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작불 앞에 모여 앉아 구워먹는 석화(굴) 맛 일품
장작불 앞에 모여 앉아 구워먹는 석화(굴) 맛 일품
  • 김호성
  • 승인 2005.12.19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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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남진 바닷가로 겨울철 별미 석화구이를 맛보러 가자
- 정남진 바닷가, 연인, 가족과 함께하는 일출 달맞이 경관도 환상 - 올 겨울에는 유난히 눈이 많이 내린다고 한다. 하얀눈이 소담스레 내리는 날, 파도 철썩 거리는 포구에서 다정한 연인과 싱싱한 석화구이에 소주 한잔이면 가히 남 부러울 것이 없으리라. 대한민국의 정남쪽 바닷가 정남진 장흥에 가면 안양면 수문으로부터 용산면과 관산읍, 회진면을 거쳐 대덕읍 옹암에 이르는 42.195Km의 마라톤 코스 해안선을 따라 곳곳에 펼쳐진 석화구이집이 발길을 멈추게 한다. 정남진 장흥의 바닷가는 일출과 달맞이 광경뿐만 아니라 겨울철 영양의 보고인 석화(굴)구이가 유명하다. 득량만의 기름진 갯벌에서 자란 굴을 장작불 앞에 옹기 종기 모여앉아 구워먹는 맛은 말로 이루 다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경험하지 않고서는 감히 그 맛을 논할 수 없다. 속살보다 껍데기가 큰 석화는 즉석 불고기식으로 구워 먹는다. 석화 껍질 가득한 해변가에 늘어선 비닐천막에선 참나무 장작불이 영롱한 불빛과 함께 열기를 뿜어내고 커다란 석쇠 위에선 싱싱한 석화가 탁탁 소리를 내며 껍질 채 익어간다. 석화가 익어 껍질이 살짝 벌어지면 장갑을 끼고 뾰족한 칼로 껍질을 벌려 김이 모락모락 나는 굴을 꺼낸다. 석화 대여섯개가 붙어 있어 까먹는 재미도 제법이어서 시간가는 줄 모른다. 4명이 실컷 먹을 수 있는 석화 한바구니에 2만원. 아낙들의 손이 커서 시장에서 구입하는 것보다 훨씬 푸짐하다. 굴을 듬뿍 넣어 끓인 3,000원짜리 떡국 또한 정남진 장흥의 바닷가에서만 느낄 수 있는 별미다. 장흥지역의 굴 양식법은 특별하다. 소나무 가지에 붙이는 재래식 방법도 있지만 커다란 돌을 득량만 청정바다에 던져 놓으면 석화가 돌에 붙는다. 물이 빠지면 햇빛에 숙성되고 물이 차면 성장하는 정남진 장흥의 석화는 알이 굵고 담백해 주말마다 입소문을 통해 찾아온 관광객들로 포구마다 제법 북적거린다. 현재 장흥지역의 석화구이집은 해안선을 따라 대략 20여개소가 있다. ◇ 안양 - 건강생약초 해수탕과 숙소에서 일출을 감상할 수 있는 종합 휴양레져타운인 옥섬워터파크 인근의 여다지에 조개구이집이 있다. ◇ 용산 - 남포마을에 9개소가 있다. ◇ 관산 - 죽청에서 장환도에 이르는 해변가에 즐비하게 석화구이집이 있다. ◇ 대덕 - 옹암에 2곳이 있다. 그 중에서도 조개구이의 선구자 역할을 담당해 왔던 남포마을은 소박한 포구의 그림 같은 해안선과 고즈넉하게 펼쳐진 바다, 마을 앞 바다에 두둥실 떠 있는 소등섬이 어우러져 시골 바닷가 마을에서만 느낄 수 있는 차분하고 정겨운 감동을 전해준다. 조그마한 남포 마을은 1996년 임권택 감독이 장흥이 고향인 이청준의 소설'축제'를 영화화하면서 널리 알려졌다. 당시 임 감독은 치매 노모의 죽음과 효를 주제로 한 영화의 이미지에 맞는 촬영장소를 찾아 한달이 넘게 남도 전역을 헤집고 다니다가 우연히 들른 남포마을의 때묻지 않은 풍경을 보고 한눈에 반해 버렸다고 전해진다. 