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기영 "세포 훼손 구두로 통보 받아"
박기영 "세포 훼손 구두로 통보 받아"
  • 김부삼
  • 승인 2005.12.17 2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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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 교수파문 '청와대 방치' 비난 목소리 커져
박기영 청와대 과학기술보좌관은 17일 지난 1월 서울대 황우석 교수로부터 서울대 실험실내 배아줄기세포 오염 사실을 보고 받고 대체공간 마련 등 후속대책을 강구했다고 밝혔다. 박 보좌관은 이날 최인호 부대변인을 통해 "당시 황 교수로부터 오염사실을 구두로 통보 받았다"며 이같이 말했다. 박 보좌관은 이어 "서울대 가건물이 오염을 철저하게 방지할 수 없는 시설임을 우려해 과기부의 지원으로 생명공학연구동 설립계획이 이미 수립된 상태였다"고 밝혔다. 박 보좌관은 또 "생명공학연구동이 완성되기 전까지 사용 가능한 대체공간을 찾는데 협조했으며 이후 오염방지 시설을 점검하기 위해 직접 방문했었다"고 밝혔다. 청와대는"황우석 교수가 16일 기자회견을 통해 지난 1월 줄기세포 훼손 사실을 당국에 보고했다고 밝힌 것과 관련해 황 교수로부터 당시 구두로 통보 받았다"고 밝혔다. 특히 MBC·황우석 교수간 중재를 맡고 있는 김형태 변호사는"PD수첩 제1탄 방영전인 11월 28일 이 사안이 청와대에 보고됐으며, 청와대가 중재에 나선 것으로 안다"고 밝혀 청와대 책임론에 무게가 더 실리게 됐다. 이처럼 청와대가 책임을 피할 수 없는 입장에 놓인 가운데 2004년 3월 황 교수 사이언스 논문의 공저자로 등재돼 있으며 그 동안 황 교수 연구에 대해 청와대의 전폭적인 지원를 이끌어 내기도 했던 박 보좌관의 거취문제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황 교수 문제에 신중한 입장을 보이던 한나라당은 16일 논평을 통해 "박 보좌관이 이번 사태를 신속히 조사하고 보고할 수 있었는데 그 의무를 다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사실상 박 보좌관의 사퇴를 촉구했다. 민주노동당도 논평을 통해 "청와대에서 이번 사태에 책임을 지고 박 보좌관과 김병준 정책실장이 즉각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보건의료단체연합은 지난15일 성명서를 내고 "황우석 환상을 부추겨 자신들의 정책에 이용한 현 정부의 주요 인사들인 청와대 김병준 정책실장과 박기영 보좌관 등이 그 책임을 져야한다"고 주장했다. 황 교수 문제가 불거지기 시작한 지난달부터 황 교수 논문에 "생명윤리에 대한 연구와 조언을 했다"고 밝힌 박 보좌관의 '무임승차론'을 제기해 온 시민단체들도 박 보좌관 사퇴를 더욱 촉구하고 있다. ◆박기영 보좌관은 누구인가?. 박 보좌관은 지난 2004년 3월 '사이언스'에 발표된 황교수 논문의 공동저자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의문은 박 보좌관은 식물학자이면서 자신의 전공과는 전혀 상관없는 황 교수의 논문에 이름을 올렸다는 점이다. 박 보좌관은 '생명윤리'에 관해 자문을 했다는 이유로 논문에 이름을 올린 것이라고 해명하고 있지만 2005년 논문에서 생명윤리 문제를 자문한 한양대 정모 교수의 이름은 논문에서 빠져 있다. 결국 황 교수가 박 보좌관의 이름을 논문에 올린 이유는 정부로부터 연구의 지원을 받기 위한 정치적 고려였다는 추측을 가능케 한다. 이후 박 보좌관은 지난해 1월 청와대 보좌관으로 임명된 뒤 황 교수의 연구를 전폭적으로 후원하며 정부와 황 교수를 잇는 가교역할을 해왔다. 박 보좌관은 김병준 청와대 정책실장, 진대제 정보통신부 장관 등과 함께 황 교수를 적극 지지하는 모임인 '황금박쥐'를 만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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