기업 여덟 곳은 올해부터 인력 감축이라는 ‘극약 처방’을 포함한 대대적인 구조조정 방침을 전격적으로 발표했다.

안전행정부는 지방공기업 정책위원회를 개최한 뒤 2013년 지방공기업 경영진단 결과를 면밀하게 검토한 후 이 같은 강력한 수위의 경영 개선 명령을 내리기로 확정짓고 대외에 천명했다.

이번에 경영개선 명령을 받은 곳은 △SH공사 △강원도개발공사 △경기평택항만공사 △김포도시공사 △인천 부평구시설관리공단 △경기 양주시상수도 △인천시하수도 △경기 연천군하수도 등 모두 여덟 곳이다.

이번에 포함된 이들 지방공기업은 3년 연속으로 적자가 발생했거나 별다른 뚜렷한 이유 없이 영업 수입과 이익이 감소하는 바람에 경영평가에서 하위 평가와 더불어 경영진단까지 받은 곳이다.

특히 SH공사의 경우 지난 2012년 분양 부진과 미분양 자산에 따른 손실로 5,354억 원의 적자를 냈다. 이와 아울러 SH공사는 올해 경영평가에서 15개 광역도시개발공사 중 최하위에 머무는 등 재무 건전성도 크게 떨어졌다.

이에 정부는 SH공사 측에 조직 내 구조조정 및 정원 감축, 신내3지구와 천왕2지구의 미분양 해소 대책 마련 등을 명령 내렸다. 이와 더불어 정부는 고용 세습·과도한 휴가·공로 연수 등 불합리한 인사 기준을 개선하라고 주문했다.

강원도개발공사의 경우는 4년 연속 적자를 낸 것이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이에 안전행정부는 강원도개발공사에 대해 자회사인 알펜시아의 인사·재무 분야 등 유사 기구를 통폐합하는 구조조정을 하도록 요청했다.

이와 아울러 안전행정부는 강원도의 추가 출자와 강원도개발공사가 보유하고 있는 강원랜드 주식 매입, 숙박시설 분양 등을 요청했다. 이에 따라 강원도개발공사가 정부의 요청 사항을 이행할지의 여부가 관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김포도시공사의 경우는 적자 전환 등으로 14개 기초 자치 단체 기타 공사 중 13위에 머무른 게 문제로 떠올랐다. 이에 안전행정부는 김포도시공사에 대해 구조조정을 추진하는 것과 동시에 중장기적으로는 시설공단으로 전환을 검토하는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아울러 정부는 현재 김포도시공사가 신규로 추진하고 있는 예정 사업을 전부 다시 검토할 방침으로 알려졌다.

이번에 안전행정부가 내린 인력 감축을 포함한 조직 구조조정 방안은 그동안 정부가 조치를 취해왔던 경영개선 명령 가운데 강도가 가장 높은 것으로 꼽힌다. 경영개선 명령을 받은 각 지방공기업들은 올해 1월부터 세부 이행계획을 수립하여 안전행정부에 보고한 다음 시행하게 된다.

이에 대해 한 경제평론가는 “정부가 일부 부실 지방공기업에게 구조조정 명령을 내린 적은 있지만 구조조정 대상 공기업 명단은 물론 구체적인 계획까지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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