남포마을이 가장 아름다운 때는 마을 앞 바다의 소등섬을 배경으로 해와 달이 뜰 때. 물빠진 갯벌을 300m쯤 걸어가면 만나는 소등섬은 소나무 10여 그루와 키 작은 잡목이 한 폭의 그림처럼 아름다운 바위섬으로 생김새가 마치 소의 등을 닮았다고 해서 소등섬으로 불린다. - 석화(굴)는 겨울철 영양의 보고 - 옛부터 굴은 영양소의 보고로써 '바다의 우유'라 하여 우수한 영양식품으로 호평을 받고 있다. 굴의 단백질 함량은 10%정도로 어류의 평균 20%에 비하면 절반 수준이나 우유의 3%에 비하면 3배정도 많다. 굴은 우유와 같이 영양분을 균형있게 함유하기 때문에 영양적인 면에서 닮은 점이 많다. 또한 굴은 다른 패류와는 달리 조직이 부드럽고 소화 흡수가 잘되므로 일반인은 말할 것도 없고, 유아나 어린이, 노인 및 병약자에 이르기까지 이용이 가능하므로 우유에 비하였다고 볼 수 있다. 인간이 굴을 섭취하기 시작한 것은 유사이전으로 보이나, 동양인 보다 서양인이 더 좋아하고 일찍부터 애용한 것 같다. 서양인은 굴을 정력제로 여겨서 'Eat Oysters, Love longer.(굴을 먹으면 보다 오래 사랑하리라)'고 하여 이에 미신적으로 집착할 정도이다. 이의 근거를 보면, 굴에는 글리코겐과 아연(Zn)이 많은데, 글리코겐은 에너지의 원천으로서, 아연은 정액중에도 다량 존재하여 성호르몬의 활성화에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에 서양에서는 굴을 최음성 식품으로 간주하고 있다. 서양인은 수산물을 거의 날것으로 먹지 않는데 굴만은 예외적으로 날것을 즐겨 섭취하고 있다. 때문에 전체 수산물의 생산량에서 굴이 차지하는 비중이 대단히 높다. 대작가인 발자크는 한번에 12타스(1,444개)의 굴을 먹었다고 하는 일화가 유명하고, 독일의 명재상 비스마르크는 175개를 먹어서 객석의 사람들을 놀라게 한 일화도 있다. 또한 고대 로마제국의 황제 위테리아스는 굴을 좋아하여 한번에 1,000개는 먹는다고 호언장담 하였다는 이야기도 있다. 라틴 시인 아우소니우스는 산톤쥬 지방에서는 눈과 함께 굴을 상자에 담아 로마황제에 헌상하였다고 한다. 그리고 쥴리어스 시저가 대군을 이끌고 도버해협을 건너 영국원정을 꾀한 이유중의 하나는 테임스강 하구에서 나는 굴의 깊은 맛에 매료된 때문이라고도 하고, 나폴레옹 1세는 전쟁터에서 세끼 식사에 사정이 허락되는 한 굴을 먹었다고 한다. 영국속담에는 성 제임스 날(St, James's Day)에 굴을 먹으면 돈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할 것이라고 하였다. 이와 같이 유럽인들이 굴을 좋아한 것을 보면 그 후손인 미국인들도 굴을 좋아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하겠다. 오늘날 우리의 굴 통조림이 미국으로 많이 수출되고 있는 것은 이 때문이 아닐까. 올 겨울, 아직은 때가 묻지 않아 빛바랜 가족사진처럼 정겹게 다가오는 한적한 갯마을 남포를 비롯한 정남진 바닷가 곳곳에 산재되어 있는 석화구이집에 가서 겨울철에 부족하기 쉬운 영양도 섭취하고 가슴 가득 사랑을 담아와 보자. ◇ 찾아가는 길 ○ 광주 ---→(1시간) 장흥읍 ---→(10-30분) 바닷가(안양, 용산, 관산, 대덕) ○ 목포(순천) ---→(50분) 장흥읍 ---→(10-30분) 바닷가(안양, 용산, 관산, 대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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